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경 해설(완결 편)
* 十終有終十 : 十이 끝나지만 끝나는 十이 있다.
一始無始一과 정반대의 뜻이다. 하늘에서는 모든 게 3극으로 갈라져 모이는 것이 없으므로 無始一이지만, 땅에서는 3극이 한데 모여 물질적인 형상으로 나타나니 그것을 가리켜 十이라고 한다. 앞에 있는 十終의 十은 3극이 모인 것이요, 나중에 있는 終十의 十은 음양이 합한 것이다. 우주라는 수박을 세 번 가르면 내면에 있는 大十字는 3극이 한데 모인 것이며, 표면에 생기는 여섯 개의 十字는 음양(두 개의 선)이 합한 十字다. 즉, 3극이 모인 대십자가 음양으로 갈라져도 역시 십자로 남는다는 게 十終有終十이다.
* 靜九抱一一九白宏 : 고요한 아홉 개가 속에 一을 품으니 一九가 白宏(밝고 크게 됨)하다.
천부경에서는 천지인이 각기 3극으로 갈라져 1 ~ 9까지 아홉 개의 숫자가 짝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므로 動九다. 그러나 지부경에서는 아홉 개의 숫자가 모두 짝을 만난 十字가 되어 안정을 이루니 靜九라고 한다. 動九는 1 ~ 9까지 一의 상태였으나, 靜九는 아홉 개의 숫자가 모두 一을 안아 十을 이룬 상태이므로 抱一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아홉 개의 숫자가 모두 음양을 만나니 음도 살고, 양도 살게 되니 이를 가리켜 白宏이라 하였다. 이것은 음양이 합한 아홉 개의 十字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나 땅에서는 하늘과 달리 열 번째의 숫자가 등장을 하게 마련이니, 그 이유는 석삼극으로 흩어졌던 3극이 한데 모이기 때문이다. 그걸 그림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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動九(一九) |
抱一 |
靜九(十九) |
天 |
1감수 |
1감수 + 1(10건천) |
11귀체 |
2곤지 |
2곤지 + 1(9리화) |
11귀체 | |
3진뢰 |
3진뢰 + 1(8간산) |
11귀체 | |
地 |
4손풍 |
4손풍 + 1(7손풍) |
11귀체 |
5중궁 |
5중궁 + 1(6중궁) |
11귀체 | |
6건천 |
6건천 + 1(5진뢰) |
11귀체 | |
人 |
7태택 |
7태택 + 1(4태택) |
11귀체 |
8간산 |
8간산 + 1(3감수) |
11귀체 | |
9리화 |
9리화 + 1(2곤지) |
11귀체 | |
大十字 |
天父 + 地母 + 人子 |
* 動十生一折化三三 : 動十은 一을 낳아 三三으로 化한다.
하늘에서는 3극이 각기 析한 상태이므로 十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十이 없었던 게 아니라 다만 드러나지 않았을 따름이므로 하늘의 十은 靜十이라고 한다. 땅에서는 반대로 十이 활발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을 하게 되므로 動十이라고 한다. 천지의 음양이 十을 하면 生一을 하게 되므로 動十生一이다. 이렇게 生一을 하게 된 것을 가리켜 11귀체라고 한다. 천지인 3계가 모두 11귀체를 하게 되는 걸 가리켜 折化三三이라고 한다. ‘절화‘는 ’손으로 쪼개서 만들다‘는 말이니, 천부경의 일석삼극과 대조적인 표현이다. 일석삼극은 하나를 셋으로 쪼개는 것이지만, 절화삼삼은 그 쪼개진 것을 다시 잘 다듬어서 쓰기 좋게 묶어 놓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일석삼극은 광산에서 캐 낸 광물이라면, 절화삼삼은 그걸 정제한 보석이다. 천부경의 無櫃化三과 대조적인 것이 바로 지부경의 ’折化三三‘이다.
* 天一貫五七地一貫四八人一貫六九 : 하늘은 五七을 하나로 뚫고, 땅은 四八을 하나로 뚫으며, 사람은 六九를 하나로 뚫는다.
1에서 9까지의 숫자 중에서 4,5,6은 중심 수다. 그중에서도 4는 天中, 5는 地中, 6은 人中을 상징하는 수다. 7은 天終, 8은 地終, 9는 人終을 가리킨다. 하늘은 땅의 중심을 사용하고, 땅은 하늘의 중심을 사용하는 게 대자연의 철칙이다. 그러므로 天終7은 地中5를 일관하고, 地終8은 반대로 天中4를 일관한다. 사람은 천지를 다 내포하였으므로 스스로의 내면을 활용한다. 그래서 人終9는 人中6을 일관한다고 하였다. 5 × 7 = 35는 仙道를 가리키고, 4 × 8 = 32는 佛道를 가리키며, 6 × 9 = 54는 儒道를 가리킨다. 이 셋을 다 합하면 121이 나오는데, 이는 곧 11 × 11이니 절화삼삼이 충만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5는 본래 평면(4방)의 중심이요, 7은 입체(6합)의 중심이므로 五七一貫은 평면과 입체의 중심을 하나로 꿰어 뚫는다는 말이 된다. 이는 곧 유불선 3도의 일체화가 인간의 내면에서 벌어진다는 뜻이다.
* 神龜負九五極圖本 : 신령한 거북이 九五極圖本을 짊어지고 나왔다.
