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세장 3절
병세장 3절은 병의 원인을 더욱 세밀하게 밝히고 구체적인 처방전과 그것이 먹히는 시기를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본문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至 藥 得 小 大 醫 氣 自 其 病 病 統 今 效 有 出 出 至 道 於 於 願四 則 無 無 爲月 大 道 道 大來 病 降 勿 禮 藥 章 自 效 小 病 勿 |
(풀이 : 큰 병은 도가 없는 데서 나오고, 작은 병도 도가 없는 데서 나오니, 도를 얻으면 대병도 약이 없이 저절로 낫고 소병도 약이 없이 저절로 낫느니라 지극한 기운이 이제 이르러 4월이 오면 禮章이 나오니 곧 의통이니 원하는 대로 크게 내리느니라)
대병과 소병의 원인은 無道에서 비롯하였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혀주는 문구입니다. 이것을 보아도 개벽주께서 말씀하신 괴질은 무도로 인한 영적인 의식상태를 가리킨 것이지, 결코 육신에 속한 질병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바이러스가 유포되어 세상이 멸망하는 것으로 믿고 떠드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무도로 인해서 모든 병이 생겼으니 그것을 고치는 것은 오직 有道입니다. 도를 얻지 못하면 질병이 발생하는 까닭은, 도는 모든 것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근본은 마치 방바닥과 같아서 바닥이 꺼지는 지진(地震) 앞에서는 속수무책(束手無策)입니다. 무도는 지진과 같아서 아무리 날고 기는 재력과 권세와 학식이 있다고 하여도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道라는 글자 자체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싫건, 좋건, 누구나 가야 하는 도리를 의미합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며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도 다 도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도리를 얻으면 능히 그런 것들을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는 길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예로부터 성인들이 도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아무리 세균이 창궐한다고 하여도 그 역시 도로부터 파생한 것이므로 결코 두려워할 대상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무서워하고 좇아야 할 대상은 바로 道입니다.
그런데 그 도는 四月來라고 하였으니, 至氣가 이르는 4월이면 有道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4월은 해마다 돌아오는데 도대체 어느 해의 4월을 가리키는 것이며, 하필이면 왜 4월이라고 하는 걸까요? 그것은 수운대신사께서 득도하여 동학을 창도하신 庚申년 4월 5일입니다. 현무경은 증산개벽주가 만든 것인데, 왜 동학을 창도하신 수운대신사가 득도하신 때를 有道의 기준으로 삼는 걸까요?
사실 동학은 종교가 아닙니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진리를 가리키는 동방의 학문입니다. 그 탄생을 보면 西學에 맞서 생겼다고 하였습니다. 서학은 협의(狹義)로는 천주교를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광의(廣義)로 보면 선천 낙서판의 모든 문명을 가리키는 학문입니다. 대순전경에서는 ‘판 밖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였는데, 이때의 판 안은 낙서판이요, 판 밖은 현무경(용담판)을 가리킵니다. 서학이라는 말 자체가 어두운 학문이니 일월의 도가 밝아지지 못한 무도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현무경 첫머리에 이르기를 다시 其瑞在東하는 시운이 돌아오니 동학이 나온 것입니다. 모든 것은 음양이 합일을 하여 이루어지는 법인 것처럼, 동학도 역시 음양이 동정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항상 양이 먼저요 음이 나중인 것처럼 동학도 역시 먼저는 동세(動勢)인 동학이요, 나중은 정세(靜勢)인 현무경으로 일관한다는 것이 개벽주의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수운은 동세를 맡았고, 나는 정세를 맡았느니라’는 대순전경의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무경 맨 마지막에 ‘포교오십년공부’라고 하셨으니, 이는 동학이 창도된 1,860 경신년으로부터 현무경이 성편한 1,909 기유년의 50년(만 49년)의 기간을 가리킨 것이니, 이로써 수운대신사와 증산개벽주는 음양합일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선포한 셈입니다.
수운대신사께서 경신년 음4월(辛巳월) 5일에 하늘로부터 영부와 주문을 받아 동학을 창도하셨는데, 하필이면 왜 庚申년 辛巳 월일까요? 그것은 앞서 병세장 2절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늘의 뜻이 戊에서 己庚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庚이라는 글자 자체가 ‘方夫貫一之道‘라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庚이란 글자를 가만히 음미하면 方과 夫를 하나로 일관한 형태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농사를 지으면 農夫가 되고, 고기를 잡으면 漁夫라 하는 것처럼, 천지의 방위를 바로 잡으면 方夫라고 하는데, 그것은 庚이 들어가는 해에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개벽주는 1,840 경자년에 천하대순을 시작하고, 동학은 1,860 경신년에 창도하였으며, 천지공사는 1,900 경자년에 시작을 하였고, 1910 庚戌년에 국치(國恥)를 당했으며, 1,950 경인년에 6.25 동란이 발발했고, 1,960 경자년에 4. 19혁명이 일어났으며, 1,980 경신년에 광주민주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유난히 구가적인 중대사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시작은 항상 己로부터 벌어지는 법이니, 동학을 창도하신 수운대신사께서도 기미년(1,859년) 乙亥 10월에 솔처자환서하여 용담정으로 들어가서 6개월만인 경신년 신사 4월에 득도를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현무경의 법방이 열린 것과 완전히 맥락을 같이 하는데, 사수장께서 현무경을 기미년에 득도하신 후 다음 해인 경신년(1,920년) 음 4월 5일에 최초로 법방을 열어 세상에 포덕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 하필이면 왜 4월에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4월은 巳月이요, 巳는 人軸 중에서도 머리에 해당합니다. 이조장에서는 그 곳을 가리켜 天地之中心이라고 하면서 戌符가 그 곳으로 들어간다고 하면서 동서남북이 그 몸을 의탁하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곧 그간 천지부모가 몸을 의탁할 만한 곳이 없었지만, 후천 인존문명을 맞이하는 현무경이 나오면서부터 인간의 의식인 巳로 자리를 잡게 된다는 걸 일러주는 것입니다. 巳는 5행으로 二火라고 하며, 선천 물질의 시작인 1子水가 끝나면서 그 자리를 이어 받게 마련입니다.
