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十三月國百八神人十十行道大神機漏盡一九宏同化十十始有始十라는 27자가 남았군요. 이것은 앞에서 이미 충분한 언급을 하였던 것들이기에 따로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그래도 대략 그 뜻을 음미(吟味)하기로 합시다. 13월국이라고 하니까 황도대를 도는 별자리가 뱀자리가(땅꾼) 하나 추가되기 때문이라고 하는 학설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된 건 아닙니다. 13월이 되려면 한 달이 28일로 고정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태음력을 사용하던 시대에는 13개월로 했다고 합니다.
28이란 숫자는 28성수가 4방을 한 바퀴 일주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그것이 음양으로 두 번 돌면 56일이 됩니다. 이건 앞서 말한 七八化像과 같은 말이 되겠군요. 28성수는 적도를 기준으로 한 절대평면을 가리키는 것으로 공전과 자전의 기준이 됩니다. 자전은 하루 12시가 이루어져야 성립하고, 13시가 되면서 자전과 공전의 두미(頭尾)가 일치를 이루어 둥근 고리를 이룹니다. 이것도 역시 천부경의 ‘三四成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十三月國은 스스로 자전과 공전의 일치를 이루는 경우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으니, 사람이 자신의 개인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자유자재로 벽을 없앨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것을 가리켜 天有 13도라고 하는데, 이상 인간과 이상 사회의 구현(俱現)을 가리킨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百八神人을 실제로 108명의 신인들이 출현하는 걸로 믿는 분들도 있더군요. 하지만 그건 36궁이 천지인 3계로 펼쳐진 상징이며, 54 용담수가 음양으로 벌어진 상징이고, 4방에서 3신이 9회전을 한 셈이기도 하며, 6기가 18변한 상태를 가리키는 상징수라고 봅니다. 108은 수호지(水湖志)의 108 영웅과 서유기의 108 요괴(妖怪)나 108 염주(念珠), 108 번뇌(煩惱) 등에서 보는 것처럼 주로 불교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는 곧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진 상태라고 보면 될 겁니다.
十十行道大神機漏盡一九宏同化十十始有始十은 앞서 말한 十十理機가 신의 기틀을 형성하여 行道를 하는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치가 이치로 머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겠죠. 그것은 반드시 신통한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걸 大神機라고 했습니다. 그런 대신기가 누진(漏盡)되면 一九가 宏同化十한다고 하였군요. 누진은 모두 다 새어서 사라졌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자칫 잘못하다가는 신기가 다 사라져 버린 상태라고 풀이할 수 있는데, 그건 불교의 신구육통(神俱六通)의 가장 고차원적인 누진통(漏盡通)의 뜻을 인용하는 게 좋을 겁니다. 신구육통은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족통(神足通)의 5신통과 마지막 누진통을 합한 용어입니다. 누진통은 말 그대로 천라지망(天羅地網)의 그물에서 아무 것에도 걸림이 없는 대해탈의 경지를 이릅니다.
一九宏同化十은 누진통의 단계에 이른 걸 숫자로 상징한 것인데, 1에서 9에 이르는 아홉 개의 숫자가 모두 十으로 크게 동화한 상태입니다. 이것은 앞에서 누차 얘기한 것처럼 11귀체를 이룬 아홉 개의 숫자 99와 그 기본인 大十字 하나를 더한 셈이니 十十行道大神機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지막 十始有始十은 첫머리 十終有終十과는 반대의 모습을 가리킵니다. 十始는 二에서 출발하는데 그것은 一終인 9가 되고, 十終은 반대로 一始한 一에서 마치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앞서 누차 말한 3신이 하나 된 11귀체라는 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처럼 十은 온전히 셋이 한 몸이 된 상태이므로 시작을 하건, 끝이 나건 항상 흩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有始有終이라고 지부경에는 표기를 했습니다. 이에 반해 一析三極한 一은 시작을 하건, 끝이 나건 항상 흩어진 상태이므로 無始無終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경지에 이르면 萬往萬來를 하여도 用變不動本한 상태를 맛볼 수 있습니다. 굳이 萬이라고 한 건 무슨 뜻이 있을까요? 그냥 많은 왕래를 가리킨다고 보면 그만이겠지만 그런 건 千이나 百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건 아마도 다섯 단위(일, 십, 백, 천, 만)를 가리키기 위함이 아닐까요? 다섯 단위는 5행을 상징합니다.
本心本太陽昻明人中天地一은 근본 중심은 근본적인 태양과 같이 높고 밝은 것이니 그것은 사람의 중심에서 천지가 하나 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천지부모를 모시고 오래오래 사는 일입니다. 육신의 부모를 모시고 오래 사는 걸 행복으로 아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는데, 진정한 부모는 육신의 부모가 아니라 그 부모까지도 다 낳아 준 천지부모입니다. 그것을 역학적인 면으로 본다면 복희도의 천지비(天地否)에서 용담도의 지천태(地天泰)가 되며, 진장남과 손장녀가 5와 7로 개벽의 중심을 세우고, 태소녀와 간소남이 4와 8로 개벽을 완성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지부경의 天地一貫입니다.
