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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言聽神計用

영부, 精山 2013. 1. 26. 08:47

④ 言聽神計用

 

서종과의 마지막은 ‘언청신계용’입니다. 말 그대로 ‘말을 하고 들으며 계산을 하여 사용하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팔괘로 익자삼우와 손자삼우를 판단하는 손익을 계산하는 게 하늘이요, 하늘의 상서를 그대로 4상에 비추는 것이 땅이라면, 이 둘을 합하여 온전한 언행으로 계용을 하는 건 인간입니다. 아무리 천지가 시공을 지어준다고 하여도 그것을 계산하고 활용하는 일은 인간의 몫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언청신계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이 눈이 있어도 못 보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예수는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고 갈파(喝破)했던 것입니다. 천지인 3신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귀와 입은 허수아비나 다름이 없으니, 이를 가리켜 ‘우상(偶像)’이라고 하였습니다. 성경의 십계명(十誡命)의 우상숭배는 바로 이런 상태를 두고 한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이목구비는 다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사로운 데에 사용하느냐, 아니면 3신일체한 상태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상과 사람으로 나누어집니다. 옛 말에 이르기를 ‘그날에는 십리를 가도 사람을 보기 힘들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괴질로 인해 세상에 사람이 진멸한 지경에 처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것이 마치 육적인 괴질로 오해를 하지만, 이미 이 세상 대부분은 영적인 괴질로 인해 우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십리가 아니라 백리를 가도 진정으로 3신의 눈과 귀, 코, 입을 지닌 사람을 찾기는 매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언청신계용‘이라는 다섯 문구는 5행을 가리킵니다. 즉 인간다운 인간은 5행을 신처럼 활용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행은 4상과 그 중심을 합한 것인데, 4상은 겉으로 드러난 형상을 가리키는데 반해, 5행은 4상속에 들어 있어 보이지 않는 신의 요소(要所)를 가리킵니다. 즉, 신이 자신의 모습을 겉으로 드러낸 것이 4상입니다. 신은 천지인 3신이므로 결국 3 × 4 = 12로 신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걸 가리켜 12지지, 혹은 12시간이라고 합니다. 12지지는 주로 신의 형상적인 면을 부각(浮刻)시킨 것입니다. 그러기에 쥐, 소, 호랑이 등등, 12띠의 면면을 살펴보면 신의 모습을 알 수 있게 마련입니다.

 

‘언청신계용’의 중심에 神이라는 글자가 한 개 밖에 없으니, 대부분 一神으로 보게 마련이지만, 그것은 3신의 합일체라는 건 이미 말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천부경의 ‘一始無始一析三極’과 같은 뜻으로, 3신을 두고 한 말입니다. 그 신이 4방으로 드러난 것이 12지지라고 했지만, 그 신 자체가 3신이므로 중심까지 합하면 15가 됩니다. 이를 두고 ‘天行 15도’라고도 합니다. 12의 중심 수는 ‘天有13도’라고 하는 것과 대조적인데, 13은 형상의 중심을 가리킨 것이요, 15는 변화의 중심을 가리킨다는 점이 다릅니다.

 

천행 15도는 1년 24절국(혹은 절기)으로 나타나는데, 5일 60시간을 한 마디로 하여 시 - 중 - 종의 3단계로 벌어집니다. 이에 비해 천유 13도는 형상의 중심을 가리키는 것으로, 64괘의 중심인 65는 13이 다섯 개인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행

1군 : 4

2군 : 3

3군 : 2

4군 : 2

5군 : 1

6군 : 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군

1군

大有

2군

大壯

1군

小畜

3군

2군

大畜

4군

1군

4군

3군

5군

歸妹

2군

中孚

6군

2행

1군 : 1

2군 : 2

3군 : 3

4군 : 2

5군 : 4

6군 : 1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4군

3군

1군

同人

2군

4군

5군

3군

家人

5군

旣濟

5군

5군

明夷

2군

无妄

3군

6군

3행

1군 : 2

2군 : 2

3군 : 2

4군 : 4

5군 : 2

6군 : 1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噬嗑

5군

4군

4군

3군

2군

1군

1군

大過

2군

3군

4군

4군

5군

6군

4행

1군 : 1

2군 : 2

3군 : 3

4군 : 2

5군 : 4

6군 : 1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3군

2군

5군

未濟

5군

5군

3군

5군

4군

2군

1군

3군

4군

小過

6군

5행

1군 : 4

2군 : 3

3군 : 2

4군 : 2

5군 : 1

6군 : 태극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2군

5군

3군

4군

1군

4군

2군

3군

1군

2군

1군

1군

太極

                         합 : 1군 12개, 2군 12개, 3군 12개, 4군 12개, 5군 12개, 6군 4개, 태극 1개

 

