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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 이야기 89

영부, 精山 2013. 2. 1. 07:55

복희도는 참으로 생각할 게 많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우주만물을 단지 여덟 개로 분류하여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으니 당연한 현상이리라. 그래도 그것은 문왕도에 비하면 쉬운 편이다. 왜냐하면 복희도에는 분명한 질서가 있지만, 문왕도에 이르면 그마저 무너지고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주역원론에는 문왕도에 관한 기록은 극히 적은 분량만 기술하였다.

 

하지만 복희, 문왕, 용담이라는 3대 상서는 천수상한 지침이다. 그러기에 누가 뭐래도 반드시 3도에 관한 탐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바로 개벽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문왕도의 4손풍은 본래 복희도의 2태택이 있던 곳이다. 그곳으로 왜 4손풍이 들어간 걸까? 그것은 8간산이 복희도의 4진뢰가 있던 곳으로 들어간 것과 함께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복희도의 2태택은 하늘에서 음이 최초로 하강하는 곳이며, 4진뢰는 반대로 땅에서 양이 최초로 상승하는 곳이다. 반대로 손괘는 하늘 위에 있던 음기가 땅에 최초로 내린 상태이며, 간괘는 땅위로 솟은 최초의 양이다. 이를 뒤집어서 말한다면 비록 형상으로는 산이 땅에서 제일 높이 솟아 있지만, 그 시작은 진괘이고, 태괘갸 비록 하늘 꼭대기로 올라가 제일 높은 음이지만 그 시작은 손괘라는 말이 된다.

 

복희도는 보이는 형상을 위주로 하지만, 문왕도는 그 이면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위주로 한다. 그러기에 양이 극성한 곳에서 음이 시작한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서 태괘의 시작은 손괘에서 비롯한다고 한 것이다. 태괘는 잔잔한 못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비록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강력한 양기가 있지만, 위에 있는 음기가 비교적 수평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손풍이라는 바람이 불면 택풍대과가 나온다. 잔잔한 못이 밑에서부터 불어닥치는 거센 바람을 더 이상 잡아두기에는 너무 지나치기에 대과라고 하였다. 이는 곧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조짐이다.

 

오늘의 주제

손괘가 태괘로 이동한 것을 가리켜 '풍종호(風從虎 : 바람 따라 호랑이가 달려 감)'이라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