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무장 5절
허무장 5절은 사부, 묘부, 축부라는 세 개의 영부가 함께 있는 양기초동량입니다. 이것은 앞의 이조장에서 허무장으로 넘어오는 길목에 ‘天文 陰陽 政事’라고 한 세 개의 문구는 이 세 개의 영부를 가리킨 것입니다. 이것은 허무장의 두 번째 음기초동량(4절)에서 태양계의 體인 태음도의 體를 세워 주었기 때문에 5절에서는 지구에서의 변화를 얘기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천문과 음양으로 정사를 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즉, 현무경에서 말하는 천문, 음양, 정사는 시두(時頭)와 세수(歲首)와 절국의 머리를 가리키는 것이며, 선천의 시두와 절기가 아닌 새로운 후천의 시두와 절국으로 새로운 천문과 새로운 음양관과 새로운 정사가 도래한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 개의 영부를 하나로 묶은 것은 태양과 달은 지구에서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즉 부모는 자녀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내는 것과 같습니다.
첫 번째 양기초동량인 未符에서 붓을 들어 구궁을 운행하였고, 두 번째 양기초동량에서는 삼계를 단일화하여 천문과 음양으로 정사를 단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개벽주께서 김병선(金炳善)에게 써 준 천지공사의 글귀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日入酉 亥子難分配 日出寅 卯辰巳不知 ------------------------ 空轉
日正巳午未開明 日中爲市交易退帝出震 ------------------------ 自轉 ⌏
(대순전경 5장 34절)
金炳善이란 이름은 서방의 金을 남방(南方 火 = 炳)으로 돌리는 금화정역(金火正易)을 가리키고, 子未會를 가리키는 善(羊과 言을 합한 문자)과 합하였으니 以善充者成功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에게 써 준 문구는 이와 같은 이치를 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日入酉 亥子難分配는 <태양이 酉로 들어가면 亥子를 나누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해가 들어간다 함은 서방으로 해가 진다는 말인데, 그 곳이 酉입니다. 酉라는 글자를 보면 西쪽으로 一(태극, 태양)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이처럼 아득한 예전부터 酉에는 우주변화의 이치를 숨겨 놓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亥子가 갈라지는 일이 없게 된다고 하였으니, 이건 또 무슨 이유일까요? 그것은 선천에서는 子는 시간의 시작이요, 亥는 끝이 되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후천에서는 亥子가 있던 곳으로 辰巳가 들어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진사는 3양지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본래 한 짝이기에 해자의 位는 더 이상 분배(分配) 되지 않습니다. 또한, 亥子는 북방에서 남방으로 자리를 옮겨 午未가 있던 곳으로 이동을 하는데, 오미도 역시 본래 한 짝이 되어 1음이 시작하는 곳이므로 분배되지 않습니다. 이는 곧 음이 양으로 양이 음으로 들어가 配合을 이루기 때문에 더 이상 분배되지 않는다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
선천의 태양은 형상의 태양이지만, 후천의 태양은 心月입니다. 심월은 음과 양이 하나 된 상태를 가리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酉(음)가 있던 곳으로 寅(양)이 7도로 이동하고, 酉(음)는 辰(양)의 자리에 7도로 옮긴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日出寅 卯辰巳不知가 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심월인 酉正月이 동방으로 기서재동하기 때문입니다. 즉 선천의 歲首와 太歲가 뜨던 寅卯지간과 辰巳지간은 후천에서는 서방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후천의 새로운 태세와 세수가 뜨는 日出을 모를 수밖에 없다는 말씁입니다. 태세와 세수는 공전의 법칙을 가리킵니다.
