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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지부경 제10강 1

영부, 精山 2012. 12. 3. 07:21

그런데 왜 天中을 巽風이라고 하였으며 숫자는 4金으로 했을까요? 天始를 1감수 물로 시작한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만, 天中이 巽風이요, 天終이 兌澤이라고 한 건 잘 이해가 안 될 겁니다. 그러기에 숫자를 붙여 놓았습니다. 天始는 하늘의 양기가 순음으로 들어간 1감수로 출발을 하였고, 天中은 정북방에서 시작하고, 天中은 동남방에서 시작하며, 天終은 정서방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잘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정북방에는 복희도의 8곤지가 있었으며, 동남방에는 2태택이 있었고, 正西方에는 6감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8곤지에서 天始가 이루어진다는 말은, 하늘의 양기가 땅속으로 침투해 들어간다는 의미이고, 2태택에서 天中이 시작하는 것은 양이 다하면 음이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즉 2태택은 순양이 극에 이르러 1음이 하늘에서 시작하는 상징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변화로 보면 하늘의 양이 다하고 땅에서 음이 시작하는 건 바로 손괘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天終이 正西方 6감수가 있던 곳에서 7兌金으로 이루어지게 된 이유는, 감괘가 태양의 양기를 잠복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복희도에서는 형상적인 양의 잠복을 가리킨 것으로 그것은 열매를 가리킨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물질의 변화를 위주로 하는 문왕도에서는 풍부한 일조량을 안에 품고 있는 형상인 兌金☱을 열매로 맺는다는 상징을 하고 있습니다. 열매는 본래 풍부한 日照量을 품고 있는데 그걸 7火라고 하게 된 겁니다. 풍부한 일조량인 火氣와 열매인 金을 한데 합친 상징! 그것이 바로 7태택이며 문자로 나타내면 秋(가을 추)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천시, 천중, 천종에 관한 걸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음은, 地極의 시, 중, 종을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地始는 서남방의 2곤지요, 地中은 중앙의 5土이며, 地終은 동북방의 8간산입니다. 땅의 시작은 二이기 때문에(地一二) ‘2 - 5 - 8‘의 순서로 나열했는데, 왜 2에 해당하는 곳이 서남방이며, 괘상으로는 곤괘라고 한 것일까요? 그건 복희도의 5손풍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서남방은 형상이 어둠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곳이기에 음이 밑바탕으로 깔리기 시작하는 손괘☴의 형상으로 나타냈던 겁니다.

 

그러나 물질의 변화를 위주로 하는 문왕도에서는 그곳이야말로 열매가 무르익기 시작하는 가을입니다. 그것은 곧 生長을 위주로 하던 선천(봄, 여름)과의 결별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음양의 결별을 의미하는 손괘가 있던 곳에서 二가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坤母가 그런 일을 해야 할까요? 그냥 손괘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까요? 손괘는 하늘의 양기를 몰아내고 음의 머리를 든 장녀이니까 충분히 그럴 능력이나 자격이 있는 것 같은데 왜 곤모가 그리 가야했을까요? 손장녀는 물론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왕도의 동남방에서 4손풍이라고 하게 된 것입니다. 동남방 3陽之處는 양이 다하고 1음이 돋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손장녀를 그 자리에 배치하였으니, 서남방에는 다른 괘가 들어가야 하겠죠?

 

正西方은 풍부한 일조량으로 열매를 맺어야 하니 7태택이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건 앞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음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는 곤모와 리중녀☲가 남는군요. 그런데 리중녀는 감중남과 더불어 복희도의 천지가 있던 곳으로 들어가서 水火로 물질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니 남는 건 곤모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곤모가 손괘가 있던 곳으로 들어간 것인데, 그런 것 말가도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곤모의 숫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곤지라고 하였는데, 2는 오행으로 陰火입니다. 같은 火라고 하여도 7陽火는 사물의 외면을 연단시켜 튼실한 형상으로 나타나는 열매를 맺게 한다면, 2陰火는 사물의 내면에서 따스한 온기로 씨앗을 품고 싹이 트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2음화는 君火라 하고, 7양화는 相火라고 6기학에서는 분류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天一一을 품은 곳이 복희도의 8곤지였습니다.

 

天一一이 싹을 틔워 형상을 드러내는 것을 地一二라고 하는데, 그곳은 바로 立秋에 해당하는 지점인 서남방이기에 2를 그곳에 배치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무엇보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온기가 필요하기에 坤母의 괘상을 붙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地極은 地中인 5土로 들어가 동북방 8간산에서 地終에 이릅니다. 地中에 대해서는 별로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물질의 변화를 가리키는 문왕도의 중심에는 반드시 5가 들어간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5는 1을 6으로, 2를 7로, 3을 8로, 4를 9로 만드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生을 成으로 변화시키는 중개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걸 물질에서 찾는다면 흙이기 때문에 5를 土라고 하게 된 겁니다.

 

地終 8간산에 대한 걸 알아 볼 차례가 왔군요. 본래 이 자리는 복희도의 4진뢰가 있던 곳입니다. 진괘의 형상을 보면 두터운 땅 밑에서 1양이 힘차게 튀어 오르는 형국입니다. 그것은 곧 땅을 뒤집어엎는 개벽을 의미합니다. 어둠에 묻혀 있던 하늘의 싹을 밖으로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구체적인 형상으로 땅 위로 돋은 괘상이 바로 간괘☶입니다. 2라는 음양을 천지인 3계에 다 드러낸 숫자가 바로 8입니다(2 × 2 × 2). 수박을 세 번 갈라서 나타난 8조각은 二의 終인 셈이므로 8간산을 2곤지의 마지막이라고 하는 겁니다.

 

실제로 2곤(大地)가 마지막까지 높게 올라간 걸 山이라고 부릅니다. 간괘는 본래 마지막(止)을 상징하는 괘이기 때문에 복희도에서는 서북방에서 7간산이라고 하게 된 겁니다. 서북방은 음기가 극성한 곳이기 때문에 반대로 양기가 마지막에 처한 곳이라는 말입니다. 그런 간괘가 문왕도에서는 동북방에 배치를 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물질의 변화가 마지막에 도달한 곳이 동북방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진괘는 변화(動)를 가리킨 것인데, 그것이 복희도의 동북방에 있게 되면 형상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말이니, 이는 곧 태양이 동산에 솟아 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형상은 4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4와 진괘를 같이 엮었던 겁니다. 그러나 문왕도에 이르면 진괘는 더 이상 형상의 움직임을 가리키지 않고, 변화의 머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정동방의 3진뢰라고 하게 된 겁니다. 이에 반해서 유벽(幽僻)한 곳에 처했던 복희도의 7간산은 그대로 그곳에 있다가는 영영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가 없으니, 변화의 기운이 충만한 동북방의 진괘를 터전으로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막내아들이 장남이 있던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