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산책 참 좋죠. 마음은 편안해지고 몸도 건강해지는 느낌인데, 실제로 그 효능이 대단합니다.
우울증은 물론, 암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우울증 환자 : (돌아가신 아버님) 유품들을 한 가지 한 가지 정리할 때는 아버님께서 돌아가실 때보다도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암 투병 중 우울증 발생 환자 : 말도 못하게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빨리 죽었으면. 이제 나이도 많고 그러니까.]
겨울을 지내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진 환자들이 병원을 나와 숲을 찾았습니다.
악기를 연주하고, 숲 속 오솔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우울한 기분이 사라집니다.
[박수진/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 : 피톤치드, 음이온, 새소리와 같은 것들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킵니다.]
숲을 걸으면 우울증은 물론 암치료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고려대 병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병원 치료가 끝난 유방암 환자를 2주일간 숲 속에 머물게 한 후 혈액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숲에 가기 전 암환자 혈액 속에는 암을 죽이는 면역세포가 평균 300개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주일이 지나자 면역세포수는 400개로, 무려 30%나 늘어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몸 속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퍼포린과 그랜자임이라는 호르몬도 최고 두 배나 더 분비됐습니다.
이런 효과는 환자가 숲을 떠난 뒤에도 2주일 동안이나 지속됐습니다.
[이성재/고려대안암병원 통합의학과 교수 :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자연살해세포(NK cell)가 수적으로나 또는 질적으로나 증가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던 연구입니다.]
[박순자/유방암 완치판정 : (항암치료받을 때) 방석 하나 들고 비스킷 한 봉지 들고, 깊이 생각 안 하고 명상 집 하나 들고 나무 밑에 가서 살았던 것 같아요.]
숲 치료법은 고혈압이나 아토피 치유에도 이미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말에 근교 수목원이나 숲을 찾아 두세 시간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크게 도움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