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덕화가 초목까지 미쳐 만방이 밝아진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유리(琉璃)광명(光明)으로 화한다는 말입니다. 형상에 속아 지내던 모든 안목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더 이상 삿 된 안목으로 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己酉正月二日은 癸未일이니, 현무경을 성편한 정월 일일 壬午일 다음 날입니다. 임오라는 陽으로 현무경의 머리를 들었으니 다음에는 陰으로 기초동량을 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未符로 음기초동량을 놓기 시작하였으니, 그것을 계미부라고 합니다. 본래 陽日에는 敢昭告于라 쓰지만, 여기서는 陰日이므로 그냥 昭告라고만 쓰게 된 것입니다.
축문이라는 두 글자를 빼면 29자이니, 이는 곧 양의 마지막 9와 음의 머리인 2가 서로 착종을 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즉 양이 다하고 음기초동량을 놓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축문 두 자를 합하면 31자가 되는데, 이것은 천지인 3계가 十으로 충만한 가운데 중심을 잡아 주는 것이 음기초동량이라는 의미입니다.
축문을 쓴 후에 바로 대향진설도가 나오는데, 그것은 자신의 본성이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통로를 형상화 시킨 상징이므로 ‘자성회복도(自性回復圖)’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본래 大享은 성대히 지내는 큰 제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종묘(宗廟)에서 사맹월(四孟月)의 상순(上旬)과 납일(臘日)에 지내는 제사와, 사직(社稷)에서 정월 첫 신일(辛日)에 풍년을 빌며 지내는 제사와, 영녕전(永寧殿)에서 정월과 7월의 상순에, 또는 중춘(仲春)•중추(仲秋)의 첫 무일(戊日)과 납일(臘日)에 지내는 제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왼편에 건을 상징하는 白點이 있고 오른편에는 곤을 상징하는 흑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기록한 000享員이 있고, 맨 마지막에 右에서 左로 ‘나무아미타불’이라는 여섯 글자가 있습니다. 즉, 건곤을 진설하여 건곤의 중도인 인간의 본성을 세우면 자신이 제 자리를 찾은 셈이므로 성명을 기입하고, 그것은 곧 나무아미타불이 계신 곳이라는 뜻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은 아미타불에 귀의(歸依)한다는 의미인데, 아미타불은 무량수불(無量壽佛) 또는 무량광불(無量光佛)로서 서방정토(西方淨土)에 살며 인간의 구제에 진력하는 불타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정토종(淨土宗)에서는 나무아미타불을 진심으로 염(念)하면 극락세계에 왕생(往生)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것을 6자 명호(六字名號)라 하며 기본적으로는 중생의 신심(信心)을 표현한 것이나, 아미타불의 자비심도 담겨 있어 소위 기법일체(機法一體:중생의 근기와 자비로운 불법의 조화)의 사상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앞의 진묵대사와 연결해서 본다면, 동양에서 문명을 개발하여 동서양을 통일하려던 염원을 이루지 못하고 서양으로 문명신과 도통신을 거느리고 떠났던 진묵대사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게 하여 문명건설을 이루게 하려 한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심령신대 ~ 나무아미타불’까지 48자의 글자를 쓰게 된 것입니다. 이는 ‘48장 거느리고 옥추문을 열적에 정신 차리기 어려우리라’고 하신 개벽주의 말씀과 같은 맥락입니다.
