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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지지 - 1

영부, 精山 2012. 5. 31. 07:45

 

물론 생각하기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예수 같은 분을 인류가 존경하고 추앙하는 까닭은 결코 기적이나 이적을 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마땅히 가야 할 길을 몸소 보여주고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기적이나 이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런 것이 없어도 서로 사랑하고 도와주면서 살아가는 일이 훨씬 더 거룩한 일이 아닌가? 그러기 때문에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성자들은 ‘기적이나 이적 등, 신통술을 배우라’고 가르치지 않았으며, 실제로 그런 방편에 대한 말씀을 남긴 일도 없었다.

 

이런 면에서 생각을 하면, 천간과 지지 등을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해진다. 일찍이 증산 개벽주는 말씀하시기를 ‘천간과 지지는 머리를 빗는 빗과 같고, 베 짜는 바디와 같다’고 하셨다. 세상사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으니, 이는 곧 간지는 세상사가 돌아가는 도수요 공식이라는 말씀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세상사가 돌아가는 것은 멋대로 되는 것도 아니요, 우연히 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철저한 도수에 의거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도수를 다른 말로 인연(因緣)이라고도 한다. 다만 인연은 추상적인 개념이라면, 도수는 매우 정밀한 수리에 의거한다는 게 다르다. 이런 이치에 정통하게 되면 사주명리학에서 말하는 길흉(吉凶), 재액(災厄) 등은 모두가 허상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것은 마치 그림자와 같아서 덧없는 것이다. 그림자는 반드시 사라지지만 그 실체는 얼마든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길흉이나 재액 등은 반드시 사라지지만,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 실체는 영원히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도수(度數)다. 나를 찾는 글을 연재하는 이유도 실은 이런 도수에 대한 생각을 함께 하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막연하게 그냥 ‘나는 신이다’, ‘나는 부처님이다’ 하는 식으로 나를 얘기하는 글이 너무 많다.

 

 

 

 

 

6. 지지(地支)

 

이번에는 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10천간이 5행이 음양으로 벌어진 것이라면, 12지지는 3신이 4상을 통해 그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천간이 음양을 기준으로 한데 비해, 지지는 음양이 아닌 사상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는 점이 다르다.

 

수박을 가르는 비유를 통한다면, 10천간은 十字 자체를 가리키고, 12지지는 수박의 표면에 생긴 여섯 개의 十字를 가리킨다. 十은 본래 음과 양이 하나 된 상태를 가리키는데, 거기에는 반드시 1 + 4, 2 + 3의 5土와 1 + 9, 2 + 8, 3 + 7, 4 + 6이라는 10土가 중심에 들어 있다. 5토를 가리켜 戊라 하고, 10토를 가리켜 己라고 하는 건 물을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10천간은 중심에 있는 土가 때로는 1, 6水로, 때로는 2, 7火로, 때로는 3, 8木으로, 때로는 4, 9金 등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형시키는 걸 가리킨다. 이처럼 1, 6수, 2, 7화, 3, 8목, 4, 9금이라는 8개와 그리고 중심의 3토를 합한 11개의 숫자가 모두 5이므로 55대정수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