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를 타는 여인네의 모습은 아름답다. 허공을 가르며 솟구치는 모습은 한 마리 학이 비상하는 것처럼 보인다. 길게 땋아 늘인 머리와 연꽃처럼 퍼지는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바람을 가르는 춘향의 모습에 몽룡이 넋을 잃었다.
코쿤님은 <그네는 단순한 놀이기구만이 아니고 천지인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을 상징하는 위 가로대, 땅을 상징하는 아래 발판, 그리고 중앙에서 그네를 구르는 사람이 음양이라는 두 줄을 잡고 나아가는 인생 경로가 그네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고 하였다. 즉 그네에서 천지인 3재를 발견했다는 말이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의 문화에서는 3재가 항상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네는 바람을 가른다. 바람은 손괘를 가리킨다. 문왕도의 4손풍이 있던 곳은 낙서 물질문명의 태세(太歲)가 시작하였으니 辰巳之間이라 하였고, 그곳으로 용담도의 7손풍이 酉戌을 불러들여 후천의 세수(歲首)가 나왔으니, 아! 그네가 선후천의 바람을 갈랐음이여!
그네는 남성들이 타는 경우도 있지만, 이상하게 여성들이 타야 격에 어울린다. 예부터 ‘그네 타는 여성’을 노래했지, 결코 ‘그네 타는 남성’을 기리지는 않았다. 이때의 여성은 바로 손장녀를 가리킨다. 장녀는 봄처녀다. 봄처녀는 춘향이다.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의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 ♪ ~ ♬’는 바로 춘향이를 노래한 게 아닌가?
오늘의 주제
용담도에서의 이몽룡은 5진뢰요, 성춘향은 7손풍이다. 그렇다면 문왕도에서 이몽룡과 성춘향은 어느 괘에 해당할까? 그리고 그것은 무얼 의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