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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간장 - 1

영부, 精山 2012. 6. 25. 08:37

8. 간장(肝臟)

 

肝이란 글자는 肉(月)을 보호하는 방패(干)라는 뜻이 있다. 肉은 본래 고깃덩어리를 잘라 낸 걸 본뜬 상형문자다. 인체에는 크게 肉과 體가 있다. 육은 주로 부드러운 살과 힘줄을 가리키고, 체는 단단한 골격을 가리킨다. 간은 그중에서 육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것은 간의 모양을 살펴보아도 알 수 있으니, 흡사 甲字처럼 생겼다고 내경은 말한다. 甲木은 봄의 기운을 가리키는 것으로 탄력(彈力)이 강하다. 그러기 때문에 간은 3분지 2를 잘라내도 다시 원상태로 복원하는 재생력이 강하다.

 

내경에는 간을 가리켜 ‘장군지관모려출언(將軍之官謨慮出焉)’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꾀 많은 장군’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간이 족궐음이라는 음에 속한 장기이기 때문에 장군은 장군이로되 적을 분쇄하는 공격대의 선봉이 아니라, 주로 적으로부터 방어를 하는 수비대장으로 본다. 그것은 肝에 방패 干이 붙은 것을 보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궐음은 12지지중에서 사해가 부딪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운이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사해가 자리 잡은 위치가 음양의 극처이기 때문이다. 즉 3양이 이루어진 진사지간과 3음이 이루어진 술해지간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辰戌은 양에 속하고, 巳亥는 음에 속한다. 그래서 진술의 기운은 양의 마지막인 태양한수라 한 것이고, 그 바통을 이어받아서 1음이 발생하는 사해를 가리켜 궐음이라고 한다. 궐음이라 함은 제일 먼저 생긴 음이라는 뜻이다.

 

厥이라는 글자는 큰 언덕 밑에서 무언가 거꾸로(逆) 일어나기는 하는데 아직 부족한(欠) 상태를 가리킨다. 즉,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은 상태를 가리킨다. 이것은 3양에서 음으로의 방향전환을 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무언가 새로운 희망에 들떠 있지만 엉성한 모양이라는 걸 일러준다. 그것을 대자연에서 찾으면 風이다. 바람은 ‘희망’을 의미한다. 봄에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은, 봄에 씨앗을 심기 때문인데 그것은 곧 가을에 얻을 열매를 희망하는 일이다.

 

巳와 亥중에서 간은 어느 것과 밀접할까? 궐음 중에서도 족소음과 수소음이 있는데, 간은 족소음이라고 한다. 12경락은 전부 수족으로 구분하는데, 손은 하늘을 휘젓고 다니는 형이상에 관한 것이고, 발은 땅을 밟고 다니는 형이하에 관한 것이다. 간은 족궐음, 즉 발로 기운이 통하기 때문에 형이하에 속한다고 본다. 형이하에 속한다는 것은 땅의 물질과 밀접하다는 말인데 그것은 음식물을 가리킨다. 그런 면에서 돼지를 능가할 만한 것은 찾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