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괘중에서도 감리 두 괘는 중도에 속한다. 복희도를 보면 하늘 사상의 중심에 3리화가 있고, 땅의 사상의 중심에 6감수가 자리를 잡았다. 이처럼 리괘는 하늘의 중심, 감괘는 땅의 중심에 있지만, 사실 감리는 천지 양쪽의 중심이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 그것은 앞의 ‘팔괘 이야기 32’에서의 그림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건데, 그림을 올릴 수 없으니 유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림을 얼마든지 그릴 수 있으리라.
코쿤님의 답을 보면 <하도에서는 북과 남을 水火로 배치하였지만, 복희도에서는 동서로 배치하였는데 그 이유는 하도에서는 5행을 기준으로 본 것이며 복희도는 수화를 일월로 보았기 때문이지요. 일월은 동서로 운행하며 수화는 상하로 벌어지는 것 입니다. 즉 감리는 건곤을 대행하여 동서에서 일월로 음양을 조절하고 수화는 천지를 대행하여 남북에서 음양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뜻입니다.>고 한 것은 지당한 말씀이다.
감리는 비록 그 모양이 서로 상반적이만, 결국은 서로 도와가면서 모든 괘의 균형을 잡아준다. 예를 들면 리괘는 상효를 변하게 하여 진장남이 되고, 중효를 변하여 건노부로 변하며, 하효를 변하여 간소남이 되게 한다. 또한 감괘는 상효를 변하여 손장녀가 되게 하며, 중효를 변하면 곤노모가 되고, 하효를 변하면 태소녀가 된다. 이처럼 감괘에서는 여성을 상징하는 괘가 나오고, 리괘에서는 남성을 상징하는 괘가 나온다. 하지만 감괘는 중남이요, 리괘는 중녀가 아닌가? 이것은 모든 사물의 중심에 있는 양에서 음이 발생하고, 반대로 중심에 있는 음에서는 양이 발생한다는 걸 일러준다. 그것이 만물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감리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다른 괘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태괘의 상효가 변하면 건노부가 되고, 중효가 변하면 진장남이 되며, 하효가 변하면 감중남이 되며, 마지막으로 상대적인 간소남이 된다. 간괘는 반대로 곤노모, 손장녀, 리중녀가 되며 마지막으로 상대적인 태소녀가 된다. 손괘는 감중남, 간소남, 건노부로 변하며 마지막으로 진장남이 된다. 진괘는 리중녀, 태소녀, 곤노모로 변하며 마지막 손장녀로 변한다. 건괘는 태소녀, 리중녀, 손장녀로 변하며 마지막에는 곤괘로 변한다. 곤괘는 간소남, 감중남, 진장남으로 변하며 마지막으로 건괘로 변한다. 이 모든 현상을 선으로 이어보면 乙자가 되는 걸 알 수 있으니, 乙은 만물 사이를 오가는 새(사이)라는 말이 되니, 이는 곧 변화의 상징이다.
이런 사실들을 정밀하게 추적하면 마침내 3대 상서의 비밀은 다 풀리게 마련이다. 팔괘 이야기는 그런 의도에서 진행 중이다.
오늘의 주제
건괘의 변화상을 보면 건 - 시(태) - 중(이) - 종(손)의 순서다. 이것은 하늘에서 음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는 순서를 가리킨다. 곤괘의 변화상은 곤 - 시(간) - 중(감) - 종(진)의 순서인데, 이것은 양기의 하강을 가리킨다. 이것을 반대로 보면 각기 음기의 상승과 양기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런 식으로 나머지 태괘, 간괘, 진괘, 손괘, 감괘, 리괘의 변화하는 모습과 그 의미를 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