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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과 8괘 9궁 : 三四成環3

영부, 精山 2012. 10. 4. 07:52

 

징검다리 연휴가 끝나고 실질적인 업무의 복귀가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아마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분들은 그냥 휴일이 계속되기를 바랄 겁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겠지요. 우리 부부는 강화도로 드라이브를 갔다 왔습니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황금들판이 김포평야에 광활하게 펄쳐져 있더군요. 그 들판을 바라보고 있으면 뭔지 모를 풍요함이 밀물처럼 밀려왔습니다. 자연이 그려놓은 커다란 황금물결을 감히 어느 인간이 그릴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제의 문제는

1. 복희도는 왜 <1(天始) - 4(天中) - 7(天終)>로 가지 못하고 <4진뢰 - 0 - 5손풍>이라고 한 것일까? 만약 <1(天始) - 4(天中) - 7(天終)>로 만든다면 그건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까?(9궁도로 그린다면)

2. 복희도에서 <1 - 4 - 7>과 <2 - 5 - 8>과 <3 - 6 - 9>를 찾아 보라. 물론 <3 - 6 - 9>는 성립할 수 없다. 복희도는 8까지만 있기 때문이다. 9가 없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였지요. 두 분이 답을 달아주셨는데, 내가 아둔해서 그런지 납득할 수 없는 게 있더군요. 그건 아마 문제를 낸 나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에서 나온 것이라고 봅니다.

 

1항의 문제는 복희도의 중심으로 1(天始) - 4(天中) - 7(天終)이 들어간다면 어떤 도형으로 나타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9궁도로 그린다면‘이라고 옆에 단서를 붙인 까닭은 복희도처럼 8괘만 있는 게 아니라 문왕도나 용담도처럼 9궁으로 그리라는 의미였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답을 9궁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0 건천

                                                 5태택                   손풍7

                                                 6리화       4중        감수2

                                 1진뢰                   간산3

                                             곤토8

 

이것은 0 - 1 - 2 - 3 - 4 - 5 - 6 - 7 - 8의 순서로 8상이 나열된 걸 가리킵니다. 하늘(0)에서 시작한다는 걸 9궁도로 그려 본 겁니다. 물론 저런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9궁도는 어디까지나 사물의 변화를 나타내는 방편이기 때문입니다.

 

복희도는 애초부터 사물의 변화를 나타낸 게 아니라 대자연에 배치 된 사물의 형태를 나타낸 것이니 저런 도표는 있을 수 없지요. 이 도표는 하늘을 기준 삼은 사물의 변화를 가정해 본 경우입니다. 0에서 좌로 3변을 하면 1진장남이요 거기서 다시 3변을 하면 2감수가 나옵니다. 이것이 1극을 이루고, 다음 3간산 - 4중앙 - 5태택으로 2극이 되며, 6리화 - 7손풍 - 8곤지로 3극을 이룬다는 것도 한 번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냈던 겁니다.

 

이렇게 되면 9가 안 보이는데 9는 人之人이라고 하는 것으로 코쿤님 답변에서 나온 것처럼 두 개의 삼각형만 나올 뿐, 나머지 한 개의 삼각형은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 삼각형은 인간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하늘(0)에서 변화가 시작하면 천지의 모습은 나타나지만, 인간의 모습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일러준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천지의 모습만 성립하기 때문에 건태이진(일월성신)이라는 하늘 사상과 손감간곤(석토화수)이라는 땅의 사상만 보이는 게 복희도입니다. 따라서 복희도에서는 천지의 변화가 나타날 수 없고, 오직 천지의 4상만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2항의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도 밝힌 셈이 되는군요. 위 도표에는 두 개의 乙字가 생기는데(0건부 - 1장남 - 2중남 - 3소남과 5소녀 - 6중녀 - 7장녀 - 8곤모), 문왕도와 용담도의 흐름은 이 길을 따라서 왕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아마 처음 대하는 분들에게는 생소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복희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것에 익숙해지지 않고서는 선인들이 밝힌 우주의 철리에 접근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서구식 교육에 물든 우리들의 의식을 개혁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오늘의 문제

복희도에서는 동북 4진목 - 서남 5손목으로 木이 배치되었는데, 문왕도에서는 동방3진목 - 동남4손목으로 3과 4가 배치되었습니다. 이것과 천부경의 三四成環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