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쿤님의 답처럼 < 얼굴중에서는 눈이 건이요 입이 곤에 해당합니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 입은 물질(水)의 통로요, 눈은 빛( 火)의 통로이며, 코는 空氣의 통로요, 귀는 소리(音)의 통로입니다. 따라서 신체의 내외를 소통하는 방법은 각기 지닌 고유의 소통방식에 의해 전달되는 것이지요. 얼굴에는 2개의 눈과 귀, 그리고 1개의 입과 코가 있는데 음을 뜻하는 수인 눈과 귀는 오직 수용의 기능을 가지며, 양을 뜻하는 입과 코는 수용과 배출의 2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라고 한 것도 깊은 고찰을 통해서 나온 답이라고 봅니다. 그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한다.
어제의 주제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과 들어가는 것은 왜 서로 달라야 할까? 그리고 눈에서는 빛이 나온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코로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또한 귀는 왜 들어가는 것만 있지, 내보내는 건 없을까? 왜 귀에서는 물이 들어가거나 나오면 큰일이 벌어지는 걸까?>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코쿤님의 답은 <음을 뜻하는 수인 눈과 귀는 오직 수용의 기능을 가지며, 양을 뜻하는 입과 코는 수용과 배출의 2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코쿤님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나 역시 얼굴을 건으로만 보지 말고, 건을 위시한 나머지 팔괘들도 얼마든지 배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는 눈이 건괘요, 입을 곤괘라고 한 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그런 건 나중에 다시 언급할 것이고, 어제의 주제에 맞는 생각에 초점을 맞추는 게 지금의 순서이리라.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과 들어가는 것은 왜 서로 달라야 할까?> 이런 주제를 정한 것은 이목구비에는 각기 음양이 있는데, 그것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였다. 건곤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괘를 이해하려면 음양에 반드시 밝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주제를 정했던 것이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말’이요, 들어가는 것은 음식물이다. 말은 음식물을 섭취한 기운이 있어야 입으로 낼 수 있으니, 음식물과는 불가분의 관계다. 하지만 음식물은 형체가 있음에 반해 말은 무형이니 이는 음양의 작용이다. 또한, 코에서는 들숨과 날숨이 있으니 이 또한 음양의 작용이다. 이에 반해서 눈은 빛을 발산하기만 하고, 귀는 소리를 받기만 한다. 코쿤님은 <음을 뜻하는 수인 눈과 귀는 오직 수용의 기능을 가지며, 양을 뜻하는 입과 코는 수용과 배출의 2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았는데, 귀가 수용의 기능을 지녔다고 하는 건 동감이지만 눈이 수용의 기능을 지녔다고 하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귀는 항상 열려 있으니 이는 곧 모든 소리를 언제든지 수요할 수 밖에 없지만, 눈은 감을 수도 있고 뜰 수도 있게 되어 있다. 즉 눈은 자율적으로 움직이지만 귀는 고정된 것이요 타율적이다. 그러기에 눈은 양이요, 귀는 음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 사실 눈은 발산하는 일만 하고, 귀는 받아들이는 일만 한다. 그러기에 눈은 태양이요, 귀는 태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눈은 빛을 발산만하는 게 아니라 수용하는 기능도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눈은 빛을 사물에 발산하여 사물이 지닌 빛의 파장을 분별하며 인식하는 것이지, 사물의 빛을 수용하는 건 아니다. 이에 반해 귀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판별하는 기능이 있을 뿐, 스스로 외부로 소리를 발하는 건 아니다. 이처럼 눈과 귀는 대조적인 면이 있다. 그러므로 코쿤님의 <눈과 귀는 오직 수용의 기능을 가지며>라고 한 것은<눈과 귀는 각기 태양과 태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코와 입은 소양과 소음이 될 것이다. 소양은 음을 바탕으로 한 양이요, 소음은 양을 바탕으로 한 음이므로, 음과 양이 섞인 조화의 기능을 가리킨다. 그러기에 코는 들숨이라는 음과 날숨이라는 양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입도 역시 음식물이라는 음과 말이라는 양을 함께 지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얼굴의 관상을 볼적에 코와 입의 균형이 잘 잡힌 사람은 선천적으로 조화와 균형의 감각이 탁월하다는 말이 된다.
오늘의 주제
이목구비 중에서 귀와 코는 물로 적시면 안 된다. 반대로 눈과 입은 물이 촉촉하게 적셔주어야 한다. 이건 음양으로 어떤 설명이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