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부의 형상을 보면 왼편에 24개의 척추를 상징하는 24개의 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몸통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령부가 사람의 머리요, 신명부가 사람이 앉아서 붓을 들어 무언가를 치는 형국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그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오른편의 사람의 머리통에 들어 있는 네 개의 원(4상)과 여덟 개의 작은 선(8괘)와 수평으로 벌어진 세 개의 선(三界一家)이 몸통으로 연결되어 천지가 하나 된 상태가 智覺이라는 의미입니다.
(지각부)
몸통에 해당하는 것을 지각부라고 이름 붙인 것은, 몸통은 땅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智覺은 깨달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하늘의 허령이 순환하는 이치가 드러나는 땅을 통해서 터득하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깨달음이 하늘에 속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유형적인 물질의 형상을 통해서 그 모습을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자오묘유 천축은 진술축미라는 地軸을 통해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酉→辰, 卯→戌, 子→未, 午→丑으로 천축이 지축으로 들어가는 현상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무형의 하늘은 유형적인 형상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다음, 神明符는 “덕을 세상에 펼치는 것은 寅에 사람이 일어서니 복중에서 신명이 밝아지는 80년(德布於世 人起於寅 腹中八十年神明)”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늘은 道를 傳하고, 땅은 敎를 奉한다면, 사람은 德을 布한다고 합니다. 덕을 펼치는 것을 가리켜 치화(治化)라고 합니다. 치화는 흔히 정치라고 하는데, 신명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의 머리에 9궁과 8괘가 담겨 있고, 몸통에서는 세 점(천지인)을 좌우(동서)에서 하나로 일관하고, 오른 손으로 널리 펼쳐내는 것이 치화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신명부)
허령부와 신명부의 글자는 수직으로 세웠으나, 지각부는 수평으로 벌어지게 하였는데, 그 이유는 하늘은 경(經)이요, 땅은 위(緯)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본래 하늘의 씨를 받은 ‘하늘의 형상’이므로 당연히 하늘의 경(經)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자녀는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腹中八十年神明은 현무경이 설편한 후 80년이 경과한 1,989 기사년부터 신명으로 들어간다는 말씀입니다. 80년 간 복중에서 신명이 밝아진다고 한 것은, 성리를 가리키는 상징수가 80이기 때문입니다.
심령신대는 3신(심, 령, 신)이 살아가는 집인데, 心은 허령부가 되어 자오묘유로 자리를 잡고, 靈은 지각부가 되어 진술축미로 자리를 잡으며, 神은 신명부가 되어 인신사해로 자리를 잡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무이구곡입니다. 구곡의 曲은 본래 땅(口)에 쌍십자(十十)가 들어간 모습인데, 이것은 4상이 골고루 물질적인 5행을 갖춘다는 걸 일러주는 셈입니다. 하늘의 도를 가리키는 玄武가 무형에서 유형으로 드러나는 것을 武夷라 하며, 그것이 땅에서 9변하는 것을 九曲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