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괘와 양괘의 순환은 3단계로 되는 경우가 있고, 8단계로 보는 경우가 있다는 건 어제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차이점에 대한 걸 어제의 주제로 삼았다. 이에 배한 코쿤님의 견해는 <팔괘를 보는 관점이 5행을 기준으로 하느냐, 아니면 6기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5행기준의 경우는 단순히 음효와 양효를 구분한 것이니 이는 음양의 형상을 기준삼은 것이며, 6기기준의 경우는 음양을 시간과 거리비례로 본 것이니 이는 음양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입니다.>고 하였다.
팔괘와 5행 6기! 거기에는 어떤 상관이 있을까? 물론 다 같은 우주대자연의 현상에서 나왔지만, 그 보는 관점은 다르다. 사물의 형상을 위주로 한 것이 팔괘라면, 운기(運氣)를 위주로 한 것이 5행6기다. 8괘는 어디까지나 사물의 형상적인 면을 위주로 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주라는 수박을 가른 3획은 3효요, 그로 인해 벌어진 여덟 조각은 8괘라는 말이다. 5행은 음양(두 개의 선)이 합하여 생긴 十字(4방과 중심)에서 나온 것이고, 6기는 수박의 표면에 생긴 여섯 개의 十字를 가리킨다. 이와 같은 기초적인 것들을 명료하게 정리가 되지 못하면 우주의 형상과 변화의 원리를 제대로 찾는 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천부경과 지부경의 해설도 마찬가지다.
<☰ - ☱ - ☳ - ☷>와 <☰ - ☴ - ☶ - ☷>, 혹은 <☷ - ☳ - ☱ - ☰>와 <☷ - ☶ - ☴ - ☰>에서 보는 것처럼 건이 곤으로 되거나, 곤이 건으로 되는 과정은 3단계다. 그럼, 건에서 시작해서 다시 건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은? 6단계다. 역으로 곤에서 다시 곤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6단계다.
이것을 괘상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 ☱ - ☳ - ☷ - ☶ - ☴ - ☰>
1 2 3 4 5 6 7
<☷ - ☳ - ☱ - ☰ - ☴ - ☶ - ☷>
1 2 3 4 5 6 7
이처럼 본래 자신이 있던 곳으로 회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6단계를 거쳐 7수가 되어야 한다. 6단계를 거치는 이유는, 음도 3단계로 양도 3단계로 변하는 ‘3음3양’의 원리 때문이다. 다 알다시피 3음3양은 6기의 작용이다. 이것을 어제의 주제와 연결시킨다면 <3단계로 순환하는 음양의 변화는 6기의 작용을 가리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수식으로 표기하면 3 + 3 = 6이 된다.
이에 반해, 8단계로 나타나는 괘상의 변화는 6기와는 무관하다. 그것은 그냥 최초의 음양 2가 4상으로 갈라지고, 그것이 다시 8괘로 갈라지는 걸 가리킨다. 즉 2 × 2 × 2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 천부경의 ‘大三合六生七八九’가 정밀하게 풀어진다는 걸 알게 된다. 위의 <3 + 3 = 6>은 ‘大三合六’을 가리킨다.
오늘의 주제
生七八九를 위와 연결해서 생각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