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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이야기 39

영부, 精山 2012. 12. 7. 09:33

감괘와 리괘에 대한 안정감을 주제로 했는데, 감괘는 물이요, 리괘는 불이니, 아무래도 불보다는 물이 더 안정감이 있다고 본 코쿤님의 견해에 동조할 수밖에 없겠다. 이에 대한 걸 조금 더 부연하자. 모든 건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게 효율적이다. 건곤을 비교한다면, 하늘은 순양이 모인 곳이므로 단 한 점도 집착을 하거나 모이지 않는다. 그걸 도형으로 그리면 당연히 원의 형태가 된다. 이는 곧 오직 하나, 절대적인 상태로만 존재한다는 뜻이므로 천부경의 天一一을 그대로 보여준다. 반대로 땅은 순음이 모인 곳인데, 음의 성질은 한 군데로 모이는 것이다. 즉 적어도 둘 이상으로 구성 된다고 볼 수 있으니, 이를 地一二라고 하였다. 이것은 네모진 형상으로 나타난다.

박성란 님은 하늘은 흐렸다 갰다 하는 식으로 불안한 반면, 땅은 듬직하게 항상 변함이 없으니 안정하다고 하였다. 그건 아마도 번개나 구름, 비, 눈 등이 하늘에서 내려오니까 하늘이 그런 느낌이 들었으리라. 그런데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땅에서도 역시 나무가 솟고, 용암과 화산이 폭발하며, 거대한 해일(海溢)이 덮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하늘이 불안하고 땅은 안정감이 있다는 고정관념은 재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늘과 땅은 순양과 순음이 모인 곳으로 보는 게 가장 적합할 것이다. 순양과 순음은 가장 깨끗한 상태인 동시에 극에 이른 상태다. 따라서 거기에는 어떤 변화나 형상도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애초부터 건곤은 무형과 무색, 무취라고 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8괘라고 하면서도 정작 기는 6기라고 하게 되었다. 즉, 건에는 진감간이라는 3양이 한데 모이고, 곤에는 손리태라는 3음이 한데 모였다. 3양중에서 어느 것이 하늘의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며, 3음중에서 어느 것이 땅의 것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셋이 합하여 된 것이니 하늘과 땅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동시에 모두의 것이라고 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천부경의 ‘일시무시일‘과 똑 같지 않은가?

 

따라서 무색, 무취, 무형이라는 말은 전혀 색이나 냄새, 형상이 없다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사실 바로 본다면 하늘과 땅에는 온갖 종류의 형상과, 색깔, 기운, 감정 등이 다 들어 있다. 그걸 음양으로 세 개씩 구분하여 설명한 것이 바로 3남과 3녀라는 6괘다.

 

오늘의 주제

간괘와 태괘는 각기 산과 못의 형상이다. 태괘는 간괘에 비해 풍부한 양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못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간괘는 음이 더 많은 데도 양의 성격을 지닌 산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