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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지부경 제8강 - 1

영부, 精山 2012. 11. 18. 08:05

제 8 강

   

계속해서 지부경 해설로 들어갑니다. 사실 천부경은 오칠일묘연이 풀리면 그 다음에는 별로 어려운 게 없습니다. 하지만 지부경은 매우 복잡합니다. 神龜負九五極圖本을 ‘檀龜負九五極圖本’으로 표기한 것도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데, 그건 神龜라고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령스런 거북이 등에 九五 45점의 낙서(洛書)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낙서가 나오기 전에 하도가 나왔는데 그건 용마가 지고 나왔다고 합니다. 용마와 거북! 용마는 하늘로부터 내려오고 거북은 땅에서부터 나왔기 때문에 지금도 집을 지을 적에 천정에는 용을 그리고, 바닥에는 거북을 그리는 풍속이 남아 있습니다.

 

낙서의 모양을 보면 영락없는 거북이를 닮았습니다. 그 거북이 등에 흰점은 1, 3, 5, 7, 9로 25점이 있고, 흑점은 2, 4, 6, 8로 20점이 그려져 있어서 도합 45점이라고 합니다. 복희도는 여덟 개의 괘만 그려졌으나 문왕도에는 중심에 흰점 5가 들어가서 9궁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중심의 흰점 5 × 9 = 45점이 나온 걸 두고 神龜負九五라는 표현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왜 極圖本이라고 했을까요? 극도본은 ‘3극도의 근본’이라는 말이니, 하도, 낙서, 용담의 근본이라는 뜻입니다. 근본이라면 당연히 하도(河圖)라고 해야 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천부경은 ‘오칠일묘연’이라고 한 구절에서 보는 것처럼, 天一貫을 위주로 한 것이고, 지부경은 천지인이 동시에 一貫하는 상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복희도 36, 문왕도 45, 용담도 54를 합하면 도합 135가 나오는데, 그것은 45 × 3입니다. 이처럼 3도의 중심에는 45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9 × 5 = 45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5행이 9궁을 순환 한다는 뜻입니다. 복희도는 4상이 천지로 나누어진 8괘를 가리킨 것이라면, 문왕도는 5행이 9궁으로 순환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4상은 순환하는 게 아니라 고정된 형상과 고정된 자리를 지킨다면, 5행은 항상 변화를 하게 마련입니다. 변화는 그 양상이 매우 복잡합니다. 더욱이 그것이 우주만물의 변화라면 어찌 말로 그 복잡함을 형용할 수있을까요? 하지만 아무리 복잡다단하다고 하여도 거기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습니다. 그걸 가리켜 주는 게 바로 낙서와 문왕도입니다.

 

낙서와 문왕도에 대한 이야기는 ‘팔괘와 천부경‘ 편에서 할 것이므로 일단 여기서는 생략 하도록 하고 나머지 ’七八化像과 行三八政‘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역시 ’팔괘와 천부경‘ 편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지만, 간략하게나마 언급을 하겠습니다. 이것은 앞의 ’천일관오칠‘과 ’지일관사팔‘을 보면 답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즉, 地中수 5와 天中수 4가 각기 7과 8로 조화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乾坤配合九六通約에서는 9와 6이 보입니다. 이처럼 6, 7, 8, 9라는 네 개의 숫자가 극도본에서 등장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실 이 네 숫자는 태양󰁍 9, 태음󰁐 6, 소양󰁏 7, 소음󰁎 8을 가리킵니다. 이걸 자연의 원리대로 배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태양󰁍 9

 

 

 

                             소음󰁎 8                            소양󰁏 7

 

 

 

                                                 태음󰁐 6

 

 

이 원리에 따라 나온 것이 문왕도의 9궁입니다.

 

 

                                                    9

 

                                         4 ☱                             ☷ 2

 

 

                             3 ☳                                      ☱ 7

 

 

                                 8 ☶                             6

 

                                                    ☲ 1

 

 

두 개의 도표를 보면 6북, 9남, 7서, 8동이라는 공통점이 보일 겁니다. 문왕도에서는 위 도표처럼 1에서 9까지의 숫자로 괘상과 연결을 시켰으나, ‘삼천양지(三天兩地)’라는 기준으로 보면 6태음은 坤母 하나이고, 7소양은 진장남, 감중남, 간소남 3괘이며, 8소음은 손장녀, 리중녀, 태소녀 3괘이고, 9태양은 乾父 하나입니다. 따라서 七八化像은 3남과 3녀의 조화를 통해서 벌어지는 온갖 변화상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老父와 老母는 편히 모시면서 6남매가 벌이는 온갖 변화상을 가리켜 ‘칠팔화상’이라고 하였군요.

