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괘는 인간이 만들어 낸 것 중에서 가장 신묘한 상징이다. 오죽하면 후천 개벽의 결정판인 현무경의 첫 머리도 '여덟 자'로 머리를 들어 8괘로 후천 개벽의 시작을 하라는 암시를 주고 있을까? 그러기에 틈만 나면 8괘에 대한 묵상을 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코쿤님이 정성껏 올려준 도표를 보면 여러가지로 공부할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일일이 열거하려면 방대한 분량이 될 것이다. 여러 곳에서 강좌를 하다 보니 8괘에 대해 알고 싶은 열망은 있는데, 제대로 알려 주는 선생이 별로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제대로 된 선생이라는 건 아니다. 나도 역시 그런 열망으로 공부하고 있는 학인일 따름이다.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대전에 계신 분들과 통화를 하였는데, 역시 제일 급선무는 기초가 튼실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런 면에서는 8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침이 없는 게 소성괘에 대한 기초다. 소성괘에 눈을 뜨지 못하면 대성괘는 그만큼 힘들어 진다. 앞의 도표는 매우 질서정연한 것이지만, 기초가 없다면 그 역시 한 장의 그림에 불과하리라.
8괘의 기초는 복희 8괘다. 그걸 다시 한 번 살펴보자.
1건천에서 8곤지까지의 배열은 하늘의 사상과 땅의 사상을 기초로 하여 나왔다는 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늘의 4상과 땅의 4상을 구별하는 기준은 맨 밑의 효가 양이냐, 아니면 음이냐 하는 것이었다. 8괘가 3효로 된 것은, 1석3극의 원리에 따라 모든 사물을 세 번 가르게 마련인데, 맨 처음을 하효 1극, 다음에 중효 2극, 끝을 상효 3극으로 본 것이다.
그러므로 음의 시작은 5손풍이요, 양의 시작은 4진뢰라고 본다. 음의 종말은 2태택이요, 양의 종말은 7간산이라고 한다. 음의 중간은 3리화요, 양의 중간은 6감수다. 이렇게 해서 생긴 명칭이 손장녀, 리중녀, 태소녀이며, 진장남, 감중남, 간소남이다.
하지만 복희 8괘도의 순서는 1건천, 2태택, 3리화, 4진뢰, 5손풍, 6감수, 7간산, 8곤지다. 이것은 순양인 하늘(1건천)에서 음1(2태텍 - 양 6), 음2(3리화 - 양5), 음3(4진뢰 - 양4), 음4(5손풍 - 양3), 음5(6감수 - 양2), 음6(7간산 - 양1), 음7(8곤지 - 양0)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러나 반대로 땅에서 양이 상승하는 과정을 그린다면 복희도의 배열은 사뭇 달라진다.
오늘의 주제
순음인 땅(8곤지)에서 순양(1건천)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어떤 배열로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