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살아야 내 몸이 산다 / 아보 토우루 지음 / 이상미디어지난 연말까지도
건강에 대한 화두는 ‘공복’이었다. 성인질병의 대다수가
영양과다에서 비롯되는 점을 지적하면서 ‘속을 비워야 건강하게 산다’는 주장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화두가 올해 들어서자 마자 ‘
면역력’으로 옮아갈 태세다. 만병의 근원은 면역력 저하에서 비롯되고, 이를 보강하면 고혈압부터 암까지 스스로 고칠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자인 아보 토오루(66)는
일본의 저명한 의학자로 1996년 ‘백혈구의 자율신경 지배구조’를 세계 최초로 밝혀내 스트레스와 질병 발생의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질병들 대다수, 특히 고혈압, 당뇨병, 각종 암은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된 잘못된
습관과 주변
환경 때문에 생기는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생활습관이 잘못 자리잡으면 자율
신경계, 체온, 백혈구,
에너지 생성계에 이상이 생기고 면역력이 떨어진단다. 이들 네 가지
요소는 몸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으로 ‘건강한 생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들 네 가지 요소를 키워드 삼아 발병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일상의 지침을 제시한다. 의학적인 전문지식이 없어도 ‘상식’수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경우
고민과 불안, 근심 같은 평소의 정신활동이 지나치면 그 균형이 무너진다. 그것이 면역력이 약화로 이어져 병이 된다. 그 긴장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위염과 위궤양, 과민성 대장염, 치질, 크론병, 치주농양 등이 생기고, 때때로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반대로 긴장완화 상태가 이어지면 부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신체 능력이 저하되거나 무기력, 우울증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결국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건강의 제1수칙은 절대적인 수면시간 확보라는 것이 도출된다.
체온도 건강의 중요한 요소다.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은 37%, 체내 효소의 기능은 50%로 뚝 떨어진다. 체온이 낮아지면 대사산물이 혈액이나 체액 속에 잘 용해되지 않는 불용화가 시작된다. 그러니 ‘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으면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질병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질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무관심하게 상태를 방치했던 것이다. 건강과 질병의 열쇠는 면역력이 쥐고 있는 셈이다. 박재현 옮김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