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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간장 - 9

영부, 精山 2012. 7. 5. 08:59

궐음의 소리를 가리켜 호(呼 부를 호)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呼는 호흡(呼吸)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숨을 내쉬면서 나오는 소리를 가리킨다. 바람은 보통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데, 강하게 불적에는 소리가 난다. 그런 것을 가리켜 呼라고 한다. 그러기 때문에 궐음의 소리는 톤이 높으며 힘이 넘치게 마련이다. 간에 기가 약하면 목소리에 힘이 없게 마련이다.

 

궐음이 변동하는 모습은 악(握 쥘 악)이 된다고 하였는데, 握은 ‘악수(握手)하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잇는 것처럼 힘이 있게 쥐는 걸 가리킨다. 궐음은 강력한 힘을 가리키는 것으로 만약 간에 기운이 약해지면 물건을 쥐는 악력이 약해지게 마련이다.

 

궐음의 기운이 규(竅)에서는 목(目)이 된다. 그러기 때문에 간은 눈으로 기가 통한다고 하는데, 눈은 모든 걸 밝게 구별하는 기능이 있다. 즉, 간의 기운은 동방의 밝은 기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태양이 솟아 어둠을 밝히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실상을 바르게 드러낸다. 간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태과하면 사물을 밝게 보는 능력이 사라진다.

 

만약 시력이 약해지거나 흐릿하다면 산소가 풍부한 찬물이나 바람을 충분히 쏘이게 하는 게 좋다. 바람이 불을 만나면 불의 세력이 팽배하여 모든 걸 다 태운다. 그러기 때문에 눈에 열이 발생하면 목생화(木生火)의 이치에 따라 간의 기운이 눈으로 몰려 핏발이 서게 하여 결국 시력을 망치게 마련이다. 이처럼 눈에는 압력이 강하면 안 된다.

 

간의 기운을 지(志)로 나타내면 노(怒)가 된다고 하는데, 그것은 강력한 바람과 木의 탄력에 기인한다. 간은 다른 장기보다 특히 다른 장기로부터 부당한 간섭이나 억압을 받는 걸 싫어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이나 봄의 기운은 기나긴 밤과 겨울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 막 기지개를 켜려고 하는데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라고 한다면 그 반발이 어떻겠는가?

 

그러기에 궐음, 그중에서도 형이하에 속하는 족궐음 간의 기운은 ‘장군지관(將軍之官)’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간은 장군과 같은 ‘용기’를 상징한다. 그러기 때문에 간에 이상이 생기면 화를 잘 내게 되고, 신경질을 잘 부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래가지 못하니 바람은 대개 오랜 시간을 부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걸쳐 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