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입니다. 태양과 달의 길이가 같기로는 봄도 있지만, 가을과 봄의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봄은 4상 중에서 소음을 기준으로 한 것이요, 가을은 소양을 기준으로 한 것이니 비슷하면서도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소음은 밑에서 양이 솟아올라오고 위에서는 음이 밑으로 내려오려고 하니 부딪침이 강렬하고 소양은 위의 양은 위로 올라가고 밑의 음은 떨어지려고 하니 서로 부딪칠 일이 없습니다. 봄은 만물이 서로 부딪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약동적인 느낌이 드는데 반해, 가을은 음과 양이 서로 멀어지려고 하니 조용한 사색의 계절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계절은 말없이 대자연의 철리를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건만 인간이 우둔하여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천부서원 제2기 강좌록을 1주일에 한 번 올릴 예정이니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건 그것이고, 토론회는 계속하여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토론회에서 얻는 영감을 바탕으로 하여 강좌록을 집필할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지도편달을 계속 바랍니다.
앞에서 우리는 ‘삼사성환’에 대한 걸 살폈습니다. 그걸 지금까지 누구도 시도해 본 일이 없는 문왕8괘도와의 연결고리에서 찾으려고 했었죠. 그래서 복희도와 문왕도의 연결고리는 형상과 변화라는 다른 면이 있었다는 것도 알았고, 복희도에서 문왕도의 숫자의 변동과 괘상의 변동까지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체는 진손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복희도에서는 진목과 손목이 서로 천지의 4상으로 나뉘어 각기 하늘과 땅의 형상을 뒤집기도하고 연결하기도 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으며, 문왕도에서는 금화교역과 금극목의 역할을 통하여 천지 사이에서 물질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문제
이번에는 용담도의 진괘와 손괘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용담도에서는 5진뢰가 서북방에 자리하고, 7손풍이 동남방에 자리하고 중앙에 6이 들어가 ‘五七一妙衍’의 모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왜 용담도에서는 3음이 극성하는 서북방과 3양이 극성하는 동남방에서 진괘와 손괘가 각기 자리를 잡은 것이며, 그건 결국 무슨 의미라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