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기운이 제법 쌀쌀한 아침입니다. 하긴 한로가 지났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지난 토요 강좌가 끝난 후에 몇 분이 “이런 강좌는 학교에 정식 학과로 채택하여 학생들부터 가르쳐야 하는 건데”하는 아쉬움을 토로(吐露)하더군요.
맞습니다. 점점 더 이 학문에 나 자신이 심취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군요. 정녕 우리가 배워야 할 게 무얼까요? ‘배우다’는 말은 본래 ‘배다’에서 온 것인데, 하늘에서 내려주는 생명의 씨를 잉태하다는 뜻이겠죠.
하늘을 배지 않고서는 땅에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결코 영생의 씨를 품을 수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어떤 학문에 앞서 천문(天文) 40자에 정통해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첩경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생명이란 것은 하늘에서 땅이라는 밭에 내려주는 겁니다. 단 한 톨이라도 하늘이 아깝다고 하여 땅에 내려주지 않는다면 그건 하늘이 아닙니다. 하늘은 아낌없이 모든 걸 다 내려주고, 땅은 그걸 품어서 키워야 합니다. 生은 하늘이 하는 일이요, 育은 땅이 하는 일이겠죠.
이걸 그대로 보여 주는 게 바로 문왕도의 건곤입니다. 문왕도의 서북방 6乾天은 生을 해야 하기 때문에 6水가 된 것이며, 서남방 2坤地는 育을 해야 하기 때문에 2火라고 한 겁니다. 水는 生이요, 火는 育을 하게 마련이지요. 이걸 더 크게 본다면 生은 3극의 음양이 한데 모여야 가능하기에 6이라 한 것이고, 育은 땅에서(따로) 키우는 법이므로 1/3인 2라고 하게 된 것으로 보면 어떨까요?
어제의 문제는 ‘문왕도에서의 五七一은 어떻게 볼까?’하는 것이었는데, 코쿤님의 답글이 올라왔군요. 그 요점은 <문왕도의 6건천은 5토의 조화로 성수가 되어 생명에 形象을 불어 넣어 주는데, 이는 복희도의 6감수가 그 모습을 완성한 상태>라고 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의 핵심과는 거리가 멀군요.
질문은 五七一에 관한 것이었는데, 五에 대한 답만 나온 셈이군요.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보기 바랍니다. 5진뢰와 7손풍은 木인데, 이때의 목은 복희도와 문왕도의 그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