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괘에 관한 이야기가 어느 덧 100회를 돌파했다.
한 가지 주제롤 놓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듯하다.
하지만 그 한 가지라는 게 어디 보통 일인가?
수 천 년 간 우리의 문화를 주도했던 팔괘가 아닌가?
그 오랜 세월을 지금의 우리가 다시 거슬러 올라 가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분들의 생각과 정성의 결집체를 우리는 편하게 앉아서 맛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얼마나 행운아인가?
천부경이나 주역을 논하는 것은 우리의 뿌리를 찾는 방편이다.
그것은 결국 신을 찾고 신인일체가 되려는 방편의 일환이 아닌가?
그러니 아무리 팔괘 이야기를 한다고 하여도 질리지 않을 것이다.
3리화와 6감수에 대한 주제가 어제의 것이었는데, 거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3리화는 4상 중의 소음이 양으로 화한 것이며, 음으로 화하면 4진뢰라고 하였다.
또한 소양 중의 양은 5손풍이요, 음은 6감수라고 하였다.
이것은 그간 전통적으로 내려 온 역학의 이론이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
어느 곳에서는 이 둘을 서로 바꾸어 놓은 것을 본 일이 있다.
나도 지금까지는 무심코 전통적인 견해에 따랐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건 아닌 듯 하다.
복희도를 보면 밑에 양효가 있으면 전부 하늘 4상이라 하고, 음효가 있으면 땅의 4상이라고 한다.
즉 음괘와 양괘의 구분은 맨 밑의 효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밑에 양효가 있는 3리화와 4진뢰는 음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게 아닌가?
물론 양중의 음이기에 소음이라고 했다지만, 소음이라는 용어 자체가 벌써 음이라는 뜻이 아닌가?
본래 8곤지라는 순음(겨울)에서 순양(여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 3리화와 4진뢰다.
그것은 음 속으로 양이 들어간 상태이므로 밑에는 양효가 들어가고 위에는 아직 음의 기운이 남아 있다고 하여 음효로 그린 것이 아닌가?
이와 대조적으로 한 여름의 열기가 지나면서 음이 발생하여 음효가 밑으로 들어가고, 아직도 열기가 남아 있다고 하여 위에는 양효를 그린 것이 5손풍과 6감수의 바탕이 아닌가?
누가 보아도 겨울에서 여름 사이는 양적인 활동을 하고, 여름에서 겨울 사이는 음적인 활동을 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3리화와 4진뢰는 소양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5손풍과 6감수는 소음을 바탕으로 했다고 해야 한다.
그래야만 5손풍과 6감수를 양이 아닌 음이라고 보는 시각과 일치하며, 3리화와 4진뢰도 음이 아닌 양이라고 보는 시각과 일치한다.
실지로 위에서 음이 하강하고, 밑에서 양이 상승하는 것은 활발하게 교류하는 형국이니 양이라 해야 하고, 반대로 위에 양이 상승하며 밑에 있는 음은 더욱 하강하려고 하는 것은 아무런 교류가 없으니 이를 어찌 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모로 볼 적에 3진뢰와 4진뢰는 소양 바탕으로 하고, 5손풍과 6감수는 소음을 바탕으로 했다고 해야 할 듯 하다.
그렇게 볼 적에 비로소 3리화와 4진뢰, 5손풍과 6감수에 대한 의미가 더욱 선명해 질 것이다.
오늘의 주제
태양과 소양의 차이는 무얼까? 그것을 1건천과 2태택, 3리화와 4진뢰라는 괘상으로 설명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