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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이야기 59

영부, 精山 2012. 12. 27. 08:57

천택리는 하늘 밑에 못이 있는 형국이다. 이것은 비록 건괘를 제외한 8괘중에서 가장 양이 풍부한 못이지만, 도저히 하늘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다소곳하게 순응하는 모습이라고 하여 <履>라 하였다. 履는 시체를 가리키는 尸와 거듭한다는 復이 합쳐진 글자이니, 이는 곧 <나 죽었소>하며 조용히 따라간다는 의미이다.

 

천택리를 더 자세히 살피려면 택천쾌를 알아보는 게 좋다. 택천쾌는 천택리와는 반대로 못이 하늘 위에 올라간 상황이다. 하늘에 있어야 할 양기가 모두 밑으로 내려와 땅에서 수증기가 위로 올라간 모습이다. 하늘 밑에 있는 못이 제아무리 많은 수증기를 발산한다고 해도 티 한 점 없이 맑고 밝은 하늘을 가리키는 천택리에 비한다면, 하늘을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은 형국이 택천쾌다. 날씨로 친다면 천택리는 아주 맑고 화창한 상태라면, 택천쾌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상태다. 천택리는 하늘의 높은 벽을 실감하여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순종하는데 반해, 택천쾌는 맨 위에서 압제를 하는 소인배를 처결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셈이다. 권좌에서 마지막으로 발광하는 독재자나 부정축재자를 처단하기 직전의 상태가 택천쾌다.

 

오늘의 주제

하늘 밑의 못을 가리키는 천택리와 하늘 밑의 산을 가리키는 천산둔의 차이점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