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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5장과 6부 - 5

영부, 精山 2012. 6. 15. 08:50

심장은 火氣를 간직하였는데, 그것은 모든 걸 따스하고 밝게 하는 성질이 있으니 그걸 가리켜 신이라 한다. 신장은 水氣를 간직하였는데, 그것은 모든 걸 맑고 깨끗하며 튼실하게 하니 그걸 가리켜 志라고 한다. 폐에서는 金氣를 간직하였는데, 그것은 모든 군더더기를 쳐내어 의를 내세우는데, 그걸 가리켜 魄이라 한다. 간에서는 木氣를 간직하는데, 그것은 인체에 있는 모든 걸 생육하는데, 그걸 가리켜 魂이라 한다. 비장에서는 土氣를 간직하는데, 그것은 부족하고 넘침이 없게 조정하는 일을 하니, 그것을 가리켜 意라 한다.

 

우리말에 의지(意志)라는 게 있는데, 그것은 이처럼 신장과 비장의 기운이 합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意(뜻 의)와 志(뜻 지)는 다 같이 ‘뜻’을 가리키지만, 엄연한 차이가 있다. 意는 비장의 土氣처럼 모든 걸 치우침이 없이 고르게 하려는 뜻을 가리킨다면, 志는 水氣처럼 더러운 걸 깨끗하게 하려는 뜻을 가리킨다. 그러기 때문에 혼란에 처한 사회나 국가를 바로 잡으려는 사람은 志士라고 하지, 意士라고 하지 않는다. 옳은 일을 위해서 뜻을 세우면 義士라 하지, 志士라고 하지 않는다.

 

5장은 하늘에 속한 고로 정기를 간직하고, 6부는 땅에 속한 고로 화물(化物)을 운반한다. 정기는 맑은 기운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양에 속하기 때문에 하늘에서 간직한다고 한 것이요, 소화된 음식물은 탁한 것이므로 땅에서 운반한다고 본다. 5장에서는 주로 정기를 모아 놓고 사출(瀉出)하지 않으므로 장이 꽉 차도 實하지 않으니 이는 마치 하늘의 허공에 공기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다 채워지지 않는 것과 같다. 또한 6부는 소화된 음식물을 전하기만 하고 간직하지 않으므로 實해도 꽉 차지 않으니, 이것은 마치 땅에 온갖 물질이 무수하게 생긴다고 하여도 그만큼 소멸하여 사라지기 때문에 결코 넘치는 일이 없는 것과 같다.

 

폐는 5행으로 金에 속하는데, 전도(傳道)의 기능을 담당한 6부의 대장과 합하여, 심장은 5행으로 火에 속하는데, 수성(受盛)의 기능을 담당한 6부의 소장과 합하고, 간은 5행으로 木에 속하는데, 중정(中正)의 기능을 담당한 6부의 담과 합하며, 신장은 5행으로 水에 속하는데, 진액(津液)의 기능을 담당한 방광과 합하였다.

 

각개의 장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을 할 것이고, 여기서는 개략적인 면을 생각해 보기로 하겠는데, 5장과 6부 중에서 어느 곳의 질병을 고치기 어려울까? 역시 내경의 답을 빌리면 6부는 이치(易治)하고, 5장은 난치(難治)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5장의 병은 상극으로 가기 때문이요, 6부는 상생으로 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심장의 병은 폐를 극하고, 폐는 간을 극하며, 간은 비장을 극하고, 비장은 신장을 극하고, 신장은 다시 심장을 극하는데 심장은 신장의 극을 이겨내기 매우 힘들다. 반대로 6부의 병은 상생을 위주로 흐르니 예를 들면, 소장은 위장으로, 위장은 대장으로, 대장은 방광으로, 방광은 담으로, 담은 다시 소장으로 전하는데, 상극과 달리 母가 子의 약한 부분을 도와주는 형국이기에 다시 처음의 곳으로 1주해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상생은 부족한 걸 도와서 生을 위주로 하는데 반해, 상극은 자신이 살기 위해서 남의 약한 곳을 사정없이 克하기 때문에 고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