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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이야기 18 - 삼족오

영부, 精山 2012. 11. 12. 10:04

별주부전에서 지금은 금오옥토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 모두가 만물의 상을 헤아리기 위한 방편이다. 금오옥토는 일월의 운행을 상징한다. 그에 대한 코쿤님의 답이 재미있다.

 

그 답을 요약하면 <용을 잡아먹는 삼족오는 건괘를 대신한 리괘인데, 그것을 지지로 말하면 선천 태세가 나온 辰을 잡아먹는 酉정월을 가리킨다. 달은 8卯를 가리키는 것으로 묘유가 인존문명의 정월과 7월의 머리가 금오옥토라는 말이 나왔다. 동방의 양을 가리킨 卯이기에 서방의 음인 달을 만나야 한다>는 논리가 될 것이다.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가 이렇게 해서 풀리게 되는 건가? 사실, 앞서 ‘금오옥토’라는 주제를 냈을 적에는 삼족오 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금오라는 까마귀가 왜 태양을 가리키고, 옥토라는 토끼는 왜 달을 가리키는 것이냐는 걸 물어본 비교적 단순한 주제였었다. 그건 태양의 흑점이 까마귀를 가리키고, 달 속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는 달을 가리킨다는 민화(民話)를 염두에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왜 우리민족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까 하는 것이 앞선 주제의 요점이었다.

 

그런데 뜻하게 않게 삼족오에 대한 의미가 비중이 커졌다. 물론 언젠가는 그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지만,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그 역시 코쿤님의 실력 덕분이겠다.

 

까마귀는 시체를 먹이로 하는, 별로 좋은 짐승이라는 느낌은 안 든다. 그보다는 오히려 까치가 오랜 동안 우리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길조(吉鳥)로 자리매김했다. 사실 까마귀는 일본의 국조(國鳥)로 여기고 있다. 그 역시 태양을 국기로 삼은 그들의 속성과 밀접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왜 기분 나쁜 까마귀를 태양이라고 할까? 그 답은 이미 코쿤님의 답에 있는 것처럼, 태양을 상징하는 리괘(☲)를 보면 알 수 있다. 까마귀 자체를 태양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까마귀가 태양 속에 살고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즉, 태양 속에서 살고 싶어 한 옛 조상들의 슬기를 상징한 셈이다. 반대로 달은 감괘(☵)라고 하는데, 순음을 밝게 드러내는 중심의 양을 가리킨다. 비록 만천하를 밝히는 밝은 태양이지만 한 점의 티도 없는 허공(순양)에서 본다면 순양을 깨뜨린 장본이 되는 셈이니 오히려 음에 지나지 않는다.

 

까마귀는 왜 시체를 먹을까? 그것은 본래 순양은 순음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체는 활동이 완전히 멈춘 순음이 아닌가? 까마귀는 두 개의 발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3족오를 고구려의 상징으로 삼은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양은 3수를 가리키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전에 나온 해설인데, 양은 3 이외에도 1, 5, 7, 9가 있지 않은가? 굳이 3이라고 한 것은, 천부경에 나온 것처럼 모든 것은 三으로 析하며 鉅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주제

까마귀는 효(孝)의 상징인데, 그건 무얼 의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