위 도표를 보면 65를 한 묶음으로 하는 64괘가 나와 있습니다. 64괘인데 어찌하여 65를 한 묶음을 하는 걸까? 그것은 64의 음양을 합하면 65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순양으로 구성된 1건위천의 상대는 순음으로만 구성 된 64곤위지입니다. 이 둘을 합하면 1 + 64 = 65가 나옵니다. 2택천쾌와 상대적인 것은 63산지박인데, 이 둘을 더해도 역시 65가 나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65가 모든 걸 담는 그릇이라는 걸 입증하는 셈인데, 그것을 다른 말로 태극이라고도 부릅니다. 65는 결국 13 × 5이니, 이는 곧 5행은 각기 천유13이 들어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건 4상이요, 그 속에 보이지 않는 핵이 있으니 그걸 1태극(3신이 일체화한)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64괘가 결국은 삼신이 일체화한 신이 자신의 형상을 64개로 세분하여 나타내는 현상이라는 걸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따로 장(場)을 달리하여 거론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생략하기로 하겠지만, 64괘의 신비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언청신계용에는 천행15도와 더불어 천유14도도 동시에 들어 있다는 정도로 그치도록 하겠습니다.

 

‘언청신계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중심에 神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人中天地一을 가리키는 것으로, 현무경이 나오기 전에는 사람의 의식에서 천지가 하나 되지 못하였다는 뜻입니다. 그간 세상에는 무수한 인간들이 왔다 갔으며, 개중에는 예수와 석가, 공자와 같은 성인들도 계신데, 人中天地一을 이룬 사람이 없었다고 하면 과연 몇 사람이나 수긍할까요? 그러나 그런 분들은 특수한 예외에 속하는 것이지, 결코 보편화된 상태는 아닙니다. 즉, 아파트를 지을 적에도 먼저 모델이 나와야 하는 것처럼, 이상적인 인간상을 인류에게 제시하기 위한 모델로 나오신 분들이니 천지를 하나로 모은 분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본다면 아직 후천의 가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매다운 열매는 맺혀지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증산 같은 개벽주께서도 아무 때나 인신(人身)으로 탄강(誕降)하지 못하고, 辛未생(서기1,871년)으로 오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법입니다.

 

<하루는 辛元一이 청하여 가로대 선생이 천지를 개벽하여 새 세상을 건설한다고 하신 지가 이미 오래이며 공사를 행하기도 여러 번이로되 시대의 현상은 조금도 변함이 없으니 제자의 의혹이 자심하나이다 선생이시여 하루빨리 이 세상을 뒤집어서 선경을 건설하사 남의 조소를 받지 않게 하시고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에게 영화를 주옵서서 하거늘 개벽주 일러 가라사대 인사는 기회가 있고 천리는 도수가 있나니 그 기회를 지으며 도수를 짜내는 것이 공사의 규범이라 이제 그 규범을 버리고 억지로 일을 꾸미면 이는 천하에 재앙을 끼침이요 억조의 생명을 빼앗음이라 차마 할 일이 아니노라>

 

이처럼 모든 일에는 규범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런 공부를 하는 이유도 천지의 규범을 알고 거기에 맞추어 살기 위함입니다. 예부터 ‘順天者는 흥하고, 逆天者는 망한다’고 하였는데, 선천에는 그냥 막연한 인륜도덕을 지키는 일이 순천하는 일이라고 하였으나, 현무경에는 기회와 도수에 관한 것을 밝혀 놓았으니, 이를 가리켜 합니다. 언청신계용은 삼신일체를 이루어 개벽의 도수를 듣고 말하며, 계산하여 활용하라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神이라는 글자는 본래 臼(양손 국)을 한데 모은 모양에서 온 것인데, 이것이 나중에 ‘절구 구’, ‘꿸 관’으로 바뀌었습니다. 거기에丨을 더하여 申이 더하였으며, 示와 합하여 神으로 되었습니다. 示는 본래 제단을 가리키는 문자입니다. 따라서 神에는 음양을 하나로 꿰뚫은 신을 모신다는 의미가 들어 있으니, 이는 곧 人中天地一한 상태를 가리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