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부(辰符)
진부는 양부(陽符)의 마지막입니다. 본래 辰은 양의 마지막인 3양 자리에 있던 것으로, 예전부터 상서로운 용이라고 하였습니다. 선천의 중심인 戊와 합한 戊辰은 태세를 나오게 했습니다. 태세가 나온다 함은 말 그대로 ‘큰 해’가 나온다는 말이니, 이것은 양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용은 이런 동물의 상징입니다.
진부에서 誓라는 말과 元天地之約이 등장하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양의 완성이기에 가능한 것들입니다. 왜냐하면 천지가 약속을 하고 맹서(盟誓)를 한다는 것은 완성단계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맹서라는 것은 원천지가 맺은 약속을 가리키는 것이니, 천지가 배신을 하면 비록 원물(元物)이라도 이루어지기가 어렵다’는 뜻이니, 원천지가 맺은 약속은 무엇이며, 원물을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지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천지는 천지가 형상으로 드러나기 이전의 상태를 가리킵니다. 원천지를 또렷하게 알 수 있는 것으로는 원물이 있습니다. 원물은 본래 하늘이 인류를 위해 내리신 상서인 하도(河圖)에 들어 있는 55개의 점을 가리킵니다. 진부에는 상하에 걸쳐 도합 55개의 흑점이 찍혀져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원물입니다. 굵게 새겨진 음양분계선을 기준으로 해서 위에는 25개의 점과 선이 있고, 밑에는 30개의 점과 선이 있습니다. 25개는 양수의 합(1, 3, 5, 7, 9)이고, 30개는 음수의 합(2, 4, 6, 8, 10)의 합입니다. 즉 음양의 합을 가리켜 원물이라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정수라는 말 자체가 ‘천지가 크게 정한 수’가 아닌가요? 이것이 바로 원천지가 서로 약속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약속(約束)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천지의 약속은 55 대정수라고 하였으니, 그것은 하도에서 나왔습니다. 즉 하도의 이치를 이해한다면 천지의 뜻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하도는 음양을 가리키는 흑백의 점으로 되어 있고, 그것이 각기 5방을 따라 배열 된 것이므로 결국은 음양과 5행을 일러주는 셈입니다. 음양이 서로 어울려 조화를 부리는데, 양이 주도하던 선천물질문명에서는 1,3,5,7,9를 중심으로 순환을 하고, 음이 주도하는 후천정신문명에서는 2,4,6,8,10이 주도를 하는데 양이 끝난 자리에서 음이 시작을 하므로 모두가 11귀체를 이루어 55 대정수를 이루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진부의 글자 수가 23자인데 이는 곧 천간과 지지를 합한 22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의미인데, 천지의 음양이 하나 되는 곳이 진사지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3양이 극성한 곳이므로 비로소 經이 성립하기 때문에 현무경이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진부의 내용은 선천에서 양의 主張者인 辰이 후천에는 戌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다는 약속을 애초부터 했었으니, 이제 그 때가 왔으니 그 약속을 지키라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