수운대신사께서 1859 기미년 乙亥 10월에 처자를 거느리고 용담정으로 들어가 기도를 시작하시고 6개월 만인 辛巳 4월에 득도를 하셨으니, 이는 巳亥라는 人軸을 세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선천의 子時가 후천에는 巳時로 바뀌는데, 그 시발점이 경신년 신사 4월입니다. 음력 4월이면 양력으로 5월에 해당하는데, 그것은 후천의 정월이 시작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황극력에서는 정월 초하루가 5월에 들어 있습니다.
병세장 3절에서 처음으로 의통(醫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예장의통‘이라고 합니다. 의통에는 크게 세 가지 있으니, 하나는 예장의통이요, 둘째는 주공장의 직업(職業)의통이며, 셋째는 성도장의 성사(聖師)의통입니다. 예장은 예의 머리를 드러낸다는 말인데, 정확히 말한다면 庚申년 음 4월 5일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앞서 수운대신사께서 1,860 경신년 음 4월 5일에 동학을 창도하신 것과 더불어, 60년 후인 1920 경신년 음 4월 5일에 사수장께서 현무경 법밥을 열어 인류 최초로 일기법을 전수해 주신 것을 가리킵니다. 직업의통은 일기법을 매일 직업으로 행하는 것을 가리키고, 성사의통은 후천5만년의 진액을 한데 모은 용담도를 가리킵니다. 직업의통과 성사의통은 다시 나중에 언급할 것입니다.
의통은 앞에도 말씀 드린 것처럼 육적인 질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무도에서 유도로 개벽하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음이 양을 만나고, 양이 음을 만나서 십일귀체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이런 사실은 醫統의 醫라는 글자 속에도 들어 있으니, 匚속에 矢(살 시)가 들어 있고, 殳(창 수, 몽둥이 수)가 있고, 그 밑에 酉가 함께 있습니다. 矢와 殳는 弓乙을 가리키고 酉는 후천의 세수(歲首)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이 둘을 합하면 우주가 후천에 이르러 辰태세(太歲)가 뜬 곳으로 酉세수가 뜬다는 뜻입니다. 태세는 日이요 세수는 月이니 이 둘을 합하면 明이 되니, 이것은 적멸장에서 진묵대사에게 총명도통을 달라고 빌었던 것이 성취된 상태입니다.
대병이나 소병이 무도에서 나왔다고 한 것은, 선천의 陽이 다 자랐으나 음을 만나지 못하고, 음도 역시 양을 만나지 못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남녀가 다 자라면 짝을 만나서 음양의 합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음양이 하나 된다는 말은 곧 음과 양이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이니, 본래 음과 양으로 갈라지기 전의 태극으로 환원한 셈입니다. 無道라는 말 자체가 길이 막힌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음양이 서로 하나 되면 자연스럽게 有道가 되는 법입니다.
낙서에서는 1양인 子가 시두가 되고, 2양인 寅이 세수를 열며, 3양인 辰이 태세를 열었는데, 그것은 반드시 음과 만나야 합니다. 그걸 현무경에는 巳時가 시두가 되며, 酉月이 세수가 되고, 未가 태세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즉 선천의 子寅辰午申戌 양이 未巳卯丑亥酉라는 음을 만나니 대병과 소병이 모두 유도가 되어 저절로 병이 사라집니다.
醫統의 醫를 至氣今至의 氣에 맞추어 놓은 것은, 氣之四月을 의미하는 것으로 理之四月인 願爲大降과 한 짝입니다. 의통은 본래 선천이 아닌 후천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선천의 12개월 중에서 후천의 시작은 7월부터 시작하는 법이므로 7월인 申月이 1월이 되고, 8월인 酉月이 2월이 되며, 9월인 戌月이 3월이 되고, 10월인 亥月이 4월이 되는데, 申은 본래 陽이므로 氣之四月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母山丈(朴日門)께서 庚子(1960년)년 음 10월 10일에 황극수를 발표하셨던 것입니다.
이에 비해서 理之四月은 음으로 머리를 들어야 하니, 申金과 한 쌍인 酉가 정월이 되면 戌2월, 亥3월, 子4월이 되는데 子4월을 理之四月이라고 합니다. 선천에서는 亥와 子가 각기 時尾와 時頭가 되어 멀리 떨어졌으나, 후천에는 이처럼 음양의 세수로 理氣가 하나 된 한 쌍이 되니 亥子難分配라고 읊은 시구(詩句)는 이를 가리킵니다.
병세장 3절의 詩傳(큰 글자)는 12자요, 書傳(작은 글자)은 32자로 도합 44자입니다. 44자는 4방이 모두 11귀체로 이루어진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시전 12자는 3신이 4상에 자신을 드러낸 것이고, 서전 32자는 4상이 8괘로 자신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처럼 무형의 3신과 유형의 8괘가 형상의 기본인 4상에 충만하게 되면 대병과 소병이 모두 유도로 변한 상태라는 걸 일러주고 있습니다.