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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이야기 13

영부, 精山 2012. 11. 6. 08:56

괘상을 연구하는 일은 곧 만물의 변화에 정통하는 일이다. 변화에 정통하면 미리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 8괘를 예부터 점술의 한 수단으로 이용한 까닭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인생사는 다 자신이 쌓은 업장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걸 깨닫는다면 점술이나 복술에 의존하려는 마음 자세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8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것은 8괘가 단순하게 피흉(避兇)의 수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점술이나 복술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8괘는 개인과 전체적인 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신과 같은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안내자라는 말이 된다.

 

그런 면에서 8괘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더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뇌풍항에 대한 어제의 주제에 대한 코쿤님의 답은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큰 움직임(변화)이 있다는 것이 뇌풍인데, 본래 대자연은 항시 변화하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항상恒이라고 하였으니, 하늘에서는 음기가 많은 가운데서 양이 작동하여야 하고 땅에서는 양기가 많은 가운데서 음이 작동하는 것이 恒道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恒은 변함이 없다는 말이지 변화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라는 것이었다.

 

아마 주역에 나와 있는 항괘(恒卦)에 대한 풀이를 인용한 것 같은데, 주역의 괘사를 쓴 이는 성인이다. 성인의 말씀이니 가히 진리라고 할 수 있으리라. 잠깐 항괘에 대한 주역의 본문을 인용해 보자.

 

<恒은 亨(형)하여 無咎(무구)하고 이정(利貞)하니 이유유왕(利有悠往) 하니라>

 

고 하였으니, 그 의미는 ‘만사가 형통하여 허물이 없으니 바른 자세로 임해야 오래 가리라’는 뜻이다. 하늘에서는 우레가 치고 땅에서는 바람이 불고 있는 형국이 항의 괘상이다. 우레와 바람은 큰 변화를 가리킨다. 그런데 왜 ‘恒(항)’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아마도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로써 영원히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리라. 변화가 없이 고정되어 있다면 이미 그것은 죽은 것이니 어찌 영원한 진리를 찾을 수 있으랴! 코쿤님의 말씀대로 음이 다하면 양이 작동하고, 양이 다하면 음이 움직인다는 사실은 恒道(항도)라는 걸 일러주기 위함이었으리라.

 

오늘의 주제

뇌풍을 거꾸로 하면 풍뇌익(風雷益)이라고 한다. 위에서는 바람이 불고 밑에서는 우레가 치는 형국인데, 무엇이 유익하다는 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