一終無終一은 一始無始一과 상반되는 것인데, 이걸 ‘시작한 1도 없고, 끝나는 1도 없다’는 식으로 풀이를 하는 건 문자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누차 강조한 바 있습니다. 一始無始一은 (셋으로 쪼개진) 一은 아무 것도 시작한 게 없다는 말이며, 一終無終一도 (셋으로 쪼개진) 一 자체부터 시작이 없었으니 어찌 끝이 있을 수 있나요? 즉, 시작과 끝이라는 것은 셋이 하나 될 적에 있는 법이지, 갈라진 상태에서는 아무 것도 있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걸 우주만물은 ‘本來無一物’이라는 식으로 풀이하는 것과 비교하면 금방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시작이 있느니, 없느니 하는 가르침이 아니라 3극이 쪼개진 一은 천부, 즉 하늘의 상징이며, 3극이 합한 十은 지부, 즉 땅의 상징이라는 걸 밝히고, 그걸 터득하는 요령과 활용법을 일러주려고 한 것이 천부경과 지부경입니다. 천부경과 지부경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느 한 면만을 진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 안 보이는 부분을 보완하면서 천지의 실태와 인간의 진면목을 알려주고 그를 활용하는 지혜와 방편을 내려주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천부경에는 一이라는 숫자가 도합 11회가 등장하는데, 그것은 11귀체를 가리키려고 한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11의 중심 수가 6이기에 천부경의 한 중심에는 六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천부경 81자는 天9변, 地9변이 서로 착종하여 온갖 변화가 벌어지는 상징수입니다. 이걸 가리켜 현무경에는 四物湯 八十帖(貼이 아님)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현무경 상편의 性理大典八十卷(券이 아님)과 음양으로 짝을 이루어 仙法에서 닦은 기초동량을 발판으로 삼아 익자삼우, 손자삼우로 모든 걸 언청신계용(言聽神計用)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천부경과 지부경의 구조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천부경의 구조
숫자 |
一 |
二 |
三 |
四 |
五 |
六 |
七 |
八 |
九 |
十 |
합 |
기타 |
갯수 |
11 |
4 |
8 |
1 |
1 |
1 |
2 |
1 |
1 |
1 |
31자 |
萬 2 자 |
셈 |
11 |
8 |
24 |
4 |
5 |
6 |
14 |
8 |
9 |
10 |
99 | |
|
11귀체 |
8괘 |
24 절기 |
4상 |
5행 |
6기 |
7성음양 |
8괘 |
9궁 |
무극 |
최대 9변 | |
문자 |
숫자 31 + 문자 50= 81자, 혹은 숫자 33 + 문자 48 = 81자
|
天 : 3자 地 : 3자 人 : 3자
지부경의 구조
숫자 |
一 |
二 |
三 |
四 |
五 |
六 |
七 |
八 |
九 |
十 |
합 |
기타 |
갯수 |
7 |
0 |
5 |
1 |
2 |
5 |
2 |
4 |
6 |
12 |
44자 |
百 1자 |
셈 |
7 |
0 |
15 |
4 |
10 |
30 |
14 |
32 |
54 |
120 |
286 | |
|
7성 |
|
眞主 |
4상 |
음양5행 |
5행 6기 |
7성 음양 |
32상 |
용담수 |
10간 12지 |
5 대정수와 11귀체 | |
문자 |
숫자 44 + 문자 56 = 100자, 혹은 숫자 45 + 문자 55 = 100자 |
天 : 1자 地 : 1자 人 : 2자
천부경과 지부경의 합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합 |
기타 |
합 |
18 |
8 |
39 |
8 |
15 |
36 |
28 |
40 |
63 |
130 |
385 |
|
뜻 |
9변 9복 |
8괘 |
천유13도(3계) |
8괘 |
眞主 |
허공천도 |
28성수 |
5행과 8괘 |
7성의 최대변화 |
간지의 곱 120과 基本十 |
7개 대정수 |
천부경의 구조는 숫자 33개와 문자 48개로 이루어졌습니다. 33은 33천이라고도 하며 천지인이 다 11귀체 된 상태를 가리키며, 48은 48지리수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萬은 1에서 10까지의 기본수가 아니기에 그냥 31자라고 하면 문자는 50자가 되겠군요. 50은 대연수요 31은 수박을 세 번 가른 중심 三十과 그 핵을 말합니다. 즉, 중심 1핵을 三十이 둘러싸고 있으며, 그것이 표면으로 대연한 상징수 50까지 합하여 81수라고 보는 겁니다.
또한, 천부경의 31개의 숫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다양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건 지부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부경에서는 다른 숫자는 다 있는데 유독 2(음양)만 하나도 없군요. 그건 十으로 대체한 게 아닐까요? 천부경과 지부경의 합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대정수 55를 7곱한 385를 이루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77을 5곱한 상태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이 역시 五七一妙衍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