옥추문이라고 하니까 어떤 분들은 마치 천상에 있는 어느 신비한 신명계의 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옥추통부 유(酉)를 가리킨 것이니, 후천에는 酉가 正月로 등장하는 걸 가리킨 것입니다. 48장은 실제로 48명의 신장이 아니라, 지리수 48을 의미합니다. 지리수라는 것은 3신이 4방을 운행한 12시간이 4상에 충만한 상태입니다. 즉 4상에 스민 물질의 이치를 섭렵한 상징수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대향진설도는 개벽주가 전해 주신 영부도법을 전수 받을 적에 壇을 設位하고, 조상과 신명께 고할 적에 엄숙한 예식으로 거행 할 적에 사용합니다. 심령신대가 세워지는 부를 가리켜 亥符라고 한 이유는, 亥가 3음으로 坤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건은 머리를 가리키고, 곤은 배를 가리키는데 쉽게 말하자면 '하늘의 뜻이 땅에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 바로 복희도의 1건천이 8곤지 자리로 이동하여 건곤이 하나 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8괘의 형체로 본 것이고, 변화로 본다면 3음의 극처는 술해지간이고, 그중에서도 음에 해당하는 亥가 곤의 형상을 취하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亥가 열릴 적에 비로소 인간의 정신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세상에 드러난다는 얘기가 됩니다.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고사(告祀)상의 제일 높은 곳에 돼지 머리를 올렸던 까닭은, 이와 같은 이치를 전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돼지는 물질적인 복록의 상징입니다. 그간 선천물질세상을 주름잡은 것은 돈의 위력이었는데, 그 돈은 서북방 술해지간에서 가장 어둡고 지저분하게 어둠의 세력을 휘둘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많은 설움과 한을 품은 것이 바로 술해로 상징하는 개와 돼지였습니다. 하지만, 후천이 되면 올바른 정신문명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물질 속에서 바른 정신이 나와야 합니다. 그걸 상징하는 것이 돼지머리를 높은 고사상에 올린 것입니다.
즉, 돈을 사용하되 심령신대가 바로 잡힌 상태에서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무형으로 존재하는 하늘의 정신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자리를 잡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현무경의 한 중심에 성리대전과 해부를 집어넣었으니, 인간의 몸에서 성리(性理)를 활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성리는 천성의 이치인데, 그간 선천에서는 형상을 위주로 하다 보니 형상을 밝히는 태양의 잣대로 모든 성리를 계산하였습니다. 그것을 가리켜 우리 조상들은 양재(陽災)라고 하였습니다. 양재라 함은 태양의 재앙을 가리킵니다. 물론 태양 자체는 모든 만물에게 양기를 주어 무한한 생기와 활동력을 제공해 주는 위대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형상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인간 본연의 성리를 재는 일에는 등한시 하게 하였습니다.
앞서 음기초동량과 양기초동량으로 4방에 기둥을 세웠으니 심령신대는 집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집이 완성되는 것은 상량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공식화하는데, 그것은 상편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옥추통부 酉符로 보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만천하에 고하는 것이 바로 13자 ‘축문‘이었습니다.
축문은 심령신대 해부가 배를 가리키는 坤에게 하는 것입니다. 그간 선천의 坤은 未坤申 자리에 있었는데, 그 자리는 1음에서 2음으로 안전하게 넘기는 길목이었습니다. 그 자리는 본래 복희도의 서남방 5손풍이 있던 곳이었으니, 손괘는 땅에서 1음이 시작하는 상징입니다. 1음이 3음으로 다 컥야 비로소 온전한 곤덕을 발휘하는 법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불가불 어머니인 곤괘가 그 자리로 들어가서 미약한 음을 키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월 2일 癸未는 양이 아닌 음의 머리를 잡아 세웠으니 음의 體가 잡히기는 하였지만, 후천은 인존시대이므로 人軸에 해당하는 巳亥에서 亥가 열려야 합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바로 대향진설도의 좌우에 건곤을 배치한 것이니, 건곤의 중심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을 검은 점 세 개와 둥근 흰 점 세 개로 비워 두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그토록 인류가 찾아 헤맨 아미타불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아미타불게 귀의 합니다)는 주문을 108번 외우도록 하는 것이 영부도법 전수식입니다.
심령신대 4자와 축문 31자와 대향진설도 13자를 합하면 48자가 나오는데, 이것이바로 옥추문을 열적에 거느리는 48장입니다. 용담도의 중심 수 6을 제하면 48이 나오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적멸장 1절의 머리에 19자 적멸수가 있으니, 그것을 천간으로 말한다면 十己九庚이므로, 생문방위의 중심에 己庚이 들어간다는 것을 암시하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