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辰은 辰時(오전 7시 ~ 9시)의 동방목을 가리킨다. 子에서 일어난 1양은 寅의 2양을 지나 3양인 辰에 이르면 최고조에 달한다. 辰은 봄의 속성인 生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의 기운에게 점차 밀리는 형국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밀리는 게 아니라, 여름의 기운인 火로 변하기 위한 조절을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개한 꽃으로의 화려한 변신! 그것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辰이다. 이는 곧 물질문명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동양에서 용은 화라함의 상징이었다. 서양에서의 용은 사탄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五龍 중에서 붉은 용(丙辰)에 해당하는 것일 뿐, 청룡에 해당하는 갑진과는 무관하다. 여하튼 辰은 자신의 권위나 위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본적인 辰토의 속성이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기질이 강하다.
辰時를 계절로 치면 입하(立夏)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니, 이때는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 화려한 꽃으로 드러나기 직전이다. 본래 辰戌丑未 4토는 변화를 중재하는 특성이 강한데, 그중에서도 辰은 봄과 여름 사이에서 木을 火로 변화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그것인 한 여름에 속한 丙辰이었다면 화려하고 열정적인 상태로 변화를 주도하겠지만, 甲辰은 밝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모든 일이 꽃 피우도록 하는 데에 주력한다. 5룡 중에서도 가장 근면하고 성실하며 예의바르며 항상 희망적인 것이 갑진이다. 비록 甲寅에 비해 왕성한 陽木의 기운이 약하지만, 노련하면서도 적극적이며 자신보다 타인을 위하는 甲木의 덕성은 그대로다. 甲寅이 혈기방장하여 주위 여건에 아랑곳하지 않는 스타일임에 반해, 甲辰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온화하고 밝은 일들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일을 좋아한다. 갑목의 성격이 그대로 있어서 될 수 있으면 모두가 다 밝고 잘 되기를 바라는 뜻이 강하다. 이런 것은 甲戌과 대비되는데, 金의 기운이 강한 戌은 이익이나 실속이 없어 그런 일에는 중재를 서려고 하지 않지만, 甲辰은 그것이 모두를 위하는 대의명분이라면 자신의 실속과는 무관하게 중재에 나서는 경향이 강하다.
甲午는 1음이 시작하는 동방의 木이다. 겉으로는 午時의 더운 열기가 따갑지만 이미 그 내면에는 음기가 발동하기 시작한 상태다. 甲午와 대비되는 것으로는 甲子라고 할 수 있는데, 갑자가 난관을 극복하고 힘찬 출발을 하는데 비해 갑오는 비교적 여유가 있으면서 온순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갑자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표출하는데 비해 갑오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밝은 일에 협조하기를 즐겨한다. 성격은 갑목의 특성대로 밝고 명랑하며 활기찬 모습인데 거기에 더하여 유순한 면까지 지녔으니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게절로 치면 하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니, 화려하고 사교적인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영적인 감수성도 풍부하여 예술적인 기질도 상당한 편이다. 하지만 난관이 닥치면 헤치고 나갈 힘이 부족하기에 좌절하기 쉽다. 그러나 도와주는 이웃이 많아 비교적 무난하게 나아가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