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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도 이야기 22 - 4, 9金

영부, 精山 2013. 4. 15. 08:32

                                        * 하도의 4와 9

 

하도에서 4와 9는 오른편에 있다. 그곳을 서방이라고 하며 태양이 지는 곳이라고 한다. 4와 9는 왜 태양이 지는 상징수일까? 아마도 그것은 4가 생수의 끝이며, 9는 성수의 끝이기 때문이리라. 음의 시작은 맨 꼭대기 남방 2음화라고 하였는데, 그것은 음은 본래 하강하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위에서부터 하강하기 시작한 음은 맨 밑의 북방 6음수에서 극(동지)을 이루면서 동시에 1양인 1양수가 시작하여 왼편으로 상승하기 시작함으로써 영원한 음양의 순환운동을 하는 것이 대자연의 변화다.

 

4와 9를 가리켜 오행으로 金이라고하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으니, 금은 물질이 가장 단단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가장 단단해졌다 함은 곧 마지막을 가리키니, 그것을 가리켜 열매라고 한다. 열매는 맨 마지막에 맺히는 것이 아닌가? 그러기에 모든 열매는 단단하게 마련이다. 4와 9 둘 중에서 어느 것이 단단하다는 말일까?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9다. 그렇다면 4는 단단하지 않다는 말일까? 9는 양쇠요, 4는 음장이라 한다는 것을 상기해보자.

 

겉에서는 가장 단단한 9가 둘러싼 중에 속에서는 부드러운 음이 장한 상태로 있는 게 金이다. 그것은 마치 겉에서는 부드러운 8음목이 속에서 한창 피어나는 3양목을 품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3양목은 양의 속성대로 부피를 확장시키려고 하는 반면, 4음금은 음의 속성대로 부피를 될 수 있으면 축소시키려고 하는 게 다를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金은 그 성질이 차가운 동시에 단단하지만 목은 부드러우면서도 따스한 감이 있다. 즉 목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면, 금은 내유외강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의 3, 8목에서 3은 1수와 2화의 합이라고 하였다. 즉 음과 양의 극은 각기 1수와 2화이기 때문에 각기 남북(수직)으로 배치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3과 4는 수화의 합이며, 동서(수평)로 배치해야 할 게 아닌가? 그런 면에서 1 + 2 = 3목은 타당하다. 그러나 1 + 2는 3 이상을 넘지 못한다. 그렇다면 4는 수화의 합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것은 곧 金은 수화의 합이 아니라는 뜻이니, 金은 水와 火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목은 수가 화로 상승하는 매체이며, 금은 반대로 화가 수로 돌아가는 매체다. 그렇다면 金에도 반드시 水와 火의 기운이 다 들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1과 2라는 수를 아무리 합해도 4는 나오지 않으니 이상한 노릇이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도 목과 금을 제대로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한 반증이다. 목과 금은 다 같이 수와 화의 기운이 합한 수평적인 상태다. 다만 3은 수와 화에 들어 있는 음(2)과 양(1)의 합일을 가리키고, 4는 음(2)과 음(2)의 합일이다. 그것은 5와 6도 마찬가지여서, 음(2)과 양(3)의 합일이 5행이며, 음과 음의 합은 4(2 + 2), 양과 양의 합은 6(3 + 3)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3은 수화에 들어 있는 음양의 조화이고, 4는 같은 것끼리의 합(1 + 3, 2 + 2)을 가리킨다. 다른 것이 합하면 질적인 교류가 일어나지만, 같은 것끼리 합하면 양적인 변화가 생긴다. 즉, 3은 다른 것끼리 합한 새로운 시작을 가리킨다면, 4는 같은 것끼리 따로 떨어지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걸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3은 파종을 가리키고, 4는 수확을 가리킨다.

 

 그것은 三이라는 글자와 四라는 글자를 보면 더욱 명료해지는데, 三은 우주를 구성하는 천지인 3재가 다 한데 모인 상태이며, 四는 그것이 같은 것끼리 세 번 갈라진 8괘를 다 한데 모아 놓은 상태다. 즉 三은 무형이요, 四는 유형을 다 한데 모아 놓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처럼 3과 4는 다 같이 水火라는 두 개의 기운이 모인 공통점이 있지만, 3은 양적인 상태이고, 4는 음적인 상태를 가리킨다는 차이가 있다. 양적인 면을 가리켜 木이라 하고, 음적인 면을 가리켜 金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