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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없이 빛 조절 가능한 ‘인공홍채’ 개발

영부, 精山 2013. 2. 25. 07:41

전원없이 빛 조절 가능한 ‘인공홍채’ 개발

이신두-손영주 교수 “노인 눈 보호에 유용”동아일보|입력2013.02.22 03:33|수정2013.02.22 10:42

[동아일보]

우리 눈은 카메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카메라나 눈의 핵심은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인데 그 역할을 카메라에서는 조리개가, 눈에서는 '홍채'가 한다. 밝은 곳에서 홍채는 동공을 좁혀 빛을 조금만 받고, 어두우면 구멍을 넓혀 빛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홍채 주변 근육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빛 조절이 힘들어 눈부심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 이신두 교수팀은 휘어지는 소재를 이용해 사람의 홍채를 그대로 모사한 '인공 홍채'를 개발했다. 서울대 제공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간의 홍채와 거의 유사한 '인공 홍채'를 개발해 화제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이신두 교수팀은 경희대 한의학과 손영주 교수와 함께 빛의 세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스스로 조절하는 콘택트렌즈 형태의 인공 홍채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 홍채는 동공의 크기를 기계적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별도의 전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분자 구조가 바뀌는 '광학 이성질체'를 이용해 외부 전원 없이도 빛 조절이 가능한 인공 홍채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잘 휘고 인체 거부 반응이 없는 기판 위에 물을 밀어 내는 분자로 홍채 모양의 틀을 만든 뒤, 그 위에 광학 이성질체가 포함된 염료 용액을 얇게 발랐다. 이 용액이 굳는 동안 빛을 쪼이자 부피가 줄면서 실제 홍채와 비슷한 주름도 만들어졌다. 주름이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름이 없다면 '인조 눈'처럼 보일 수 있어서 실제 홍채를 그대로 모사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홍채는 짙은 갈색인데, 염료의 색에 따라 다양하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 없는 미용 목적의 서클렌즈로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선천적으로 홍채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나 사고로 홍채 주변 근육을 다친 사람에게 인공 홍채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홍채 기능이 떨어진 노인의 눈을 보호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권위지 '바이오머티리얼스' 7일자 온라인판에 우수 논문으로 실렸으며, 관련 기술은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 출원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