日正巳午未開明은 후천의 시두는 巳時에 뜬다는 걸 일러주는 문구입니다. 선천의 태양이 뜨던 시두인 子時가 사시로 바뀐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선천의 세수가 뜨던 寅卯之間으로 午未가 들어가는데 이를 가리켜 午未開明이라고 하였습니다. 日中爲市交易退는 선천과 후천의 태양이 서로 금화정역으로 교역을 하는 걸 가리키고, 帝出震은 후천의 새로운 임금이 5震에서 출발한다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
선천에서는 3진뢰가 정동방에서 출발을 하였으나 그것은 짝을 찾지 못한 허상의 출발이었습니다. 후천에서는 진괘가 서북방으로 이동을 하였으니, 이 자리는 낙서의 6건천이 있던 곳인데, 본래 이 자리는 3陰之極處였습니다. 음이 극성한 곳으로 12지지로는 3양인 辰巳가 들어가고, 팔괘로는 양의 머리인 진장남이 들어가니 음양의 합덕을 이룬 셈이요, 아버지를 대신한 장남이 대권을 물려받은 자리라는 의미도 함께 있습니다.
帝라는 문자에는 六下倒出之數라는 뜻이 있으니, 그것은 帝가 六밑에 出을 거꾸로 써 놓은 형국입니다. 즉, 낙서의 6건천에서 후천의 대권을 물려받은 진장남이 출세할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것을 천부경에서는 六生七八九라고 하였으며, 달리 五老峯前二十一이라고 합니다. 즉 선천 낙서의 6건천에 후천의 5진뢰가 대권을 물려 받으면서부터 우선(右旋)하던 천지의 순환이 좌선(左旋)으로 바뀐다는 말씀입니다.
午 亥
巳 未 戌 子
辰 申 酉 丑
卯 酉 申 寅
日出 - 寅 戌 未 卯 - 日入
丑 亥 午 辰
子 巳
(선천) (후천)
선천과 후천이 제출진을 하여 十一귀체를 이루는 절대평등을 이루는데, ‘그 출발이 巳時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巳符를 天文符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사부의 형상을 보면 운필체수가 40획이니, 이는 곧 천문은 40자라는 걸 일러주는 셈입니다.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5획이니 이는 천문의 으뜸은 5행이라는 걸 일러주며, 나머지 몸통과 꼬리는 35획이니, 이는 곧 五•七이 하나 되는 仙數를 의미합니다. 머리 부분에 두 개의 점이 찍힌 것은, 음양을 가리키니 사부의 머리는 음양오행에서 비롯한다는 걸 입증하고 있으며, 가운데 가장 큰 동그라미는 건괘를 가리키고, 양 옆에 두 줄로 된 세 개의 동그라미는 건곤을 제외한 6괘를 가리키고, 밑에 고리처럼 생긴 것은 곤괘를 가리킵니다. 또한 일곱 개의 선은 칠요(七曜)를 상징하며, 갈매기처럼 생긴 다섯 개의 선은 5행을 의미합니다. 발에 해당하는 부위의 21개의 점은 기도주 21자를 가리키고, 밑에 깔고 앉은 네 개의 점은 4상을 의미합니다. 또한 어깨부위에 찍힌 여섯 개의 점은 6기를 가리킵니다. 머리의 符內字는 天文符를 거꾸로 ‘符文天’이라고 반서로 썼으니, 그것은 선천의 천문과 반대로 보라는 의미입니다. 선천의 천문40자는 甲子부터 시작을 하였으나, 후천은 乙巳로부터 시작을 한다는 걸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모 속에 ‘飛者走者’라고 썼는데, 비자는 날짐승인 천간을 가리키고, 주자는 들짐승인 지지를 의미합니다. 또는 비자는 하도를 가리키고, 주자는 낙서를 가리킨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자주자를 사각형에 넣어서 기록한 것은, 후천의 人道에서 선천의 천지인 하도와 낙서가 하나로 일관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것이 곧 巳時를 가리킵니다. 이런 사실은 이미 현무경 첫 머리에 ‘기유정월일일사시’라고 천명하였습니다.
