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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해설(완결 편)

영부, 精山 2012. 12. 10. 11:35

* 천부경의 문구를  짧으면서도 그 윤곽을 알아 볼 수 있는 풀이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군요. 이미 천부경, 지부경 대토론회를 거치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 당시의 글들은 밑에 <천부동 공부방>으로 이동하였으니, 본 글을 읽고 궁금하신 분들은 그 곳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천부경에 바친 시간도 꽤 되는군요. 물론 일일이 해설을 하자면 방대한 분량이 되겠지만, 간략하게 요점만 간추려서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은 글을 오늘에야 만들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지도편달을 바랍니다.

 

 

                                                          천 부 경 해 설 

 

 * 一始는 '一이 시작하다'는 말인데, 한 마음(혹은 하나님, 일신, 乾)을 가리키는 것으로, 더 정확히 말한다면 ‘셋이 하나 되어 시작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그것은 바로 다음에 등장하는 析三極이라는 문구를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

 

* 無始一은 ‘시작한 하나가 없다’는 말이니, 이는 본래 一이 ‘셋이 하나 된 것’이기 때문이다. 셋(天地人)이 동시에 시작하였니, 어찌 그중에서 하나만 먼저 시작했다고할 수 있는가?

 

* 析三極은 ‘一은 천지인 3재로 벌어지다’는 말이다. 그것을 極이라 한 까닭은 무형인 天에도 끝이 있고, 유형인 地에도 끝이 있으며, 이 둘을 합한 人도 끝이 있기 때문이다.

 

* 無盡本은 ‘근본이 다함이 없다’는 말인데, 그 이유는 天이 極하면 地가 이어 받고, 地가 極하면 人이 이어 받으며, 人이 極하면 다시 天이 이어 받는 접속, 순환, 윤회, 생성을 하는 것이 一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 天一一地一二人一三은 ‘하늘에서의 一은 一요, 땅에서의 一은 二이고, 사람에게서의 一은 三이다’는 말이다. 하늘에서는 절대적인 단 하나의 1태극으로 모든 게 이루어지고, 땅에서는 음양이라는 상대적인 물질이 충만하게 마련이며, 사람은 이 둘을 다 합한 3신이 자리한 곳이다. 天一一을 도형으로 그리면 원(圓)이 되고, 地一二는 방(方)이 되며, 人一三은 각(角)으로 드러난다.

 

* 一積十鉅는 ‘一이 쌓여 十으로 단단하고 크게 된다’는 뜻인데, 이것은 앞에서 말한 一(天一, 地一, 人一)이 상하, 전후, 좌우로 쌓이면 十字가 된다는 말이다. 一은 적(積)한 상태가 될 수 없고, 二는 비록 서로 엇갈려 적(積)한 상태이긴 하지만 거(鉅)한 상태는 아니다. 오직 三이 하나 된(천지인 3재가 하나 된) 大十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것을 흔히 1, 2, 3 ~ 10‘이라는 식으로 쌓인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천부경은 어디까지나 9 × 9 = 81에 속한 것이지, 결코 10이 등장할 수는 없다. 그것은 지부경(100자)에서 등장한다. 鉅라는 문자는 단단하고 크다는 말이니, 이는 곧 천지인 3극이 한데 쌓인 大十字이기 때문이다. 一은 十을 이룰 수 없고, 二는 비록 十字를 형성하지만 연약하다. 그러나 三이 한데 쌓인 大十字는 매우 단단하여 허물어지지 않는다.

 

* 無櫃化三은 ‘궤가 없이 된 셋’인데, 이때의 궤짝은 천지인 3재가 합한 大十을 가리킨다. 앞의 문장과 연결하여 ‘一積十鉅無櫃化三’을 풀이하면, ‘天一, 地一, 人一을 한데 모아 쌓으면 十이 되는데, 大十으로 화한 3재는 없다’는 뜻이 된다. 그 이유는 天符는 하늘에 속한 무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땅으로 내려오면 有櫃化三이라고 한다. 궤는 무언가를 담는 그릇인데, 여기에서는 앞의 3극을 담는 그릇이다. 즉, 天極과 地極, 人極이 아직 하나로 담기지 못한 채, 析三極한 상태이므로 ‘무궤’한 三이라고 하였다. 一析과 一積은 이처럼 서로 상대적인 의미를 지닌다.

 

* 天二三地二三人二三은 ‘하늘의 2극과 3극, 땅의 2극과 3극, 사람의 2극과 3극’이라는 말이니, 이는 앞에서 이미 ‘일석삼극‘이라고 하여 天一, 地一, 人一이라는 一極에 대한 언급을 하였으니, 이번에는 2극과 3극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천지인 3재가 각기 3극으로 벌어진다고 한 문구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알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天極

             1

             2

             3

          地極

             4

             5

             6

          人極

             7

             8

             9

 

 * 大三合六生七八九는 ‘큰 셋이 합한 6이 7, 8, 9를 낳는다’는 말이다. 이는 우주라는 수박을 세 번 갈라 표면에 생기는 여섯 개의 십(六十)을 가리킨다. 표면의 十은 음양(2)이 합한 6개의 十字(2 × 3)로 나타난다. 그리고 수박의 내면에는 3극이 합친大十字가 生한다. 비록 그것은 한 개처럼 보이지만, 天地가 합한 十字, 地人이 합한 人天이 합한 十字라는 세 十字가 한데 모인(一積十鉅) 상태이므로, ‘六生七八九’라고 하였다. 즉 7도 十字를 이루고, 8도 十字가 되며, 9도 十字가 된다는 말이다. 이때의 7, 8, 9는 앞서 말한 앞의 도표에서 말한 것처럼, 人極 속의 7(칠정 : 내면의 감정), 8(8등신, 8절 : 외형의 신체), 9(9궁 : 내외를 통하게 하는 9멍)을 가리킨다. 이 문구는 ‘一積十鉅無櫃化三’을 온전히 풀이한 셈이니, 一(三一)이 무궤화삼에서 비로소 유궤화삼이라는 가시적(可視的)인 모습으로 인간의 의식에서 生한다는 말이다.

