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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儿 어진 사람 인(象形) 部

영부, 精山 2012. 3. 4. 08:38

4. 儿 어진 사람 인(象形) 部

 

人과 儿은 다 같이 사람을 가리키는 문자이지만, 굳이 부수를 나눈 까닭은 그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人이 ‘사람’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儿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걸 세우게 하는 일’에 의미를 둔다. 즉, 儿을 부수로 하는 글자들은 대개 모든 사물을 바르게 하는 ‘어진 일’에 초점을 두었다. 대표적인 것들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兀(우뚝할 올)은 人위에 一이 있는 모양이니 ‘높으면서 동시에 평평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져 더 이상 오를 데가 없으니 ‘부동(不動)’한 모습과 더불어 ‘매우 위태한 모양’을 가리킨다.

 

元(으뜸 원)은 二밑에 儿이 있다. 二는 본래 上을 가리킨 고자(古字)이므로, 元은 결국 사람의 머리를 가리킨다. 또는 一을 兀하게 한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으니, 一태극이 우뚝 서게 되면 ‘으뜸’이라는 의미다.

 

充(찰 충)은 儿 위에 *가 있는 모습인데, *은 育(기를 육)에서 月을 생략한 글자다. 그러므로 充은 사람이 애써 무언가를 기르고 채우는 상태를 가리킨다. 충실(充實), 충만(充滿), 충족(充足) 등에 주로 사용한다.

 

兄(맏 형)은 땅을 상징하는 方(口)을 밑에서 힘들게 받치고 서 있는 모습에서 집안을 받치려는 역할을 하는 맏이라는 회의문자를 만들었다. 형제(兄弟)라는 말에 주로 사용한다.

 

光(빛 광)도 역시 儿을 부수로 하는데, 小(작을 소)를 머리에 이고 있는 형국이다. 小는 예전에 ‘빛’이나 ‘불’을 가리키는 글자로 사용하였으니, 불이 옆으로 퍼지는 모습을 가리킨 회의문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小는 밑으로 퍼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이를 고쳐 위로 퍼지는 모습으로 바꾼 것이 光이다. 또는 우뚝 선 兀이 위로 빛을 발하는 모습이라고도 본다.

 

先(먼저 선)은 사람의 발을 가리키는 止와 儿을 합한 글자다. 발을 머리에 둔 형국이니, 무엇보다 먼저 ‘앞서려고 하는 것’을 가리킨다는 회의문자가 되었다. 선후(先後 : 앞 뒤), 선각자(先覺者 : 먼저 깨달은 사람) 등에 사용한다.

 

兆(조짐 조)는 거북의 등딱지가 갈라져서 생긴 무늬를 본뜬 상형문자다. 거북은 낙서(洛書)를 지고 나온 하늘의 상서(祥瑞)라고 하는데, 우주변화의 원리를 상극에 입각하여 나타냈다. 즉, 모든 사물의 변화를 알기 위한 상징으로 거북의 등딱지에 새겨진 무늬를 관찰하는 게 점의 유래(有來)다. 조짐(兆朕 :좋거나 나쁠 일이 생길 기미)에 주로 사용한다.

 

克(이길 극)은 무거운 머리통을 힘겹게 받치고 구부러진 채 서 있는 다리를 가리키는 상형문자다. 또는 十을 받치고 서 있는 맏이(兄)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 그만큼 十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인내를 동원하는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극기복례(克己復禮)는 사사로운 욕심을 누르고 예의범절을 좇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극복(克服)은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뜻이다.

 

免(면할 면)은 본래 토(兎 토끼 토)에서 丶을 뺀 회의문자다. 토끼가 달리기를 빨리 할수록 발바닥의 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야만 사람을 비롯한 추격자에게 잡히지 않아 죽음에서 면하게 된다고 하여 생긴 글자다. 세금을 내지 않으면 면세(免稅)라 하고, 책임이나 의무 따위에서 벗어나면 면제(免除)라고 하며, 책임이나 책망에서 벗어나면 면책(免責)이라 한다.

 

兌(바꿀 태, 기쁠 열)은 八과 口밑에 儿을 합한 회의문자인데, 4방에 있는 8괘의 이치를 세우면(깨치면, 바꾸면) ‘기쁘다’는 데서 나온 문자다. 주로 교환하다, 기뻐하다, 통하다 등의 의미로 사용한다. 태환(兌換)은 돈을 바꾸는 것을 가리키며, 팔괘 중에서 태괘(兌卦)는 양기가 풍만하여 여유가 있는 태소녀를 가리킨다.

 

兒(아이 아)는 어린아이의 정수리에 있는 대천문(大泉門)이 아직 아물지 않은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다. 아동(兒童), 육아(育兒) 등에 주로 사용한다.

 

兢(삼갈 긍)은 克이 두 개나 있는데, 이것은 서로 경쟁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정당한 경쟁을 하려면 반드시 서로 삼가야 할 것이 있게 마련이다.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싸움에 임하여 두려운 일도 많고 삼갈 일이 많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