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강
오칠일묘연(五七一妙衍)과 천지인 일관(一貫)
아마 천부경 풀이 중에서 五七一妙衍만큼 어려운 것도 드물 것입니다. 실제로 그걸 풀이한 글들을 보면 매우 다양한 견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어찌 보면 말장난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심오한 이치가 담겨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天符라는 용어를 어찌 장난삼아 붙일 수 있을까요? 거기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심오한 이치가 들어 있습니다.
그걸 상세하게 알기 위해서는 지부경의 ‘天一貫五七’과 비교하면서 생각을 하는 게 좋습니다. 天一貫五七이라고 한 구절을 보면 당장에 ‘오칠일묘연’ 중에서 五七이 하나로 묘연한다는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天一貫五七이 없다면 五七一을 ‘5와 7과 1이 묘연한다’는 식으로도 풀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그 의미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부경에는 ‘地一貫四八人一貫六九’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구들과 비교하면서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지게 마련입니다. 다음 숫자들을 잘 살펴보세요.
天始 1 地始 2 人始 3
天中 4 地中 5 人中 6
天終 7 地終 8 人終 9
이 그림은 전에도 잠깐 소개한 바 있는데, 地中수 5와 天終수 7이 서로 착종(錯綜)하였고, 天中수 4와 地終수 8이 착종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 그 전에 天始 1과 地中 5가 착종하여 6이 되었고, 地始 2와 天中 4가 착종하여 6이 된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人始 3은 스스로 더해서 6이 되었으니 이것은 ‘대삼합육’을 가리킵니다. 여기서의 大三은 天始와 地中, 地始와 天中, 天地의 합 人으로 된 세 묶음이 모여서 6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늘과 땅이 착종을 하게 되는 이유는, 하늘과 땅은 서로 상대적인 입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5와 7에 관한 걸 살펴볼까요? 수박을 세 번 가르면 상하에 걸친 十字가 있고, 중앙의 동서남북 4방에 걸친 十字와 중심에 大十字가 하나 더 생겨나므로 도합 일곱 十字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하에 걸친 두 개의 十字는 본래 수박을 두 번 갈라서 생긴 것이므로 세 번째 갈라서 생긴 十字만 따진다면 다섯 개라고 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섯 개 十字의 중심이나 일곱 개 十字의 중심은 동일한 것입니다. 이 모두가 세 번째 수박을 가르는 순간에 탄생하였으니 五七은 同一한 것이라고 하여 ‘五七一’이라고 하게 된 겁니다.
이처럼 5와 7이 하나로 연결되는 몇 가지가 있는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과연 무얼 의미하느냐 하는 겁니다. 물론 그냥 간단하게 5행과 7성이 하나로 연결된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5행과 7성의 연결! 그것은 곧 인간의 내면에 있는 7정과 5행이 하나가 되어 기기묘묘한 상황을 연출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얼굴에 있는 7규는 5관(眼耳鼻舌身)을 통해 무지나 미지로부터 밝은 깨달음을 터득하게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또한 5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7정으로 변화하여 온갖 감정을 표출하여 의식을 밖에서도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밤하늘에 7성이 하는 것과 같은 기능이요 역할입니다. 7성은 밝은 대낮에는 별로 그 존재가 부각되지 않습니다. 대낮에는 너무나도 밝은 태양이 온갖 사물을 다 비추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7성이 빛을 발한다고 하여도 그 흔적을 찾기도 벅찹니다. 7성이 그 가치를 발휘하는 때는 어두운 밤이며, 장소는 허공입니다. 실질적으로 7성은 빛이라고는 하지만 태양처럼 온 세상을 밝게 하는 광명의 기능은 없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밤하늘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태양이 사물의 표면을 밝게 한다면 7성은 어두운 내면의 기준점입니다.
그러므로 태양을 一이라고 한다면, 7성은 7이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一은 혼돈과 무질서를 갈라내는 태초의 빛이라면 七은 ‘등대지기’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대삼합육에서 말하기를 ‘天始 1의 형상적인 완성은 天終 7이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天始 1이 무형을 밝히는 하늘의 큰 빛이라면, 天終 7은 인간의 의식에서 밝아진 큰 빛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天始 1은 대자연을 통한 깨달음이요, 天終 7은 대자연과 만물의 형상을 통하여 이루어진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깨달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성경에서도 이르기를 7수는 ‘7靈, 7天使, 7使者, 7교회, 7촛불’ 등등, 다양한 상징으로 쓰입니다. 하나님 자신도 7일 만에 안식을 취했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가장 은밀한 내면을 상징하는 숫자가 7이기 때문입니다. 안식은 은밀한 곳에서 취하는 게 상식입니다.
이것은 수박을 세 번 가른 한 중심의 大十字라고 한 사실로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대십자는 천지인 3신이 한데 모인 상태입니다. 천1, 지2, 인3이 모두 모이면 6이 나오고, 그 한 중심점을 7이라고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6이 비록 대삼합육이며 천부경의 한 중심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3신의 형상이 모인 상태일 뿐, 그 내면에 있는 세 개의 중심이 한 곳에 모인 상태는 7수입니다. 그래서 예부터 7을 가리켜 七星이라고 하였습니다. 6은 형상, 즉 테두리에 속하는 것이므로 어두운 육허(六虛)라고도 부르지만 7은 스스로 빛을 내는 七星이라고 합니다. 별을 가리켜 성신(星辰)이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을 星이라 하고 그렇지 않은 별을 辰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널따란 허공의 중심에서 7성은 스스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인체로 말할 것 같으면 6으로 상징되는 肉을 광채(光彩)나게 하는 것이 바로 정입니다. 따라서 내면에 강력한 깨달음을 지닐수록 얼굴이나 몸에서 방광(放光)을 하게 마련입니다.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어둠이 진할수록 세상에 빛을 발합니다. 그 비결은 바로 천신, 지신, 인신이라는 3신이 함께 거주하는 심령신대를 지어놓는 일입니다.
이에 비해서 5는 수박에 나타난 十字의 한 중심점을 가리킵니다. 이 중심점은 두 가지가 있는데, 방금 전에 말한 十字의 중심점이 그 하나요, 세 번의 칼질에 의해서 생긴 동서남북의 중심 十字를 가리키는 게 그 하나입니다. 후자는 방금 전에 말한 일곱 번째의 大十字와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十字의 중심점에 대해서도 이미 앞에서 많이 언급을 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十字의 한 중심점은 5행을 가리킨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라, 적어도 수박의 표면에 여섯 군데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것도 대삼합육에서 언급을 한 바 있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5행은 여섯 군데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5 × 6 = 30이라는 셈으로 나타납니다. 三十이라고하면 연상되는 게 있지 않나요? 그것은 수박을 가른 세 개의 十입니다. 본래는 천극, 지극, 인극이라는 3극이 일적십거하여 三十이 생겼는데, 그것은 결국 5행이 6기를 얻은 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