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서 심령신대가 지어진 것을 가리켜 현무경에는
受天地之虛無仙之胞胎(천지가 허무한 仙으로 포태하고)
受天地之寂滅佛之養生(천지가 적멸한 佛로 양생 하며)
受天地之以詔儒之浴帶(천지가 말씀으로 儒로 욕대를 하다)
冠旺(벼슬을 하여 왕성함)
라고 하였습니다.
즉 인간의 심령신대는 仙法으로 포태하고, 佛法으로 양생을 하며, 儒法으로 浴帶를 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선천에서는 유, 불, 선 삼도가 각기 놀았으나, 그것은 본래 한 뿌리에서 나간 것이므로 열매를 맺으면 어차피 한 자리로 귀일하게 마련입니다. 선법으로 포태한다는 것은 자오묘유 천축으로 우주의 體를 놓았다는 말씀이고, 불법으로 양생한다는 것은 진술축미 지축으로 우주의 用을 삼았다는 말씀이며, 유법으로 욕대한다는 것은 인신사해로 우주의 相을 이룬다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仙은 무형인 하늘의 씨를 가리키고, 佛은 유형인 땅의 물질을 가리키며, 人은 이 둘을 합한 人中天地一을 가리킵니다.
‘포태양생욕대관왕‘은 본래 명리학의 12운성(運星)에 등장하는 것으로, 현무경에는 ’쇠병사장(衰病死葬)‘이 없습니다. 즉 심령신대가 온전해지면 쇠병사장은 없어지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쇠병사장은 본래 지상선경에서는 등장할 수 없습니다. 과거 선천물질문명에서는 난음난양으로 인해 그런 것이 있었지만, 정음정양인 후천에서는 그런 것들이 사라진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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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있는 세 개의 다음과 같은 24점은 후천의 24방위를 일컫습니다.
또한 冠旺符 자체 속에 들어 있는 도합 32개의 점은 32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앞의 24점과 합한 56점이 되니, 이것은 지부경의 ‘七八化像’을 의미합니다.
<受天地之虛無仙之胞胎 受天地之寂滅佛之養生 受天地之以詔儒之浴帶 冠旺>
은 32자가 되니, 이는 곧 후천에 유불선이 단일화하여 4상이 8방으로 벌어진 32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왕부의 중심은 己를 반서로 쓴 모양인데 이는 선천의 중심을 차지한 戊 자리로 후천에는 己로 뒤집힌다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 관왕부의 점은 모두 32개가 찍혔으니, 이는 곧 앞의 32개의 문자와 같은 뜻으로, 이 둘을 합하면 후천의 64괘가 나옵니다. 64괘는 본래 양32괘와 음32괘를 합한 셈입니다. 뒤집어진 己를 관왕부의 중심에 배치한 것은, 후천의 중심에는 선천의 戊5양토가 아닌 己十음토로 모든 사물을 중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도솔([兜率), 허무(虛無), 적멸(寂滅), 이조(以詔)라는 여덟 문구에 찍힌 넉 점은 허무장의 기초동량과 이어진 것으로 모든 기초동량이 실질적으로 끝나는 곳은 관왕부라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 즉 관왕부가 끝나면서 옥추통부 酉가 나오는데, 그것이 바로 기초동량의 완성품이라는 말입니다. 酉符는 후천의 정월이 酉月로 머리를 들게 된다는 걸 일러주는 것이므로, 결국 옥추(후천의 태양)는 유정월을 가리킨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중앙의 己가 유정월을 물고 나오니 ‘己酉’년에 현무경을 성편하여 후천 선경의 문을 열게 되었다는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옥추통부는 ‘옥추를 거느리는 부’라는 말인데, 옥추는 玉이 드나드는 문지도리(樞)입니다. 玉은 본래 하늘의 태양을 가리키는 것이고, 문지도리는 그냥 ‘지도리’라고도 부르는데 ‘경첩’이라는 말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경첩은 문짝을 문설주에 달아서 여닫게 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쇠붙이로 만드는데 암수 두 개로 된 한 벌로 되어 있습니다. 암짝은 문설주에, 수짝은 문짝에 박는데, 이것은 음과 양을 하나로 연결하여 음과 양이 동시에 하나로 상통하게 하는 일을 상징합니다. 즉, 음기초동량과 양기초동량을 일관하여 막힘이 없이 활용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유정월이라는 걸 일러주는 셈입니다.
옥추통부의 좌우에 있는 굵은 점 여섯 개는 3음과 3양을 가리키고, 중심의 태양(θ)은 日을 가리키고, 그 밑에 열 두 개의 점은 12개월을 의미하고, 맨 밑의 굵은 두 개의 점은 酉정월과 卯7월을 가리킵니다. 옥추통부(玉樞統符)의 운필체수는 16획이니, 이것은 후천의 4방에 기초동량이 온전히 놓여진 4 × 4 = 16을 가리킵니다. 옥추통부의 오른편에 수직으로 굵게 세운 선은 후천의 28성수인 天赤道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옥추통부에는 음부와 양부의 모든 것들을 한 곳에 담아두었음을 알 수 있으니, 이를 가리켜 統符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런 사실은 ‘도솔허무적멸이조’라는 문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으니, 현무경 상편의 허무장, 적멸장, 이조장을 모두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허무장의 음기초동량과 양기초동량에서 찍지 않았던 넉 점을 관왕부에 와서 비로소 찍게 된 것입니다.
선천의 태양은 형상적인 것이었으나, 후천의 태양은 心月이라고 합니다. 형상적인 태양은 북방의 술해지간에서 1양이 시작하였으나, 심월은 반대로 남방인 진사지간에서 시작을 하게 되니, 酉정월은 辰과 합하여 ‘鷄龍’이 됩니다. 즉 옥추통부는 후천의 세수가 나오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심월이 자리를 잡을 적에 비로소 음양이 하나 되고, 심신이 일여하는 참 된 인존의 문명이 출발하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