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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도 이야기 18

영부, 精山 2013. 4. 10. 08:10

또한, 1, 6水는 곡물로 본다면 콩(豆)이라 하고, 2, 7화는 기장(黍 : 기장 서)이라 한다. 水와 콩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콩에도 종류가 여럿이기 때문에 일일이 그런 걸 언급할 수는 없고, 크게 식용과 약용으로 나눈다. 색깔로도 흰콩, 누런콩, 검은콩, 초록콩 등이 있으나, 水와 가장 근사한 것으로는 검은콩이라고 할 수 있다. 콩의 맛은 비교적 단맛이 나기 때문에 짠맛을 가리키는 水와 연결한다는 건 좀 이상하지만, 그 성질이 차가와 下氣(기를 밑으로 내림)하는 성질이 강하다는 면에서는 水와 밀접하다. 또한 콩은 다른 곡물보다 영양분이 풍부한데, 이 역시 水가 ‘한데 모이는 상징’이라는 면에서는 맥을 같이 한다. 콩을 달이거나 두부로 만들거나 삶거나 쪄서 먹으면 성질이 차가워져서 속에 열이 있을 경우에 매우 좋은 효과를 내게 마련이라고 한다. 반면에 속이 냉한 사람들은 볶아서 먹으면 좋다고 한다. 이처럼 콩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효능이 각양각색이다. 콩은 기름이 풍부한 식물이니 이 또한 寒水와 같다. 콩을 가리켜 우리 조상들은 太라고도 부르는데, 太에는 천지인 3극의 기운이 모여 있다는 것도 역시 콩과 水의 유사한 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장은 좁쌀처럼 누런색을 띠는 곡물인데 메마른 땅에서도 잘 견디며 조보다도 성숙이 빠르기 때문에 주로 산간지방에서 재배한다. 이런 것은 모두 火와 같은 성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水는 소리로 말할 것 같으면 呻(끙끙거릴 신)으로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무언가 무거운 기운이 위에서 밑으로 내리누르는 것이 물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火는 笑(웃을 소)라고 하는데, 밑에서 위로 기운이 뜨는 火의 성질과 웃음소리가 같은 맥락이기 때문이다.

 

인체에서 나오는 액체로 본다면 水는 唾(침 타)라고 하는데, 흔히 ‘타액(唾液)’이라고 한다. 어린애들이 흘리는 말간 침은 연(涎)이라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타액은 끈끈한 편이다. 말간 연은 비장(土)에서 나오는 것이고, 탁한 타는 신장에서 水를 맡은 신장에서 나온다고 한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水가 土보다 더 맑은 것이므로, 당연히 침도 맑은 침이라고 해야 할 게 아닌가? 하지만 土는 火生土로 인해 火의 기운이 풍부한 편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불기운이 섞여 있으면 양기가 더 많은 것이니 맑게 될 건 정한 이치가 아닌가?

 

水가 唾를 만들어낸다면 火는 땀(汗)으로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릴수록 심장의 열기가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땀을 억지로 많이 빼내면 ‘땀내서 죽은 경우’에 해당한다. 예전에 사람을 죽이는 방편 중에 땀을 많이 흘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이는 곧 양기를 빼내서 탈진하게 된 경우다. 재미있는 점은 땀의 성분은 소금이라는 사실이다. 이로 보건대 소금은 양기를 상징한다는 말이 된다. 바다에는 일정한 양의 소금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인체도 역시 일정한 양의 염분이 있어야 한다. 본래 胎兒를 먹여 살리는 羊水는 소금이 주성분이다.

 

1, 6水를 짐승으로 말한다면 돼지요, 2, 7화는 양(羊)에 속한다. 물은 음식을 먹어치우는 데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데, 그것은 물이 모든 걸 다 품어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양은 그 울음소리를 들어보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매우 맑으면서도 여리다. 그만큼 양을 내포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