이것은 우왕이 발견한 낙서를 가리킨다. 낙서는 1감수에서 9리화까지 도합 45수로 되어 있으니 九五라고 하였다. 九五는 아홉 개의 수가 모두 5 행을 가리킨다는 말이다. 5행은 형상의 중심에 들어 있는 기본적인 다섯 가지 요소인데 목화토금수라고 한다. 하늘을 가리키는 복희도는 天中수 4 × 9 = 36도수요, 땅의 형상을 가리키는 낙서는 지중수 5 × 9 = 45도수이며, 사람을 가리키는 용담도는 인중수 6 × 9 = 54 도수다. 그런데 왜 그중에서 낙서 45를 극도(3극도)의 근본이라고 했을까? 그것은 낙서가 형상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형상이 있는 물질은 고정적인 것으로 天이나 人처럼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진리는 보이는 것을 통해서 안 보이는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 七八化像行三八政 : 七八이 형상으로 화하고, 三八이 行政을 한다.
이것은 천부경의 ‘生七八九’에 대한 설명이다. 七은 인간의 의식을 밝게 하는 7성이요, 八은 8방으로 드러난 사물이므로 七 × 八 = 56은 28성수가 두 번 음양으로 돌면서 어두운 밤하늘을 밝혀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곧 天門에 능통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三八은 생수와 성수의 중심에 해당하는 수이므로 사물의 모든 생성을 도맡아서 처리하는 상징이 三신 × 八괘 = 24다. 8괘는 모두 3효로 되어 있으니, 삼팔로 행정을 맡아보는 격이다. 이것이 대자연의 현상으로 나타나면 24절기가 되어 자연의 모든 질서를 유지하는 행정을 맡아본다.
* 乾坤配合九六通約 : 건곤은 九六으로 通하자는 약속(約束)으로 배합 하였다.
건곤은 순양과 순음의 상징이니 천지가 곧 그것이다. 하늘은 9로, 땅은 6으로 배필을 맺으니, 하늘은 변화의 합체요, 땅은 형상의 합체이기 때문이다. 9는 9천에서 9변을 하는 상징수요, 6은 땅에서 6기로 그 변화를 상징하니 곱하면 54다. 54는 그 속에 자녀인 1을 품게 마련이니, 이를 합하면 대정수 55다.
* 六六大化十十理機三十六宮十三月國百八神人 : 六六이 크게 되면 十十하는 理機(이치의 틀)요, 36궁과 13월국과 108신인이다.
六六은 36이요, 十十은 100이다. 6은 본래 천1, 지2, 인3을 합한 수요, 十은 1, 2, 3, 4를 합한 수다. 1, 2, 3은 3극으로 벌어지는 상징이요, 1, 2, 3, 4는 그 모든 걸 담는 그릇이다. 즉 100에는 36이라는 허공(6기의 집합)이 4상이 세 번 거듭 곱한 64괘상(4 × 4 × 4)과 함께 어울린 셈이다. 천부경은 九九理機로 81자로 표기하였다. 九九理機는 一之一坎爲水괘에서 九之九離爲火까지 大宮이 81궁으로 운행하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반해, 十十理機는 二之二坤爲地괘에서 十之十乾爲天괘까지 대궁이 운행하는 황극력을 가리킨다.
六六大化는 36궁을 만드는데 그것은 황극력의 한 중심을 가리킨다. 8괘의 중심에서는 아무런 괘상이 생기지 않는데, 그곳은 본래 허공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十三月國은 자전의 마지막인 12시간과 그 한 중심을 합한 셈이다. 이를 가리켜 ‘天有十三度’라고 하는데, 그것은 곧 천부경의 ‘運三四成環’의 중심점을 의미한다. 즉, 자전과 공전의 일치점을 말하는 것으로 12시로 자전도수인 하루가 끝나면 13이 되면서 공전도수 하루가 시작한다. 이것은 64괘를 65가 한 주기로 담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百八神人은 극도본(낙서) 45를 기반으로 하여 하도(天) 36 × 3신과 용담(人) 54 × 2로 108이 된다는 걸 가리킨다. 108神人이라고 한 것은 神은 하도(天)에서 나오고, 人은 용담(人) 도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十十行道大神機漏盡一九宏同化十 : 十十으로 도를 행하면 대신기가 끝이 없으며, 一九가 크게 十으로 同化한다.
十十行道는 황극력이 十之十까지 운행하는 걸 가리킨다. 과거의 태양력과 태음력은 九九로 行道하여 81로 끝나기 때문에 적멸수 十九를 깨닫지 못했다. 十十行道를 하게 되면 대신기가 누진통에 이른다. 누진통은 삼명육통<(三明六通 : 三明은 천안명(天眼明), 숙명명(宿命明), 누진명(漏盡明), 六通은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족통(神足通), 누진통(漏盡通)>의 마지막 단계다. 一九가 크게 같아진다 함은 아홉 개의 숫자가 모두 11귀체를 이룬다는 말씀이고, 化十이라고 한 것은 이 모든 것은 大十字라는 한 곳으로 귀화(歸化)하기 때문이다.
* 十始有始十 : 十이 시작하는데 시작하는 十이 있다.
이것은 十終有終十과 반대의 현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十은 음양이 모여 형체를 이룬 상태이므로 반드시 그 시종도 음양이 합한 상태다.
(종합)
이상 간략하게 지부경에 대한 해설을 마치겠지만, 천부경은 하늘의 무형적인 이치를 가리킨 것이요, 지부경은 하늘의 그것이 땅에서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천부경의 一이 3극으로 쪼개져 九九行道하던 것을 지부경에서는 十으로 한데 모아 十十行道로 11귀체를 이루니, 이로써 지상천국의 이념인 황극력이 탄생한다. 이제는 태양과 태음이 左右輔弼하여 인간이 成道하는 황극력으로 온 세상이 개명천지하게 된다는 것이 천부경과 지부경의 교시(敎示)다. 이것이 바로 개천입교, 이화세계, 홍익인간이 되는 길이며, 현대적으로는 시천주와 인내천을 구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