 

* 運三四成環五七은 ‘3과 4로 움직여 5와 7로 고리를 이룬다’는 말인데, 앞의 7, 8, 9가 인간의 내면에서 大十으로 生할 적에 비로소 움직이기도(運) 하며 고리를 이루기도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一積十鉅’하여 이루어진 ‘化三’이 4상을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1년 12개월, 하루 12시간이다. 만약 셋이 하나 되지 못한 상태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하여도 그건 온전한 것이 못 되어 결코 고리를 이룰 수 없다. 고리를 하필이면 5와 7로 이룬다고 한 것은, 5는 4상이라는 평면의 중심이고, 7은 6합(상하, 전후, 좌우)이라는 입체적인 공간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즉, 5와 7이 하나로 일관한다 함은 평면과 입체로 벌어진 모든 사물의 중심을 한데 꿰어뚫은 ‘깨달음’을 의미한다. 인체로 치면 얼굴의 5관과 7규, 몸통의 5장과 7정이 하나로 일관한 상태를 가리킨다. 지부경의 ‘天一貫五七’의 해설을 참고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 一妙衍은 ‘1이 묘연한다’는 말인데, 묘수 1과 대연수 50을 가리킨다. 5와 7은 사실 같은 大十字의 중심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는 곧 생수와 성수의 꼬리와 머리를 이어주는 것인 동시에, 평면과 입체의 머리와 꼬리가 이어지는 상징이기도 하다. 5와 7 사이의 1은 천부경의 중심 수 ‘6’을 가리킨 것인데, 6으로부터 모든 형상이 나 생하는 법이므로 易에서는 6을 곤(坤)이라고 한다. 앞에서 大三合六은 天三(1,2,3)과 地三(4,5,6)의 합이라고 하였으니, 1에서 6을 합한 21이 된다. 21을 侍天主라고 하는 것도 이런 데에 기인한다. 묘수는 생생불궁하는 기본 태극을 가리키며, 대연수는 1에서 천변만화로 불어나는 모든 수를 가리킨다. 그것은 50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는 곧 5陽土와 十陰土에서 모든 것이 벌어진다는 걸 상징한다. 열 개의 숫자는 모두가 5행의 속성이며, 5행은 土(1 + 4, 2 + 3)의 속성을 대표하는 것이므로, 열 개의 숫자는 5 × 10 = 50이다. 그러나 1에서 10을 합한 대정수는 55가 되니, 이는 大三合六이 이 모든 것의 바탕에 들어 있다는 걸 일러준다. 이를 잘 궁구하면 묘연의 이치를 통달할 것이다. 지부경의 ‘天一貫五七 地一貫四八 人一貫六九’에 대한 해설을 참고하기 바란다.

 

* 萬往萬來用變不動本은 ‘만 번 가고 만 번 와도 그 쓰임은 무궁하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인데, 하필이면 만 번이라고 한 까닭은, 그 단위가 다섯이기 때문이다. 즉, 十字의 중심에서 4방으로 왕래를 하면서 무쌍한 변화를 하여도 그 중심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무진본‘은 시간의 근본을 가리키고, ’부동본‘은 공간의 근본을 가리킨다. 즉, 析三極으로 벌어진 一은 一積으로 十鉅한 상태가 되면 묘연으로 온 우주의 공간을 충만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깨달음의 세계를 가리킨다.

 

* 本心本太陽은 ‘본심은 본태양’이라는 말인데, 저 하늘에 보이는 태양은 허상이요, 인간의 마음이 진상이다. 이 역시 앞의 문장과 그 맥락이 이어지는 것으로, 本心은 天心, 地心이 하나로 일관한 人心을 가리킨다. 즉, 천지인 3재의 이치를 온전히 깨달아 유불선이 하나 된 마음을 가리킨다.

 

* 昻明人中天地一은 ‘사람속에서 천지가 하나 되어 밝게 되는 걸 높이 우러러보라’는 말씀이다. 천지가 아무리 드넓다고 하여도 오직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3극에 지나지 않으니, 이를 일적십거하라는 가르침이다.

 

* 一終無終一은 ‘一로 끝나는데 끝나는 一이 없다’는 말이니, 이 역시 ‘본래 만물은 시종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셋이 하나로 일관하였으니, 어찌 끝나는 게 하나뿐이라고 할 수 있으랴! 라는 뜻이다.

2012년 12월 10일(을사일)에

 

                                                   천부동 왕 정산 합장

 

* 천부경은 반드시 지부경과 비교하면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빛은 어둠과 비교해야 선명한 것처럼, 하늘은 반드시 땅과 비교해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천부동 공부방'에 있는 '천부경, 지부경 해설'편을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 글도 다시 정리해야 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