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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경기 고양시 화정동의 20년 된 낡은 아파트에 살던 이 모씨(36)는 동탄신도시 새 아파트로 이사간 후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날이 없었다.
5살짜리 아들이 조금만 집안에서 뛰어놀아도 경비실에서 인터폰을 걸거나, 아랫집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항의를 쏟아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자기 돈 수백만 원을 들여 집안 바닥에 온통 충격보호 매트리스를 깔고 난 후에야 발 뻗고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지금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건 예전에 살던 20년 된 아파트보다 지은 지 3년도 채 안된 새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이 더 심하다는 점이다.
바닥 두께만 해도 20년 전 지어진 아파트는 120~130㎜ 선에 불과했다. 정부는 2004년에 들어서야 바닥기준을 150㎜로 처음 설정했고, 최근엔 이를 210㎜(벽식구조 기준)까지 상향 조정했다.
바닥 두께가 두꺼워지면 당연히 소음 차단효과도 높아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요즘 지어진 새 아파트 거주자들도 층간소음 면에서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은 바로 아파트 구조의 차이에 있다. 이씨가 전에 살던 아파트는 오래전에 지어졌지만 충격에 강한 소위 `기둥식 구조`로 설계됐다. 건물 뼈대를 철근으로 세우는 골조 방법으로 요즘도 상가ㆍ빌딩 등에 많이 사용된다.
반면 이씨가 새로 이사간 동탄 아파트는 최신식이긴 하지만 충격에 약한 이른바 `벽식구조`다. 전문가들은 "같은 벽식구조라면 바닥 두께가 더 두꺼워진 최신 아파트가 소음차단효과가 더 뛰어나지만 소음차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건설구조"라고 말한다. 벽식구조는 철기둥 없이 내력벽이 무게를 지탱하도록 레고처럼 한 층 한 층 쌓아가는 방식이다. 받쳐주는 기둥이 없다 보니 충격이 온전히 바닥으로 전해진다. 반면 기둥식 구조는 `바닥-보-기둥` 등 3중구조로 힘을 전달받으니 진동ㆍ충격이 아래로 전달되는 정도가 약하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공급과장은 "지난 1990년대 이전에는 건설사들이 기둥식 구조로도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며 "강남에서도 개포 우성 등 기둥식으로 지은 아파트는 벽식으로 바닥을 두껍게 만든 요즘 아파트보다 오히려 층간 소음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5살짜리 아들이 조금만 집안에서 뛰어놀아도 경비실에서 인터폰을 걸거나, 아랫집에서 초인종을 누르며 항의를 쏟아내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자기 돈 수백만 원을 들여 집안 바닥에 온통 충격보호 매트리스를 깔고 난 후에야 발 뻗고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지금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건 예전에 살던 20년 된 아파트보다 지은 지 3년도 채 안된 새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이 더 심하다는 점이다.
바닥 두께만 해도 20년 전 지어진 아파트는 120~130㎜ 선에 불과했다. 정부는 2004년에 들어서야 바닥기준을 150㎜로 처음 설정했고, 최근엔 이를 210㎜(벽식구조 기준)까지 상향 조정했다.
바닥 두께가 두꺼워지면 당연히 소음 차단효과도 높아져야 정상이다. 그런데 요즘 지어진 새 아파트 거주자들도 층간소음 면에서 별로 나아진 게 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은 바로 아파트 구조의 차이에 있다. 이씨가 전에 살던 아파트는 오래전에 지어졌지만 충격에 강한 소위 `기둥식 구조`로 설계됐다. 건물 뼈대를 철근으로 세우는 골조 방법으로 요즘도 상가ㆍ빌딩 등에 많이 사용된다.
