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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도 이야기 13

영부, 精山 2013. 4. 4. 07:39

* 하도의 2와 7

 

1, 6수가 하도의 맨 밑에 있다면 반대로 맨 위에 있는 것은 2와 7이다. 맨 밑의 음은 음의 극성(極盛)이므로, 2, 7은 양의 극성이다. 물은 밑으로 흐르지만 불은 위로 솟구친다. 그중에서도 7은 하지와 같다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하지는 양이 극에 이르면서 동시에 음이 시작하는데, 그걸 1음이라고 하며 숫자로는 2라고 한다. 동지에 음이 극에 달하면서 1양이 시작하는데, 숫자로는 1이라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1은 양의 시작이요, 2는 음의 시작을 가리킨다. 그리고 1은 6속에서 태어나고, 2는 7의 보호를 받는다. 쉽게 비유하자면 1은 어머니 품속에서 갓 태어난 아들이요, 2는 아버지의 보호를 받는 딸이다. 이와 같은 원리를 삼역대경의 대동역학문답에는 ‘진장남은 1양이요, 손장녀는 2음’이라고 하였다. 이른 감이 있지만, 하도의 숫자와 복희8괘를 연결하면 1진장남☳, 6곤모☷, 2손장녀☴, 7건부☰, 3태소녀☱, 8리중녀☲, 4간소남☶, 9감중남☵이 된다. 이런 것은 차후에 다시 언급할 것이지만, 1과 2를 쉽게 대조하다 보니 먼저 소개를 하게 되었다. 물론 건괘를 9금, 태괘를 4금 등, 5행으로 볼 적에는 괘상과 수리는 전혀 딴 판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도 역시 정밀하게 다룰 예정이다.

 

1을 가리켜 水라 하고, 2를 가리켜 火라 하는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一은 한 군데로 모이는 상징이기에 水라 하였고, 二는 둘로 갈라지는 불꽃과 닮았기에 火라고 하였으리라. 물이 한 군데로 모이는 것은, 그것이 차갑기 때문이요, 불은 덥기 때문에 떨어지려고 한다. 사람도 추울 적에는 서로 몸을 맞대어 체온을 덥히려 하지만, 더울 적에는 서로 멀리 떨어지려고 한다.

 

바닷물은 물이 거대하게 모인 상태인데, 거기에 태양이 열을 가하면 서로 분산하여 습기(濕氣)가 된다. 즉, 태양으로 상징되는 火는 사물을 갈라놓는 데에 능하므로 二火라고 한다. 이와 같이 완전히 대조적인 水火를 하도의 상하에 배치한 것은, 5행의 상하는 水火라는 사실을 일러주기 위함이다. 5행중에서 양의 극은 火요, 음의 극은 水다. 양의 극은 7화이고, 음의 극은 6수이며, 양의 生은 1이요, 음의 생은 2라는 사실을 일러주기 위함이다.

 

6과 7은 왜 표면으로 나타나고, 1과 2는 왜 이면(裏面)에 잠복하게 됐을까? 그것은 겉으로 보면 불(7)은 위에 있고, 물(6)은 밑에 있지만, 내부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이루어진다는 걸 말해준다. 즉, 하늘과 땅은 겉으로 보기에는 상하에 걸쳐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내면에는 무한한 음양이 동정(動靜)하면서 변화를 하고 있다. 이런 이치를 형상으로 잘 대변해 주는 것이 바로 하늘의 7성(七星)과 땅의 6대주(六大洲)다.

 

여기서 우리는 상생과 상극의 근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즉 하도의 북동방에서는 기동북이고수하여 상극이 일어나지 않지만, 남서방에는 리서남이교통하여 상극이 벌어지는 근거가 보이지 않는가? 1의 끝은 2이며, 6의 끝은 7이다. 즉 水의 끝은 火다. 북방에서 발생한 水는 火가 오기까지 그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火가 오면 마땅히 주도권을 물려주어야 한다. 그런데 水는 모든 걸 모이게 하는 반면, 火는 모든 걸 떨어지게 만든다. 이것은 북방의 한 겨울 동지에서 발생한 水가 동방의 木과 합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히게 하는 水生木을 하고, 남방의 한 여름 하지에서 발생한 火는 金과 합하여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고 하는 양상(樣相)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