밑에 ‘우종우형(于從于衡)’이라고 한 것은, 음양이 각기 승강과 굴신을 하면서 운행하는 상태를 가리킨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천축인 자오묘유로 인축인 인신사해가 들어가고, 인축으로 지축인 진술축미가 들어가며, 지축으로 자오묘유가 들어가 자리를 잡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 묘부(卯符)를 보면 ‘陰陽’이라고 하였으니, 이는 곧 묘부에서 음양, 곧 日月이 밝아진다는 걸 암시합니다. 일월이 어떻게 밝아진다는 말일까요? 그 요령은 묘부에 있는 부내자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부내자는 ‘陰陽’이라고 되어 있는데, 陰에는 세 개의 선이 옆으로 그어졌고, 陽에는 두 개의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 선천에는 ‘삼천양지(三天兩地)’였지만, 후천에는 반대로 ‘삼지양천(三地兩天)’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즉, 낙서 생장기(生長期)에는 1, 3, 5라는 세 개의 양과 2, 4라는 두 개의 음이 생육을 주도하였으나, 후천 성장기(成藏期)에는 6, 8, 10이라는 세 개의 음과 7, 9라는 두 개의 양이 수렴(收斂)을 주도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선천에서는 금화교역을 하였으나, 후천에는 금화정역을 하게 마련입니다. 또한, 음양에 있는 다섯 개의 선을 ‘五元頭’라고도 할 수 있으니, 선천에는 三元頭로 시두와 세수가 잡혀 나왔으나, 후천에는 5원두로 잡혀 나온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삼원두와 오원두에 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 하였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묘부의 모양은 마치 한 송이 꽃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 열 세 개의 점을 뺀 나머지 35획이 운필체수가 됩니다. 35는 5와 7이 하나 되는 선수라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음양이 순환하는 것은 음과 양은 각기 6으로 구분하지만, 음과 양이 배합하려면 불가피하게 5와 7로 되어야 한다는 것도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13개의 점은 음양이 절대평등을 이루는 천유13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꽃봉오리의 5점은 후천의 5행이요, 중심의 6점은 용담의 중앙 6을 가리킵니다.
음양이 하나 되는 걸 굳이 卯符라고 하는 까닭은, 卯가 본래 寅과 더불어 動於禮者였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禮라고 하는데, 과거 선천에서는 寅陽木이 주도를 하였으나, 후천에서는 卯陰木이 주도를 하게 마련입니다. 일부선생께서는 寅月歲首가 아니라 卯月歲首라고 하였으나, 현무경에서는 卯月은 후반기의 첫머리인 7월로 삼고, 정월은 酉月로 삼았다는 게 다릅니다. 卯가 낙서의 戌 자리로 이동하여 靜之極處인 서북방으로 들어가면 卯酉가 정, 칠월로 개벽의 주체로 등장합니다.
마지막으로 丑符를 보면, 마치 머리에 면류관을 쓴 것처럼 다섯 개의 잎사귀가 화려하게 뻗은 걸 볼 수 있습니다. 그 잎사귀 숫자는 11개이니, 이는 곧 11귀체를 가리킵니다. 즉 政事는 11귀체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걸 더 자세하게 살핀다면 맨 꼭대기의 세 개와 나머지 여덟 개로 구분합니다. 이는 곧 ‘三八政事’인데 지부경에서는 ‘行三八政’이라고 합니다. 즉 삼신이 8괘를 통해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 진정한 정사라는 말입니다.
또한, 政事符라는 글자를 반서로 쓴 것은 선천과는 정반대의 입장에서 천지를 다스린다는 뜻인데, 그것을 이미 말한대로 선천의 시두와 세수를 3원두에서 5원두로 바꾸어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세 개의 원은 운필체수에 포함되지 않는데, 그것은 선천의 經度 三天과 달리 緯度 三天을 가리킵니다. 위도 3천을 감싼 둥근 테와 어사화를 합한 운필체수는 15획이 되는데, 그것은 곧 선천 낙서의 도수를 가리킵니다. 이에 반해 밑에서 점이 박힌 둥근 7개의 원(七政事)과 반서로 쓴 ‘政事符’를 싸고 있는 테두리는 18획수로 되어 있으니, 이는 곧 용담도수를 가리킵니다. 이렇게 선, 후천의 도수가 합한 33획은 33천을 가리키는 셈이니, 이것은 地一貫 四八 32相의 중심을 가리키는 것으로 만물의 형상이 朝服하는 형국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허무장 5절 두 번째의 양기초동량에는 天文을 가리키는 巳符와 음양을 가리키는 卯符와 정사를 가리키는 丑符가 한데 모여 있으니, 이는 곧 인축인 巳亥로 시두를 삼고, 천축인 卯酉로 일월을 밝히고, 지축인 丑未로 24절국을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