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 또 우(象形) 部
다섯 개의 손가락을 줄여서 세 손가락을 나타낸 문자인데, 주로 오른손과 손가락을 본떴다고 한다. 오른쪽은 예부터 ‘右(오른 우)’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른쪽은 왼쪽인 동방에서 뜬 태양의 양기를 고이 받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돕다’는 의미가 강하다. 왼편은 양을 가리키고, 오른편은 음을 가리킨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又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及, 反, 友, 受, 叔, 取, 叛, 叡 등이 있다.
及(미칠 급)은 又와 人이 합한 회의문자다. 손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미칠 급’이라고 한다. 오른 손은 음이므로 양에 속하는 왼 손을 뒤쫓아 다닌다고 하여 ‘따를 급’이라고도 한다. 급기야(及其也 : 필경에 가서는, 마지막에는), 과거에 급제(及第 : 일정한 차례나 등수에 들다)하다, 인내천(人乃天 : 사람이 곧 한울) 등에 주로 사용한다.
反(되돌릴 반)은 厂(기슭 엄, 바위 엄, 벼랑 엄)을 손(又) 뒤치는 데서 ‘되돌리다, 뒤집다, 뒤엎다, 보복하다’ 등의 의미로 사용한다. 반감(反感 : 반대하거나 미워하는 감정), 반기(反旗 :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이 든 기), 반목(反目 : 눈을 흘김)
友(벗 우) 又와 又가 합한 글자다. 손과 손을 맞잡고 뜻을 같이 하는 사이를 가리킨다. 우정(友情 : 친구 사이의 정), 우애(友愛 : 동기간의 사랑, 벗 사이의 정), 우의(友誼 : 친구 사이의 정분, 우정)
受(받을 수)는 손톱(爪)와 손가락 사이에 그릇(冖)이 덮여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회의문자다. 손톱과 손가락처럼 가까이 있어 무언가를 받는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원래는 주거나 받는 것을 다 가리키는 글자였으나, 후에 授자가 나와 ‘주다’는 의미로 사용하면서 ‘받는다’는 의미로만 사용하게 되었다. 수수(授受 : 주고 받음), 수강(受講 : 강습을 받거나 강의를 들음), 수계(受戒 : 불계를 받음), 수난(受難 : 재난을 당함), 수납(受納 : 물품 따위를 받아 거두어들임) 등에 주로 사용한다.
叔(아재비 숙)은 아버지의 아우를 가리키는 호칭으로 사용하는 회의문자다. 弋(주살 익)과 小, 又가 한데 합한 회의문자인데, 손(又)으로 주살(막대기)를 잡고 토란(小)을 캔다는 뜻이었는데, 뒤에 ‘아재비’의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위(上)보다 작은(小) 손(又)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는 곧 형보다 작은 아우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아재비가 된다. 숙부(叔父 : 작은아버지), 숙모(叔母 : 작은어머니), 숙질(叔姪 : 아저씨와 조카) 등, 주로 친인척 간의 호칭에 사용한다.
取(취할 취)는 耳(귀 이)를 손(又)으로 취한데서 나온 회의문자다. 전장에서 적의 귀를 잘라 취한 데서 나왔다. 耳는 귀의 형상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인데, 가운데에 있는 음양(二)을 얼기설기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모양으로 보아, 귀는 음양의 소리를 간직하는 기능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취급(取扱 : 물건을 다룸), 취사(取捨 : 취함과 버림), 취소(取消 : 기록하거나 진술한 사실을 지워 없앰) 등에 주로 사용한다.
叛(배반할 반)은 半(절반 반)으로 나누어 거스른(反) 상태이니 이는 곧 ‘배반하여 떠남을 의미한다. 반군(叛軍 : 반란을 일으킨 군사), 반도(叛徒 : 반란을 꾀한 무리), 배반(背叛) 등에 주로 사용한다.
叡(밝을 예)는 睿(깊고 밝을 예)와 又가 합한 형성문자다. 睿는 깊은 골짜기(谷) 같은 눈(目)을 하나(一)로 간직하여(冖) 점(卜)을 치는 상태이므로 더 없이 깊고 밝은 지혜를 상징한다. 무릇 진리는 예지(叡智)해야 하며, 임금의 생각을 叡旨라 하고, 지혜가 깊고 사리에 밝은 것을 예철(叡哲)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