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이하 장학금 준 학교, 190개 대학에 6000명
[CBS 편성국 시사자키 제작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4월 18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
◇ 정관용>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에 문제가 있어서 국가장학금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 못하다,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 오늘 전화 연결합니다. 유 의원 안녕하세요?
◆ 유기홍> 안녕하세요. 유기홍 의원입니다.
◇ 정관용> 지금 국가장학금에 1유형, 2유형이 있는데. 지금 2유형이 문제인 거죠?
◆ 유기홍> 사실은 1유형도 문제인데요. 그런데 2유형이 이번에 문제가 된 바로 그 장학금입니다.
◇ 정관용> 이게 어떻게 주는 거예요?
◆ 유기홍> 이명박 정부가 반값장학금 한다고 했다가 약속을 안 지키다가 2011년부터 국가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는데요. 1유형은 소득 1분위에서 8분위 학생들까지 소득별로 주는 거고요. 2유형이라는 것은 그 대학에 자구노력 여하에 따라서 많이 줄 수도 있고 적게 줄 수도 있고 이렇게 되는데. 쉽게 말씀드리면 그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자체적인 장학금을 얼마나 주는지를 봐서 그것에 따라서 잘하는 대학은 많이 주고 못하는 대학은 적게 주는 건데. 사실은 설계단계부터.
◇ 정관용> 잠깐만요. 이것도 소득별로 차별을 또 둡니까?
◆ 유기홍> 네. 물론 소득별로 차별을 두는데. 그런데 이것은 그 부분은 좀 덜합니다. 대학이 알아서 판단해서 주게 돼 있어요.
◇ 정관용> 네... 대학이 알아서 판단한다는 게 뭘 판단한다는 거예요?
◆ 유기홍> 그러니까 학생들한테 얼마를 줄 것인가 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자구노력을 잘하는 대학은 국가장학금을 많이 받게 돼요.
◇ 정관용> 그렇겠죠.
◆ 유기홍> 그러면 받게 될 학생 수에 따라서 그 N분의 1로 나누어 주는데. 그러니까 형편이 좋은 대학생들은 많이 받고. 오히려 형편이 어려운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이 자구노력을 못하니까 그것을 N분의 1로 나누다 보니까 아주 적은 액수가 되기도 해서. 사실 설계단계부터 이게 대학별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긴다 하는 제도상의 한계가 이미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 정관용> 하지만 이거는 지금 그렇지 않아도 대학이 너무 많고 해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 유기홍> 네.
◇ 정관용> 그런 대학 구조조정과 연계한 국가장학금이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도입된 제도 아닐까요?
◆ 유기홍>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는가를 보면. 작년에는 대학들이 여기에 호응을 잘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어떤 대학은 호응을 잘 하고 어떤 대학은 호응을 못하고 하는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참여율이 대단히 낮아졌고. 그러다 보니까 작년에는 7500억 중에서 한 490억 정도가 불용이었는데 올해는 6000억 중에서 2651억이나 지금 돈이 남아있습니다. 남아있는 상태에서 학생들한테 그것을 못 주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예산이 있는데도 못 준다?
◆ 유기홍>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전반적으로 대학들이 이것에 대응해서 자기들이 노력할 여지가 부족한 측면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1000원 받은 학생도 있다고요? 그게 사실입니까?
◆ 유기홍> 네, 사실입니다.
◇ 정관용> (웃음)
◆ 유기홍> 그러니까 지금 이게 참 우스운 것이 10만원 미만은 주지 마라, 이게 가이드라인이에요. 사실 10만원짜리 장학금이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유기홍> 그런데 그 10만원 이하를 준 대학이 190개 대학에 6000명이나 되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유기홍> 최하의 가이드라인도 안 따른 대학이 190개 대학, 반이 넘어요. 그리고 학생 수도 6000명인데. 더 놀라운 것은 부산대 3000원, 세종대 1만원, 1000원짜리 장학금 준 대학도 영남대를 포함해서 7개 대학이나 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유기홍> 그러니까 이게 지방의 저 조그마한 사립대들이 그러려니가 아니라.
◇ 정관용> 유명한 대학들인데요?