반면 이씨가 새로 이사간 동탄 아파트는 최신식이긴 하지만 충격에 약한 이른바 `벽식구조`다. 전문가들은 "같은 벽식구조라면 바닥 두께가 더 두꺼워진 최신 아파트가 소음차단효과가 더 뛰어나지만 소음차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건설구조"라고 말한다. 벽식구조는 철기둥 없이 내력벽이 무게를 지탱하도록 레고처럼 한 층 한 층 쌓아가는 방식이다. 받쳐주는 기둥이 없다 보니 충격이 온전히 바닥으로 전해진다. 반면 기둥식 구조는 `바닥-보-기둥` 등 3중구조로 힘을 전달받으니 진동ㆍ충격이 아래로 전달되는 정도가 약하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공급과장은 "지난 1990년대 이전에는 건설사들이 기둥식 구조로도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며 "강남에서도 개포 우성 등 기둥식으로 지은 아파트는 벽식으로 바닥을 두껍게 만든 요즘 아파트보다 오히려 층간 소음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벽식구조 아파트를 많이 짓기 시작한 것은 노태우 정부 시절 분당 일산 등에 대규모로 신도시를 만들면서부터다. 권 과장은 "신도시 건설 때 단기간 내 공급목표를 채우기 위해 건설사들이 공사기간이 기둥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비용도 저렴한 벽식구조를 도입하면서 건축방식이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2009~2011년 국내 대형건설사 7개사가 건설한 아파트 공급가구수의 85%가 벽식구조로 지어졌으며 기둥식은 2%에 그쳤다. 기둥식이 적용되는 아파트는 최고급 주상복합 등 분양가가 비싼 일부 아파트뿐이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벽식구조의 경우 실내 층고는 평균 2.9m, 골조공사비는 3.3㎡당 66만원 선이다. 반면 기둥식은 층고가 3.25m로 높다. 이 때문에 공사비가 3.3㎡당 82만원으로 벽식보다 15만원가량 비싸다. 가장 일반적인 전용 85㎡형 아파트로 치면 가구당 480만원 정도 건설비가 더 들어가는 셈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단순히 공사비 문제만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기둥식 아파트는 집안 층고가 높아 소음방지효과가 확실히 있지만, 같은 대지에 짓는 가구수가 그만큼 줄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등 발주자들이 선호하지 않고, 공사기간도 한 달가량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가 예전보다 침체되는 상황에서 건축문화 역시 바뀔 시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입주하고 난 뒤 층간소음으로 대대적 민원이 발생하면 결국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다소 비용을 치르더라도 처음부터 잘 짓는 건축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향후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도 기둥식 구조 활성화를 위해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해 기둥식 구조 건설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공공아파트에 층간소음 방지효과가 높은 기둥식 구조가 확산되면 민간에서도 도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2009~2011년 국내 대형건설사 7개사가 건설한 아파트 공급가구수의 85%가 벽식구조로 지어졌으며 기둥식은 2%에 그쳤다. 기둥식이 적용되는 아파트는 최고급 주상복합 등 분양가가 비싼 일부 아파트뿐이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벽식구조의 경우 실내 층고는 평균 2.9m, 골조공사비는 3.3㎡당 66만원 선이다. 반면 기둥식은 층고가 3.25m로 높다. 이 때문에 공사비가 3.3㎡당 82만원으로 벽식보다 15만원가량 비싸다. 가장 일반적인 전용 85㎡형 아파트로 치면 가구당 480만원 정도 건설비가 더 들어가는 셈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단순히 공사비 문제만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기둥식 아파트는 집안 층고가 높아 소음방지효과가 확실히 있지만, 같은 대지에 짓는 가구수가 그만큼 줄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개발ㆍ재건축 조합 등 발주자들이 선호하지 않고, 공사기간도 한 달가량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가 예전보다 침체되는 상황에서 건축문화 역시 바뀔 시점이 됐다고 강조한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입주하고 난 뒤 층간소음으로 대대적 민원이 발생하면 결국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다소 비용을 치르더라도 처음부터 잘 짓는 건축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층간소음으로 인한 향후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도 기둥식 구조 활성화를 위해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해 기둥식 구조 건설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공공아파트에 층간소음 방지효과가 높은 기둥식 구조가 확산되면 민간에서도 도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