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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도 이야기 17

영부, 精山 2013. 4. 9. 08:57

불의 따스함은 2음화이고, 불의 밝음은 7양화다. 그러므로 지구속의 온기는 2가 되고, 허공의 밝은 태양은 7이다. 그러면 지표면에 활활 타오르는 열기는 2음화일까? 아니면 7양화일까? 이런 건 6기학의 소음군화와 소양상화에서 논할 것이지만, 여기서 잠깐 미리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지구내부의 온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니 당연히 음이다. 그래서 소음군화라고 한다. 이에 반해 지표면에 생기는 열은 군화가 만들어 낸 게 아니라, 태양의 복사(輻射)에 의한 것이다. 輻은 '바퀴살 복‘이라고 하는 것으로, 바퀴살이 모이는 것처럼 태양의 빛이 한데 모여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태양의 복사가 지표면에 이루어지면 당연히 열기가 발생한다. 그럼, 이것은 군화일까? 상화일까?

 

이에 대해서는 장차 5운6기학에서 다룰 것이므로 일단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물의 맛을 짠맛이라고 한다면 불의 맛은 쓴맛(苦味)라고 한다. ‘쓴맛’은 ‘짠맛’과 대조적이다. ‘쓰다’는 말은 ‘짜 놓은 걸 다 써버리다’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짜다는 것은 착실한 준비를 가리키니, 이는 곧 동장(冬藏)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쓰다는 것은 남김이 없이 다 써버린 것이니 이는 곧 하장(夏長)을 의미한다. 한 겨울에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봄에는 새롭게 출발을 하며, 한 여름에는 준비한 걸 몽땅 다 쏟아 부어야 한다. 그래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기에 겉으로 화려한 연예인이나 명사(名士)들은 다른 부류의 인생보다 쓴맛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쓴맛의 뒤끝은 달콤하게 마련이니, 이는 곧 火生土를 가리키는 것인가? 대표적인 음식이 소주(燒酒)다. 소주는 쓰다. 그러나 달콤한 뒷맛 때문에 애주가들이 생긴 건 아닐까?

 

앞의 1, 6水에서는 미처 언급을 하지 못하였으나, 이번 기회에 水火와 관련된 다른 것들도 살펴보자. 水의 냄새는 썩은 내(腐)라고 하며, 火는 탄내(焦)라고 본다. 썩는 현상은 무언가 많이 모였기 때문이다. 모이게 하는 것은 당연히 水이니 그런 냄새를 풍긴다. 같은 환자라고 하여도 썩은 내가 풀풀 풍긴다면 거의 水와 연관된 장기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그럼, 火는 왜 탄내가 날까? 불은 모든 걸 태우기 때문에 탄내가 나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탄내에도 커피 볶는 것처럼 향기로운 것은 2음화에 해당하고, 탄내는 7양화에 해당한다. 이건 썩은 냄새도 마찬가지여서 발효될 적에는 6음수요, 썩은 냄새는 1양수다. 집안에서 불판에 고기를 구워먹을 적에 촛불을 켜두는 걸 흔히 볼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냄새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굳이 촛불을 키는 걸까? 그건 아마도 냄새는 기체요, 기체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강한 법인데, 거기에 양이 강한 촛불을 키면 더 빨리 밖으로 빠지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이리라.

 

1, 6水를 五音으로 본다면 우음(羽音)이라 하고, 2, 7火는 치음(徵音)이라 한다. 우음은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것처럼 부드럽다고 해서 나온 것인데 그것은 마치 물이 졸졸 흐르는 것과 같다고 하여 水라고 하였는데 어딘가 모르게 한 곳으로 모이는 느낌이 있다. 이에 반해 치음은 불이 타오르는 듯한 소리로서 흩어지는 성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