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과 공에 대한 두 분의 답변을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천봉학님은 백공을 비롯해서 무슨 ‘공’이 그리도 많나요? ㅎㅎ 제 머리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드네요. 내 견해로는 진공은 三眞이요, 공은 三妄이라고 보는 게 적합할 듯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천부경 ‘一始’의 一과 지부경 ‘十終’의 十은 다 같이 진공을 가리키고, 무시일의 일과 유종십의 십은 공을 가리킨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일시’의 일과 ‘십종’의 십은 본래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둘 다 셋으로 갈라지기 전의 온전한 합일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걸 진공이라 하고, 셋으로 갈라진 一(3극)과 十(3십)은 각각 천지인의 상태로 흩어진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진공은 아무 것도 생기지 않지만, 공에서는 각종 생물이 생기는데, 그것은 공속에 기(공기)가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3극으로 나누어지고, 다시 3十으로 모이는 모든 것은 기의 작용으로 인한 것이니 공이라고 한 겁니다.
뭐, 이런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고, 다만 보이는 하늘을 통해서 안 보이는 하늘의 의미를 간파하고 싶었던 겁니다. 하늘은 푸른색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태양의 가시광선이 대기 속의 무수한 입자들과 충돌하면서 짧은 파장을 지닌 푸른 색소들이 산란을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날씨가 건조할수록 푸른 색소의 산란작용이 왕성하기 때문에 가을하늘이 유독 푸르게 보인다고 과학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하늘을 ‘푸른 하늘’이라고만 보아서는 곤란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그건 날씨가 맑은 날에 국한된 것일 뿐, 하늘은 노랗거나, 회색이거나, 검정색일 경우도 많습니다. 푸른 하늘은 ‘풀은 하늘’이라고 하여 온갖 탐욕에서 풀어진 상태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모든 색의 현상은 태양에 의해서 발생하는 현상일 따름이겠죠.
태양이 없다면 푸른 하늘도 없을 것이요, 다른 색의 하늘도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눈에 보이는 하늘은 사실 허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하늘은 허공, 그 자체라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허공에 대해서는 이미 ‘시간이 빈 상태, 공간이 빈 상태’라는 설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은 시공이 없으면서 모든 시공의 원천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것은 흡사 우리의 마음이 아무런 시공의 제약도 없으면서 시공을 감지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시공은 어떻게 해서 생긴 걸까요?
오늘의 주제
시공은 어떻게 해서 나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