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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강 : 天一一地一二人一三과 靜九抱一一九白宏 1

영부, 精山 2012. 10. 21. 09:06

제 4 강

천일일지일이인일삼(天一一地一二人一三)과

정구포일일구백굉(靜九抱一一九白宏)

 

제3강에서는 하필이면 3극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그로 인해 생긴 9극에 대한 설명을 하였습니다. 9극은 곧 아홉 개의 숫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천지인이 각기 1석3극을 하여 나타난 결과를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바탕 수 0을 합쳐 열 개의 숫자가 성립하게 된 셈이지요.

 

이처럼 열 개의 숫자는 무형인 0과 유형인 1이 9극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 속에는 무한한 이치가 들어 있다는 것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면 무형을 가리키는 0과 유형을 가리키는 1은 본래 한 몸인데, 0은 음의 바탕이요, 1은 양의 바탕입니다. 음은 본래 움직이지 않는 안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것은 곧 짝을 이루었다는 말이고, 짝은 상대가 있는 법이므로 반드시 2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러나 양은 항상 움직이는 것이며, 움직임에는 시 - 중 - 종이라는 3단을 거치는 법이므로 반드시 3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것이 역학에서 말하는 ‘三天兩地’입니다. 이 둘을 합한 5는 곧 '음양의 합‘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천부경과 지부경의 시종을 다섯 글자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일석삼극으로 벌어진 一은 각기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이라고 천부경에는 밝혔습니다. 즉, 一은 하나가 아니라 셋이라는 말이고, 그것은 천지인이며 숫자로 말한다면 1, 2, 3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태초에 一이 태동(胎動)할 적에 천지인 셋이 따로 떨어져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천지인은 형상으로는 각기 다르지만 본래 하나에서 나왔기 때문에 반드시 동시에 시작을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천부경의 해설들에서는 ‘하늘이 첫 번째이기에 一이고, 땅은 두 번째이기에 二이며, 사람은 세 번째이기에 三이라는 식으로 하였습니다. 이것은 一卽三이라고 한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을 제대로 숙지(熟知)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마치 기독교의 삼위일체와 같다고 할 수 있으니, 聖父와 聖子와 聖神이 하나라고 하면서도 아버지가 제일 먼저라고 하는 맥락과 다를 게 무언가요? 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다분히 물질적인 것입니다. 물질이나 육신을 위주로 보면 아버지나 어머니의 육신이 자녀보다 당연히 먼저 생겼습니다. 그러나 한 가정을 기준으로 보면 아버지, 어머니와 자녀는 동시에 탄생하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이전만 해도 부부(夫婦)였던 것이 자녀가 탄생하는 순간에 부모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 가정에는 부모와 자녀라는 3대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처럼 동시에 이루어지는 법이지, 결코 어느 것이 먼저 이루어진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명백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차서(次序)를 운운하는 건, 한 가정을 물질적인 면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물질은 본래 시종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차서가 정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물질로 화하기 전의 상태, 즉 0에서는 하등(何等)의 차서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본래 하나였기 때문이죠. 이것을 천부경의 첫머리 ‘一始無始一’이라고 했던 겁니다. 즉 부모나 자녀가 각기 따로 一로 시작하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천지인 역시 天이 따로 시작하는 一이 되거나, 地가 따로 시작하는 一이 되거나, 人이 따로 시작하는 一이 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이 셋은 반드시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시작을 하는 법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의 삼위일체와 우리민족의 삼신일체의 차이점입니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성경에도 우리의 삼신일체설을 얘기한 것인데, 서양의 물질적인 사고방식으로 신학을 정립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겁니다.

 

그러면 天一一은 무엇이고, 地一二와 人一三은 무얼 가리킬까요? 그것이 물질적인 면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무형적인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것은 바로 천지인이 3극으로 갈라지는 원리나 이치를 가리킨 것입니다. 天一과 地一, 人一은 하늘의 하나, 땅의 하나, 인간의 하나라는 식으로 풀이한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것은 앞에서 말한 一析三極과 매끄럽게 연결된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一을 3극으로 쪼갠다고 앞에서 말했으면, 당연히 그걸 이어서 3극으로 쪼개지는 과정이나 현상을 언급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따라서 天一과 地一, 人一의 一은 ‘하나’가 아니라 ‘一極’이라고 해야 합니다. 3극 중에서 1극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즉, 天一極은 一이요, 地一極은 二이며, 人一極은 三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다음에 이어지는 ‘天二三地二三人二三’에도 같은 이치가 되어 ‘天二極三極, 地二極三極, 人二極三極’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3극을 표기한 의미와 가치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대부분 ‘하늘에도 둘 셋이요, 땅에도 둘 셋이며, 인간도 둘 셋’이라고 풀이한 게 많더군요. 그렇게 되면 그 다음에 나오는 ‘대삼합육생칠팔구‘가 본래의 취지와는 엉뚱한 의미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천1극은 一이라고 한 건 무슨 뜻일까요? 하늘을 한 번 가르는 건 一태극이라는 말입니다. 지1극이 二라고 한 건 땅을 한 번 가르면 음양이 생긴다는 말이고, 사람을 한 번 가르면 3신이 나온다는 건 人一三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늘을 가른다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이것도 역시 물질적인 하늘을 가리킨 것이라고 하면 우스꽝스럽죠. 하늘을 가른다 함은 하늘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말입니다. 하늘을 깨달으려면 외형적인 면으로만 보아서는 곤란하지요. 당연히 하늘을 갈라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一析三極이라는 표현이 나왔던 겁니다. 물론 땅과 인간도 마찬가지로 3극으로 나뉘어집니다.

 

우주라는 수박을 가르면 반드시 세 번을 갈라야 비로소 내면의 大十字가 보이게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一析은 3극이라고 한 것인데, 하늘을 가르는 연장은 1태극이며, 땅을 가르는 연장은 2음양이고, 사람을 가르는 연장은 3삼신입니다. 1태극이 하늘을 가른다 함은, 오직 단 한 개가 하늘을 구성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늘은 텅 빈 모습으로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면 圓(◯, ●)의 형태를 취합니다. 원의 중심을 가르는 지름은 무수하게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알고 보면 단 한 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오직 한 개의 지름만이 있기 때문에 하늘은 아무런 차별이 없는 무등(無等)세계를 상징합니다. 하늘이 절대 공정한 것처럼 보이는 까닭도 이와 같은 데에 근거한 것입니다. 동일한 잣대로 모든 걸 재단하기 때문에 아무런 차별도 없으며, 불평이나 원한 등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하늘같은 심정을 소유해야 한다고 하는 거겠죠. 하늘은 이처럼 오직 한 개의 지름만 존재하는데, 이를 가리켜 1태극이라고 합니다. 태극은 모든 사물에 있어서 절대적인 가치와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地一二는 땅을 가르는 것이 2음양이라는 말입니다. 땅이라 함은 물질이 쌓인 곳이요, 물질은 반드시 상대적인 형상을 취하게 마련입니다. 상대적이라 함은 짝이 있다는 말이니, 긴 것이 있으면 짧은 게 있고,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이 있으며, 앞이 있으면 뒤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형상적인 물질에는 반드시 음양이 있기 때문에 地一二라고 한 것인데, 그걸 도형으로 그리면 方(□, ■)형이 됩니다. 방형을 얼핏보면 네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마주하는 두 개의 선을 한 쌍으로 보아야 하므로 네 선이 아니라 ‘두 쌍’으로 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네모진 도형의 지름도 무수히 많지만, 반드시 두 개가 한 쌍으로 되어 있는 게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