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niel Akst
과학자들이 초감각적 지각이라는 개념에 인색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심리학 분야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인체가 무의식적으로 예견하기도 한다는 증거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본능적인 반응들이 순전히 우연의 결과는 아니라고 한다.
이는 이 주제와 관련해 노스웨스턴대학 줄리아 모스브릿지 연구팀에서 발표한 초기 논문의 분석 결과다.
연구팀은 가능한 한 가장 보수적인 접근법을 사용, 당초 발견한 49건 가운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23건을 솎아냈다. 그런데도 신체의 예견 능력은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예견능력’이라 함은 손금을 읽거나 차 잎으로 점을 치는 사람에 관한 말이 아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공포스러운 이미지와 그렇지 않은 이미지들을 보여준 뒤 그들의 심장박동수와 피부전도율 등 생리적인 활동을 측정했다.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과 통계적 기법이 동원된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끔찍한 이미지를 보기도 전부터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이미 생리적인 변화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보게 되면 나타나는 반응들과 일치한다.
지금까지 이 현상을 설명해 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떤 과학자들은 연구진이 실험대상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힌트를 줬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어서 실시된 다수의 실험에서는 이미지를 무작위로 보여주는 방법을 통해 심지어 실험자들 조차도 다음에 어떤 그림이 나올지 전혀 모르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들 안에 동일한 생리적 예측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지 않는 한 예측이 전혀 불가능했다는 말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이처럼 중요하고도 일관적인 메타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예견 효과가 비교적 일관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예견 활동은 두말할 나위 없이 (초자연적 내지는 불가사이한 영역이 아닌) 자연적인 신체과정의 영역이며 그 원인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신체에서 보내는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서투르다. 심지어 재난 발생을 알리는 경고 메세지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모스브리지 연구팀은 ‘신체 경보’와 연동한 스마트폰 앱 등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신체에서 보내는 예보를 읽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획기적일 변화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연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