◆ 유기홍> 유명한 대학들까지도 지금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제도 자체에 심각한 문제와 더불어서 대학의 자구노력도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정말 좀 블랙코미디죠. 1000원짜리 장학금이라는 게.
◇ 정관용> 3000원, 1만원 이런 얘기 들으니까 정말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 유기홍> 그러시죠?
◇ 정관용> 그리고 10만원 미만은 주지 말라는 지침이 있는데도 그걸 안 지킨다?
◆ 유기홍> 그렇습니다. 그게 345개 전국 대학 중에서 190개가 가이드라인을 안 따른 거예요.
◇ 정관용> 왜 그럴까요? 대상자 숫자를 좀 줄이더라도. 소수라도 제대로 좀 주는 게 나은 것 아닌가요?
◆ 유기홍> 이 장학금 신청한 학생이 있고요.
◇ 정관용> 아, 신청자들이 많으니까.
◆ 유기홍> 그리고 이 장학재단은 각 대학별로 저소득층 학생 숫자에 따라서 대학별 액수를 미리 정해 놓습니다.
◇ 정관용> 네.
◆ 유기홍> 그리고 나서는 그 대학이 자구노력을 얼마나 했는가를 평가해서 주거든요. 자구노력이 거의 없거나 부족한 대학은 아주 작은 액수밖에 못 갖는 것이고 그것을 신청한 학생들을 N분의 1로 나누다 보니까 1000원짜리 장학금도 나오게 되는 거죠.
◇ 정관용> 어떻게 바꿔야 합니까? 이것.
◆ 유기홍> 이건 사실 좀 야속한 생각이 드는데 오늘 저희 교육문화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경숙 이사장도 이 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안타까운 것은 사실 작년 국정감사 때부터 제가 이 문제를 제기했고 계속 제도개선을 요구했는데.
◇ 정관용> 맞아요.
◆ 유기홍> 개선이 안 된 상태로 여기까지 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선 대증요법식이라도 먼저 좀 고쳤으면 좋겠는 거예요. 왜냐 하면 6000억 중에서 지금 2651억을.
◇ 정관용> 못 쓰니까.
◆ 유기홍> 못 나눠주는 일은 막아야 되니까. 자구노력을 못하는 대학에 대해서 학생들이 벌 받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다른 식의 행정적인 제재나 재정적인 제재를 주되 장학금 문제는.
◇ 정관용> 그냥 주자?
◆ 유기홍> 그냥 주는 게 우선은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고요. 더 근본적인 것은 사실 며칠 전 야당간사들 청와대 갔을 때 제가 박근혜 대통령한테 이런 제안을 했는데. 이제 대통령선거 끝났으니까 민주당의 반값등록금 안이냐,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장학금 방안이냐 하는 걸 가지고 싸우는 건 이제 의미가 없다, 어느 것이 학생들을 위해서 가장 좋은 제도인가를 놓고 이미 국가장학금 제도는 이런 식의, 그러니까 좀 안 된 얘기이지만 반쪽 장학금이라는 얘기를 학생들이 할 정도로 국가장학금의 한계는 지금 너무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국가장학금 제도를 고집하지 말고 고등교육 재정 전반을 좀 보강할 수 있는, OECD 기준 GDP 1.1% 정도의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만들자는 게 저희 민주당의 주장인데.
◇ 정관용> 그렇게 해서 등록금 고지서 자체를 반으로 줄이자 이거였죠.
◆ 유기홍> 그렇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지금의 국가장학금 제도는 여전히, 아까 1유형 장학금 말씀 드렸지만요. 기초생활수급대상 학생들에게는 1년에 450만원이니까 한 반은 됩니다. 그런데 소득 8분위 학생들은 67만 5000원이에요.
◇ 정관용> 1년에?
◆ 유기홍> 1년에. 1유형 장학금도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선은 예산이 있는데도 못쓰는 것부터 좀 쓰게 하자는 것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기다려지고요. 제도 자체를 바꿔보는 것, 더 많은 토론을 해야 되겠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유기홍> 박근혜 정부도 마음을 열어야 된다고 봅니다.
◇ 정관용> 네, 고맙습니다.
◆ 유기홍> 고맙습니다.
◇ 정관용> 민주통합당 유기홍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