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과 4가 움직여 고리를 이룬다는 말인데, 이것도 역시 앞의 문구와 맥락을 같이 해야 한다.
3은 셋으로 갈라진3극이요, 4는 4상을 가리킨다. 수박을 가르는 칼집은 세 개인데, 그 선들이 서로 연결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반드시 네 개의 선으로 갈라진다.
그래서 천일일도 네 개의 선, 지일이도 네 개의 선, 인일삼도 네 개의 선으로 갈라져 도합 12개의 선이 생긴다.
이 열 두 개의 선이 고리를 이룬다고 하였다. 고리를 이룬다 함은 원을 형성한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보면 하루는 12시간으로, 1년은 12개월로, 인체도 역시 12경락으로 고리를 이룬다. 여기서 확실하게 각인하고 넘어갈 것이 있으니, 그것은 3과 4에 대한 수리다.
3은 선이 아니라 손을 따라 움직이는 주체이며, 4는 3이 움직이는 통로라는 사실이다.
이는 무얼 말하는가? 3은 3극, 혹은 3신이라는 변화의 주인공이요, 4는 그 바탕이 된다는 뜻이다.
四는 안에 八을 모아 놓았으니, 이는 3극에 의해 생긴 만물의 조각이다.
즉, 3신이 쪼개 놓은 8괘를 담고 있는 4상을 따라 신은 움직인다는 말이다.
인체에서도 역시 그런 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그것은 정, 기, 신이 사지를 따라 자신의 뜻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그럼, 정기신이라는 3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것은 칼집이 주인공이 아니라 칼집을 내는 존재가 주인공이라는 말과 같다.
그 존재는 셋을 하나로 묶은 一이요 十이다. 이 둘을 합한 존재를 가리켜 11귀체라고 한다. 즉 11귀체한 상태가 바로 모든 것의 주인공이라는 말이다. 그 존재는 영원히 묘연하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