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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 - 寅符

영부, 精山 2013. 3. 3. 07:28

 

* 인부(寅符)

 

 

 

 

 

 

 

 

 

 

 

 

 

 

 

인부는 2양에 속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經’이 붙을 수 없다는 건 앞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動於禮者는 靜於禮에 曰道理요 靜於無禮則 無道理라고 하였으니, 그 뜻은 禮에서 動하는 것은 예에서 靜해야 도리요, 무례에서 靜한즉 무도리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을 이해하기에는 아직도 애매합니다. 그 이유는 禮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인부에서 이런 기록을 남겼으니 寅과 연결 된 것 중에서 예를 찾아야 하겠군요.

 

子에서는 充者에 대한 걸 언급하였고, 寅에서는 禮에 대한 걸 언급하였다는 데에 주목합시다. 充은 ‘채우려고 하는 욕망‘이니 1양인 子는 巳에 이르러 3양의 온전함을 채우고(이를 3양인 ☰이라 함) 거기에서 1음(이를 󰁌이라 함)이 시작되는 모양을 그린 것이 자부의 형상이었습니다.

예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니, 세 개의 양중에서도 2양에 속하는 것이며, 세 개의 음중에서도 2음에 속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子丑1양, 寅卯2양, 辰巳3양 중에서 寅이 그것에 해당합니다. 또한 午未1음, 申酉2음, 戌亥3음 중에 申酉가 예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動於者는 寅卯를 가리키고, 靜於禮는 申酉를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선천의 양을 위주로 할 적에는 寅卯중에서도 양에 해당하는 寅이 주도권을 쥐고, 후천의 음을 위주로 할 적에는 申酉중에서도 음에 해당하는 酉가 주도권을 쥐게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動於禮者는 靜於禮를 해야 도리라고 한 것은, 寅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酉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군요.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靜於無禮則) 도리가 아니다(無道理)는 말입니다. 자신의 때가 지났으면 마땅히 그 다음 주인공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寅이 지니고 있던 주도권은 세수(歲首)를 여는 일입니다. 12달의 머리를 선천물질문명에서는 寅月로 하는 것을 가리키고 있는 셈입니다. 호랑이가 12달의 머리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그것은 위엄과 호령(號令)으로 모든 기강을 잡는다는 뜻입니다. 호랑이는 백수(百獸)의 제왕이라고 할 정도로 위엄과 힘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號令이라는 용어가 생겼을까요? 호령은 <1. 부하나 동물 따위를 지휘하여 명령함. 또는 그 명령. 2. 큰 소리로 꾸짖음>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虎가 号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문자입니다.

 

밤은 어두운 세상, 무지(無智)와 혼돈(混沌)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밤의 제왕은 그런 세상의 으뜸을 의미합니다. 만인이 모두 의식이 밝아진다면 스스로 다 알아서 질서가 잡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라면 때로는 무리를 가하는 수도 있고, 힘을 사용해야 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을 하는 존재로는 호랑이가 제격입니다. 그래서 12지지 중에서도 호랑이는 동북방에 자리를 잡았으니, 그곳은 복희도의 4진뢰가 자리한 곳으로 기가 가장 센 상태를 의미합니다. 계절로 치면 우수와 경칩에 해당하는 시기이니 강력한 힘으로 어둠에서 벗어나는 상징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천물질문명의 판에서 벌어진 것이요, 후천 정신문명으로 개벽을 하게 되면 더 이상 힘과 위엄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지극히 권위주의적이어서 자칫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뒤집어엎은 분이 바로 일부선생입니다. 일부선생께서는 寅月 대신 卯月을 후천의 세수로 삼아야 한다고 정역에 기록했습니다. 그 이유는 寅은 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후천은 음이 주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陽木이 아닌 陰木에 해당하는 卯가 세수로 등장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양목에서 음목으로 바뀔 뿐, 방위까지 바뀐 건 아닙니다. 온전한 개벽은 음양은 물론 방위까지 뒤집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卯와 정반대 방향에 있는 酉가 동방을 이동을 하게 된 것을 용담도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酉가 卯자리가 있던 정동방으로 이동을 하여 후천의 세수로 등장을 해야 하지만, 五七로 서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법칙에 따라 辰이 있던 곳으로 酉정월이 뜨게 됩니다.

 

인부의 글자 수는 19자인데 ‘현무’까지 합하면 21자입니다. 19자는 적멸수라고 하여 입체적인 우주의 중심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寅을 禮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또한 인부의 운필체수는 23획이 되는데, 이는 곧 22의 중심점을 가리키는 것으로 22는 천간과 지지의 합입니다. 즉 선천과 후천의 천지가 하나로 합하게 되면 그 중심에 있던 인월 세수가 유월 세수로 바뀐다는 걸 획수를 통해서도 보여주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