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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이야기 22 - 오작교

영부, 精山 2012. 11. 16. 10:07

까마귀와 까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작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오작교는 예부터 많은 민화에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견우(牽牛)와 직녀(織女)’에 관한 이야기다. 견우와 직녀가 서로 사랑하다 하느님의 노여움을 사서 동서로 생이별을 하게 되어 1년에 딱 한 만나는데 그 날이 7월 7석이라고 한다.

 

7월 7석에 관한 것은 좀 있다 하기로 하고, 지금은 오작교에 대한 것만 언급하기로 한다. 오작교는 까마귀와 까치가 만드는 교량이다. 그것을 팔괘로 말한다면 이미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감괘와 리괘다. 즉 감괘와 리괘가 서로 만나 견우와 직녀가 만나게 해 준다. 그렇다면 견우와 직녀를 괘로 말한다면 과연 무어라고 해야 할까?

 

코쿤님은 견우를 건괘라 하고, 직녀를 곤괘라고 하였다. 건곤은 복희도에서는 천지비가 되어 교류를 하지 못하다가, 문왕도에서는 더더욱 구석으로 몰려 있던 것을, 용담도에서 3감수와 9리화라는 오작교가 놓이면서 이상적인 교류를 하게 되었다는 답을 달아 주었다.

 

그런데, 문맥상으로 보아 건곤을 견우라 하는가 하면, 감리를 견우라고 하는 등, 혼선이 생긴다. 이렇게 보면 어떨까?

 

<견우는 소를 모는 목동이니 당연히 소로 상징하는 곤괘를 이끌어 배필로 맞이하는 건괘라고 할 수 있으며, 직녀는 씨줄과 날줄로 옷을 짜는 아낙이니, 이는 곧 모든 만물을 양육하는 어머니 곤괘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코쿤님이 견우를 건, 직녀를 곤이라고 한 견해와 일치한다. 그러면 건곤은 어떻게 해서 그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것은 3남3녀로 상징하는 6괘(진장남, 감중남, 간소남, 손장녀, 리중녀, 태소녀)가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 즉 부모는 자녀라는 다리를 통해서 하나가 된다. 이렇게 보면 양에 속하는 3남은 오(烏)가 되고, 음에 속하는 3녀는 작(鵲)이 된다. 물론 견우와 직녀는 처녀, 총각이지만 범위를 넓혀서 생각하면 앞서와 같은 생각도 틀린 것은 아니다. 이처럼 까마귀와 까치는 3양과 3음을 가리킨다.

 

3음과 3양 중에서도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주는 것은 2양인 감괘와 2음인 리괘다. 따라서 감리는 오작 중에서도 오작교라고 하게 마련이다. 복희도에서는 견우인 1건천이 4진장남과 6감중남, 7간소남이라는 양을 밟으면서 8곤지 직녀에게로 가고, 직녀인 8곤지는 5손장녀, 3리중녀, 2태소녀라는 음을 밟으면서 1건천 견우에게로 향한다. 이처럼 1 - 4 - 6 - 7로 乙을 이루고, 8 - 4 - 3 - 2로 또 하나의 乙을 이루니, 앞의 새를 가리켜 烏라 하고, 뒤의 새를 가리켜 鵲이라고 한다. 이를 달리 雙乙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또 하나 주의할 게 있다. 그것은 복희도의 견우와 직녀는 남북 상하에서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나, 형상이 아닌 기의 취합을 살피면 동남방 진사지간에서 가장 밝은 3양(☰)이 되고, 서북방 술해지간에서 가장 어두운 3음(☷)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복희도에서는 진사지간에 태소녀가 자리하고, 술해지간에 간소남이 자리를 잡았으니, 그 이유는 1건천 순양에서 음이 시생하고, 8곤지 순음에서 양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한 소녀와 소남은 감리라는 오작교를 통해 장녀와 장남이라는 성인으로 자란다. 이는 곧 오작교의 완성을 의미한다.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을 가리킨 것이 3대 상서이니 그것은 우주변화의 원리를 가리킨다.>

 

오늘의 주제

그렇다면, 장남과 장녀가 최종적으로 가야 할 지점은 어디이며, 소남과 소녀 안착할 곳은 어디일까? 또한 오작(중남과 중녀)이 자리해야 할 마지막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