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도의 2태택으로 손괘가 들어가면 풍택중부, 혹은 택풍대과라고 한다.
태괘는 하늘에서 음이 최초로 하강하기 시작한 여린 음이므로 소녀라고 하였다. 손괘는 반대로 하늘의 양에서 벗어나 최초로 땅에 접속한 음을 가리키는 것이니, 이는 곧 최초로 성숙한 여인의 상을 보여준다고 해서 장녀라고 한다.
그런데 손장녀가 태소녀가 있던 곳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형상적인 면으로 본다면 잔잔한 못 위로 한 줄기 시원한 바람이 부는 형국이다.
또는 5행으로 본다면 兌金으로 巽木을 금극목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보는 것도 괘의 이동이 없었다면 결코 추리할 수 없다.
왜 손괘는 태괘로 이동해야 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복희도와 문왕도는 천지라는 상대적인 위치에서 바라본 것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보던 걸 땅에서 보면 정반대로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늘 4상인 2태택은 하늘에서 음이 최초로 하강하는 곳이요, 땅의 4상인 5손풍은 땅으로 음기 닿은 곳이다.
이처럼 이 둘은 서로 상대적이기 때문에 천지가 뒤바뀌는 문왕도에서 보면 당연히 뒤집어 진 곳에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7간산과 4진뢰도 마찬가지다.
손풍이 태택위로 불기 시작하면 풍택중부라 하고, 반대가 되면 택풍대과라 한다.
중부라 함은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가리키고, 대과라 함은 매우 그릇 된 상태를 가리킨다.
왜 그렇게 보아야 할까?
바람은 흩어버리는 역할을 주로 하는데, 그것이 못 위에서 분다 함은 곧 못에 고인 양기를 분산시키기 때문에 중부라고 한다.
본래 태택은 양이 음의 밑에 갇힌 형국이다.
비록 겉으로는 태괘가 넉넉한 부자의 형국이지만, 그 속에서는 항상 요동치려는 양의 기운이 팽배하기 때문에 못의 물은 항상 출렁인다.
그런 상태에서 바람이 분다는 것은 2태택의 연약한 음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손풍의 음기를 맞이해서 좋고, 밑에서 요동치려던 양의 입장에서도 바람의 힘으로 표면으로 튀어 나올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그러나 반대로 바람이 못의 밑으로 들어간다면 양은 더욱 위축되고, 음은 더욱 견고해져서 서로 더 큰 상처만 입는 꼴이다.
그러니 어찌 大過라고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오늘의 주제
위와 같은 관점으로 복희도에서 문왕도로 산천대축과 천산둔이 발생하는 이치를 살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