 

또는, 수박의 내면에 생긴 7번째의 大十字와 여덟 조각인 8괘가 조화를 하면서 나타나는 온갖 변화상을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대십자는 七情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것이 8괘의 형상과 어울리면서 나타나는 온갖 모습을 말한다고 보면 될 겁니다. 온갖 사물의 형상을 보면서 인간 내면의 7정과 연결시킨다면 여러 가지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겠지요.

 

인체의 수족을 통해서도 七八化像을 알 수 있는데, 수족의 마디는 도합 56개입니다. 한 손의 마디는 엄지가 둘, 나머지 네 가락이 12개이니 합하면 14마디가 나옵니다. 이것은 엄지에 있는 음양이 7배로 퍼진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마치 12경락의 한 중심에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이 근간을 이루는 인체와 같습니다. 그것은 건곤부모를 축으로 한 6남매가 각기 음양으로 벌어진 것이 바로 12경락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이처럼 七八化像에는 다양한 뜻이 들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行三八政이라고 나와 있지요? 그것은 ‘三八이 行하여 다스리다’는 말입니다. 그냥 ‘삼팔이 행정을 하다’고 해도 같은 말입니다. 행정은 나라의 살림을 맡아본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모든 사물의 행정을 맡아본다는 뜻입니다. 사물에도 행정이 있다는 말인데, 천지인 삼신이 천지만물을 갈라서 8괘를 나타나게 하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즉 인간의 심령신대에 좌정한 3신이 만물에 들어 있는 음양을 8괘로 분류하여 그 의미를 제대로 간파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걸 인체에 비유한다면 정기신 3보가 8절을 통해 몸을 다스리는 상태로 보면 되겠군요. 척추도 24개가 있는데, 그것은 3신을 상통하게 하는 신경망(神經網), 혹은 기지국(基址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과 발가락도 역시 삼신을 상징하는 8마디가 있어 각기 24마디를 이루고 있으니 이 역시 行三八政의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9와 6은 건곤배합하여 통약(通約)한다고 하였습니다. 건곤, 즉 천지가 서로 부부가 될 것을 약속했다는 말인데, 이는 곧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던 문왕도의 건곤이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것을 서로 약속한다는 뜻입니다. 그 곳이 바로 六六大化十十理機三十六宮입니다. 六六大化는 천부경의 한 중심에 있는 六이 스스로 大化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때의 六은 여섯 개의 十字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물의 형상에 들어 있는 음양의 조화를 가리킨다고 하였습니다. 6은 본래 六虛라고 하는 허공의 집합체입니다. 음양에도 무형의 음양이 있고, 유형의 음양이 있습니다. 육허는 무형의 음양이 모인 곳이기에 虛라고 한 겁니다. 6이 스스로 최대치로 벌어지면 36궁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예부터 36은 허공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그렇다면 유형의 음양이 모인 곳은 어디일까요? 그것은 바로 8괘요, 그것이 최대로 벌어진 64괘입니다. 유형과 무형을 합치면 온전한 셈이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100입니다.

 

六六大化는 36허공을 가리킨다는 건 금방 알 수 있는데, 다음에 十十理機三十六宮라고 한 건 또 무슨 뜻일까요? 十十理氣가 36궁이라는 말인가요? 그렇다면 앞에서 말한 六六大化와 十十理機는 서로 동일하다는 뜻인가요? 인체에서의 6은 무엇과 비유할 수 있을까요? 그건 육식(六識)이라고 한다는 건 이미 앞에서 언급했습니다.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이 쌓이면서 우리의 모든 ‘業識’이 형성됩니다. 業은 본래 경쇠나 북을 매달아 놓는 틀을 짜는 커다란 널빤지를 본뜬 글자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업을 짓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건 영혼의 울림대를 짜는 커다란 틀을 가리킵니다. 즉, 영대(靈臺)에 좌정한 삼신이 공명(共鳴)하는 틀라고 보면 될 겁니다. 소리가 잘 퍼지는 곳은 텅 빈 허공입니다. 물질이 충만한 곳은 소리가 잘 막히게 마련이지만 허공은 소리가 잘 전달됩니다. 그곳이 바로 36허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